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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2다68034 판결

[손실보상금][공2003.8.1.(183),1605]

판시사항

[1]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그 결의의 효력(무효)

[2]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와 비행사자 사이에 균등하게 분배하기로 하는 어촌계의 총회결의가 어업권 행사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현저하게 형평을 잃어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법인 아닌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은 어촌계의 총유이고, 그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보상금도 어촌계의 총유에 속하므로 총유물인 손실보상금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계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은 어업권의 소멸로 손실을 입은 어촌계원들에게 공평하고 적정하게 분배되어야 할 것이므로,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 내용이 각 계원의 어업권 행사 내용, 어업 의존도, 계원이 보유하고 있는 어업 장비나 멸실된 어업 시설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한 손실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는 그 결의는 무효이다.

[2]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와 비행사자 사이에 균등하게 분배하기로 하는 어촌계의 총회결의가 있는 경우, 그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어촌계 내부의 어업권 행사의 관행과 실태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어업권 행사자가 되기 위한 경쟁의 정도, 어촌계원 중에서 어업권 행사자들이 차지하는 비율, 어업권 비행사자들이 어업권 행사자가 되지 못한 이유, 분배방법에 대한 행사자와 비행사자들의 태도, 그 어촌계에서의 과거의 보상금 분배의 선례 등도 판단자료로서 참작되어야 한다.

[3]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와 비행사자 사이에 균등하게 분배하기로 하는 어촌계의 총회결의가 어업권 행사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현저하게 형평을 잃어 무효라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1 외 1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용득)

