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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6. 11. 24. 선고 2013헌가19 결정문 [구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3항 제4호 등 위헌제청]

[결정문]

사건

제청법원창원지방법원

제청신청인1. 김○기

2. 주식회사 ○○주택

대표이사 이○근, 이○주, 김○병, 이○학

제청신청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서울

담당변호사 양동관, 김재호

당해사건

창원지방법원 2013노35 토양환경보전법위반등

선고일

2016.11.24

주문

구 토양환경보전법(2004. 12. 31. 법률 제7291호로 개정되고, 2011. 4. 5. 법률 제105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의3 제3항 제4호, 제15조 제3항 제3호제29조 제3호 중 각 ‘2002. 1. 1. 이후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절차에 따라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인수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제청신청인 주식회사 ○○주택(이하 ‘신청인 회사’라 한다)은 주택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제청신청인 김○기(이하 ‘신청인 김○기’라 한다)는 2007. 11. 12.부터 2011. 9. 14.까지 신청인 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신청인 회사는 2003. 9. 17. ○○화학 주식회사(이하 ‘○○화학’이라 한다) 소유의 진해시 ○○동 ○○ 공장용지 233,779㎡ 외 7필지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절차에서 낙찰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나. 이 사건 토지는 ○○화학의 비료공장 부지로 사용되어 오던 곳으로, 2007. 1. 24. 실시한 토양오염정밀조사 결과 불소, 니켈 등 토양오염물질이 토양환경보전법이 정한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진해시장은 2007. 10. 23. 신청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정화조치명령을 하였다.

다. 제청신청인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위 정화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혐의로 2011. 2. 10. 기소되어 1심에서 신청인 김○기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신청인 회사는 벌금 1천만 원을 각 선고받고(창원지방법원 2012. 12. 21. 선고 2011고단485 등) 항소하여 항소심(창원지방법원 2013노35) 계속 중, 구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3항 제4호 등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13초기264).

라. 창원지방법원은 2013. 7. 1.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구 토양환경보전법(2004. 12. 31. 법률 제7291호로 개정되고, 2011. 4. 5. 법률 제105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의3 제3항 제4호, 제15조 제3항제29조 제3호‘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절차에 따라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인수한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2. 심판대상

구 토양환경보전법(1995. 1. 5. 법률 제4906호로 제정되고, 2001. 3. 28. 법률 제64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은 오염원인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였으나, 구 토양환경보전법(2001. 3. 28. 법률 제6452호로 개정되고, 2004. 12. 31. 법률 제7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3항 제4호가 2002. 1. 1. 시행되면서부터 경매절차에 따라 토양오염유발시설을 인수한 자가 오염원인자로 간주되었다. 그런데 신청인 회사는 2002. 1. 1. 이후에 경매절차를 통해 이 사건 토지를 인수하였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을 구 토양환경보전법(2004. 12. 31. 법률 제7291호로 개정되고, 2011. 4. 5. 법률 제105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10조의3 제3항 제4호, 제15조 제3항 제3호제29조 제3호 중 각 ‘2002. 1. 1. 이후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절차에 따라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인수한 자’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로 한정한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10조의3(토양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 ③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오염원인자로 본다. 다만, 제3호(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양수한 자에 한한다) 및 제4호의 경우에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인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이 없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환가, 국세징수법·관세법 또는 지방세법에 의한 압류재산의 매각 그밖에 이에 준하는절차에

따라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인수한 자

제15조(토양오염방지조치명령 등) ③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상시측정·토양오염실태조사 또는 토양정밀조사의 결과 우려기준을 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간을 정하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조치를 실시하도록 오염원인자에게 명할 수 있다. 다만, 오염원인자를 알 수 없거나 오염원인자에 의한 정화가 곤란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토양정화를 실시할 수 있다.

3. 오염토양의 정화

제29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15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

3. 제청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이유

심판대상조항은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절차에 따라 인수한 자(이하 ‘인수자’라 한다)를 그 인수시기의 제한 없이 모두 오염원인자로 간주함으로써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침해하여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은 다른 책임완화 수단을 마련하지 아니한 채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인수자를 오염원인자로 보아 토양정화책임을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 및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토양환경보전법의 개정

(1) 헌법재판소는 2012. 8. 23. 2010헌바28 사건에서,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양수

자에 대하여 오염원인자로서의 책임을 부과한 구법 제10조의3 제3항 제3호 중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양수한 자’ 부분(이하 ‘오염원인자 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2002. 1. 1. 전의