피고,피상고인

부산시 수산업협동조합 용호 어촌계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건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 판단의 요지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먼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1974.경부터 부산 남구 용호동 지선해역에 설정되어 있던 부산시수산업협동조합(이하 '부산시수협'이라 한다) 소유의 부산 제104호 제1종 공동어업권에 관하여 1984.경 부산광역시가 용호부두 건설공사로 인하여 그 공사구역에 포함된 수역을 제외한 나머지 수역에 한하여 면허기간을 연장해 주자, 실제 그 어업권을 행사해 오던 해녀들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각종 관계 당국에 끈질기게 이로 인한 손실을 보상해 줄 것을 탄원하였으나 결국 손실보상을 받지 못한 사실, 한편 면허번호 부산 제241호 어업권(당시에는 부산 제207호 어업권이었다.)이 설정된 남쪽의 백운포 앞바다에는 과거 부산시수협 소유의 부산 제208호 양식어업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1978.경 극동석유 주식회사의 석유비축기지공사(백운포 매립공사)로 인하여 그 양식어업권이 전면취소되는 바람에 그 곳에서 미역양식업에 종사하던 원고 2 등 5인이 제241호 어업권의 전신인 부산 제207호 어업권의 양식어장으로 이동하여 양식을 하게 됨으로써 그 양식어장이 협소하게 되어, 미역양식업에 종사하는 계원들이 관계 당국에 부산 제207호 어업권의 범위를 확장해 주거나 새로운 미역양식 어업권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 양식계원들과 해녀들의 그와 같은 요청에 따라 부산광역시 남구청은 부산 제104호 제1종 공동어업권의 제한과 관련된 어업권 손실보상청구를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제244호 어업권을 허가해 준 사실, 이후 부산시수협의 제241호 어업권에 대하여는 피고가 부산시수협과 어업권행사계약을 체결하고 그 행사자를 총대회의 결정에 따라 추천한 사실,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을 행사하는 미역양식업은 연승수하(연승수하)식으로서 그 양식업을 위하여 상당한 경험이나 기술, 많은 시설비의 투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미역양식업에 종사하는 자들은 1년 중 종묘이식시기인 9월부터 채취기인 다음 해 4.까지 7개월 정도는 양식장을 관리하면서 남는 시간에 틈틈이 어선어업에 종사할 수 있고 나머지 5개월 동안은 양식준비를 하면서 별다른 제약 없이 어선어업에 종사할 수 있어, 원고들의 대부분은 그 어업권의 소멸 당시 어선어업을 하면서 연간 어선 1척당 19,974,320원 내지 26,807,640원의 수익을 얻는 것으로 평가된 사실,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의 소멸 당시 원고들을 비롯한 그 어업권의 행사자 18명이 보유하고 있던 시설물의 잔존가격은 7,200만 원에 불과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 원심은 나아가, 위 인정 사실과 그 판시와 같은 사정 즉,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은 부산시수협과 피고의 소유로서 원고들이 이를 명의신탁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제241호 어업권에 관하여 부산시수협과 어업권행사계약을 체결한 자는 원고들을 비롯한 양식계원들이 아니라 피고인 점, 이 사건 미역양식업을 함에 있어 상당한 경험과 기술 및 자력을 요한다고는 보이지 아니하고 그동안 원고들을 비롯한 양식계원들이 사실상 제241호와 제244호 어업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여 그 경제적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었던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부터 1998.까지 사이에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을 실제로 행사한 사람에는 적지 않은 변동이 있었던 점, 원고들의 대부분은 미역양식업 외에도 어선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미역양식업에 대한 의존도가 그다지 높지 아니한 점,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의 소멸에 따른 손실보상금을 원고들을 비롯한 양식업자들이 일반계원보다 더 많이 분배해 달라고 요구하자 일반계원들은 이에 격렬히 반대한 점, 피고나 그 전신인 용호동 어촌계 및 용남 어촌계가 어업권의 제한 또는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들에게만 균등 분배하거나 계원들 모두에게 분배하되 어촌계 가입일자에 따라 차등 분배한 전례도 있고, 다른 어촌계의 경우에도 어업권의 소멸에 따른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들에게만 분배하거나 차등 분배한 전례가 있으나, 피고의 1999. 5. 1.자 임시총회에서 남구 제2호 공동어업권에 대한 손실보상금은 피고의 계원 모두에게 평등분배하기로 결의되었음에도 별다른 이의가 없었고, 다른 어촌계의 경우에도 어업권의 소멸에 따른 손실보상금을 모든 계원에게 균등하게 분배한 전례가 있는 점 등을 참작하면, 비록 그 각 어업권이 소멸함에 따라 어업권 행사자들인 원고들은 과거부터 영위해오던 미역양식업을 더 이상 영위할 수 없게 되는 중대한 손실을 입는 반면 비행사자들인 일반계원들은 어업권 자체의 교환가치를 상실하는 정도의 손실밖에 입지 아니하여 원고들이 입는 손실이 일반계원들의 그것보다 더 크기 때문에, 이 사건 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인 양식계원과 비행사자인 일반계원 사이에 다소간의 차등을 두어 분배하는 것이 더욱 적정한 분배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각 어업권의 소멸로 인하여 피고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계원들의 총유로서 계원들의 지분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전적으로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그 처분방법을 정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총유재산의 처분에 대한 자율권은 그 결의내용이 현저하게 부당하지 아니하는 한 최대한 존중되어야 할 것인바, 위에서 인정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보상금을 그 계원 전원에게 균등 분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고, 부산광역시가 양식업자들인 원고들의 평년 수입을 기초로 그 각 어업권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산정하고, 원고들이 그 각 어업권을 행사하여 미역양식업을 해오면서 그에 따른 행사료를 납부하고 양식시설을 유지·관리하여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손실보상금이 원고들에게만 우선하여 분배되어야 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법인 아닌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은 어촌계의 총유이고( 수산업법 제15조 제4항 ), 그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보상금도 어촌계의 총유에 속하므로 총유물인 손실보상금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계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은 어업권의 소멸로 손실을 입은 어촌계원들에게 공평하고 적정하게 분배되어야 할 것이므로,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어촌계 총회의 결의 내용이 각 계원의 어업권 행사 내용, 어업 의존도, 계원이 보유하고 있는 어업 장비나 멸실된 어업 시설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한 손실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는 그 결의는 무효라 할 것이고, 한편 어업권의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을 어업권 행사자와 비행사자 사이에 균등하게 분배하기로 하는 어촌계의 총회결의가 있는 경우, 그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어촌계 내부의 어업권 행사의 관행과 실태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어업권 행사자가 되기 위한 경쟁의 정도, 어촌계원 중에서 어업권 행사자들이 차지하는 비율, 어업권 비행사자들이 어업권 행사자가 되지 못한 이유, 분배방법에 대한 행사자와 비행사자들의 태도, 그 어촌계에서의 과거의 보상금 분배의 선례 등도 판단 자료로서 참작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9. 7. 27. 선고 98다46167 판결 등 참조).

또, 어촌계의 계원에게 어촌계가 보유하는 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잠재적인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산업법 제8조 , 제9조 , 제38조 { 구 수산업법(1990. 8. 1. 법률 제425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 제10조 제51조 등 참조}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현실적으로는 어촌계와의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한 자만이 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고, 어업권의 소멸로 인하여 직접 손실을 입게 되는 자는 바로 어업권 행사자들인 점도 충분히 감안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5다57159 판결 등 참조).

나. 그런데 우선, 원심이 인정한 일부 사실 등에 의하더라도, 피고 소유의 제244호 어업권에 대하여도 주로 원고들(1990.부터 1998.까지 사이에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을 실제로 행사한 사람에는 적지 않은 변동이 있었지만, 특히 제244호의 경우에는 원고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이 행사계약을 체결하고 행사비를 지급해왔고, 주로 원고들이 부산시수협에 대한 어업권 행사료와 미역 양식시설의 유지 및 개·보수비용을 갹출하여 지급해 온 점(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의 계원들 대부분은 양식시설의 설치 및 관리에 기여한 바가 없다.) 등은 부정할 수 없다(나아가, 원고들 외에 종전에 어업권을 행사한 자들이 더 있었던 사정은, 원고들 외의 종전의 다른 어업권 행사자들을 원고들과 같이 또는 그에 준하여 배려해 주어야 할 근거는 될 수 있을 것이나, 이로써 원고들의 어업권 행사자로서의 이익에 대한 보상 내지 배려를 배제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또, 그 양식업을 위하여 상당한 경험이나 기술, 많은 시설비의 투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수익성에 비하여 실제 어업권 행사자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어느 정도의 시설비의 투자나 미역양식에 관한 경험 및 기술, 나아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의 투입 등이 필요한 사실 또한 부정하기 어렵다.

또한, 부산광역시에서 거래되는 어업권의 시가(ha당 2,500만 원)에 의하면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의 교환가치는 6억 원(2,500만 원×24ha)이고 이는 부산광역시에서 그 각 어업권 소멸에 대한 보상금으로 산정한 합계 42억 49,368,500원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액수인 점,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이 소멸함에 따라 양식업자인 원고들은 생업의 터전을 잃게 되는 중대한 손실을 입는 반면, 양식업자가 아닌 일반계원들은 어업권 자체의 교환가치를 상실하는 정도의 손실을 입는 데 그치는 점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은 다른 어촌계들의 손실보상금 분배에 관한 선례들을 보면, 1995. 광안대로 건설에 따른 어업권 행사 제한과 1999. 부산신항 건설사업에 따른 어업권 소멸에 대한 손실보상금과 관련하여, 거의 대부분, 마을어업권에 대한 손실보상금과 달리, 미역양식어업권, 김양식어업권에 대한 손실보상금은 행사계약자들에게만 균등 분배되었음을 알 수 있고, 피고도 1995.경 광안대로 건설에 따른 어업권행사 제한에 대한 손실보상금과 관련하여, 남구 제2호 공동어업권에 대한 손실보상금 중 해녀분을 제외한 어촌계분에 관하여는 총대회의 의결을 거쳐 어촌계 기금으로 6,496,160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5,100만 원을 해녀를 제외한 나머지 계원 전원에게 균등 분배하였지만,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에 대한 손실보상금에 관하여는 총대회의 의결을 거쳐 양식업자 17명에게 균등 분배하였다는 것이다.

다. 한편, 원심은 '그 동안 원고들을 비롯한 양식계원들이 사실상 제241호와 제244호 어업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여 그 경제적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었던 점'을 그 판시이유로 들고 있다.

그런데 제1심의 부산시수협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기록 286쪽 참조)에 의하면, "어촌계는 총대회의 회의를 통하여 행사자를 선정한 후 조합과 행사계약을 체결한다."고 되어 있고, 제1심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제241호, 제244호 양식장에 대한 행사계약은 원고들의 동의를 얻은 자만이 체결하였다."는 것이어서(기록 899쪽 참조, 기록 289쪽 이하에 편철된 1997. 9. 11.자 용호어촌계 양식업자 의사록도 이에 부합한다), 그 동안 어업권 행사자를 추천한 총대회 회의나 위와 같은 '양식업자 회의' 과정에서 원고들이 동의 여부를 통해 사실상의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주로 원고들이 어업권을 행사하여 온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한편 부산시수협의 양식어장관리규약 제12조에 의하면 당해어장에서 어업권을 행사한 실적이 있는 자에게 최우선순위를 인정하도록 정하고 있고{기록 455쪽 참조, 기록 784쪽 이하에 편철되어 있는 '어장관리규약(안) 제13조'도 같은 내용이다}, 원심의 판시에 의하더라도 원고들 외에 상당수의 다른 계원들도 어업권을 행사하였다는 것이므로 원고들이 부당하게 다른 계원들의 어업권 행사를 배제하여, 독점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심은, 또 '제241호 및 제244호 어업권의 소멸에 따른 손실보상금을 원고들을 비롯한 양식업자들이 일반계원보다 더 많이 분배해 달라고 요구하자 일반계원들은 이에 격렬히 반대한 점'도 그 판시 이유로 들고 있으나, 이는 원심이 인정한 협의과정 등에 관한 사실에 비추어, 적절한 판시 이유로 보이지 아니한다.

라. 그 밖에 원심 감정인 소외 2의 감정 결과에 의하면, 어업권 행사자들인 원고들에게 65~75%를, 비행사자들에게 35~25%의 손실보상금을 귀속시키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고, 원심 판시에 의하더라도 그 협의과정에서 처음에 양식업자인 계원들은 80%를 양식계원에게, 나머지 20%를 일반계원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하였고, 일반계원들은 20%를 양식계원에게, 나머지 80%를 일반계원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하다가, 최종적으로 양식계원들은 65%는 양식계원에게, 나머지 35%는 일반계원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하였고, 일반계원들은 50%는 양식계원에게, 나머지 50%는 일반계원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하여, 그 의견차가 상당히 좁혀졌다가 끝내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여, 원고들이 1999. 5. 26. 손실보상금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뒤 같은 해 6. 8. 총대회 회의에서도 결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같은 해 9. 10. 임시총회에서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졌는바, 일반계원들이 최종적으로 내세웠던 분배안인 '50% : 50% 안'에 따를 경우, 양식계원의 각 분배액은, 17명 기준시 1억 23,529,411원(42억 원 × 50% ÷ 17명)이 되는데, 이 사건 결의에 의할 경우 50,602,409원(42억 원 ÷ 83명)이 되어 그 절반에도 못 미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협의단계에서 일반계원들이 내세웠던 최종안을 배제하여야만 할 뚜렷한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데{을 제2호증(용호어촌계 임시총회 의사록)을 보면, 이 사건 결의 당시 별다른 토론이 진행된 바 없음을 알 수 있다}, 그 최종안에서도 벗어나 원고들의 어업권 행사자로서의 이익을 완전히 배제하는 결의를 한 것은 그 협의과정에서 형성된 원고들의 신뢰 내지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이는 그 각 어업권의 소멸로 인하여 피고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계원들의 총유로서 계원들의 지분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그 처분방법을 정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총유재산의 처분에 대한 자율권은 그 결의내용이 현저하게 부당하지 아니하는 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마. 요컨대, 원심판결이 든 사정들과 이 사건은 어업권 행사 제한에 대한 손실보상금이 아니라 어업권 소멸에 대한 손실보상금의 분배가 문제된다는 점 등은 대부분 어업권 비행사자들에 대해 분배하지 아니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을 부정하는 사유들이거나( 앞에 든 98다46167 판결 등 참조), 어업권 행사자들과 비행사자들 간의 분배비율을 정함에 있어 어업권 비행사자들에 대한 분배비율을 상대적으로 높여 주어야 할 사유들로는 볼 수 있지만, 어업권 행사자들과 비행사자들 간의 분배비율을 완전히 같게 함으로써, 어업권 행사자들이 비행사자들과 비교하여 부가적으로 더 갖고 있는 재산상 이익에 대한 보상 내지 배려를 전적으로 부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합리적인 사유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결의의 내용은 어업권 행사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현저하게 형평을 잃은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어업권 소멸로 인한 손실보상금의 분배 또는 어촌계 총회 결의의 무효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고현철(주심)

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2002.10.17.선고 2000나1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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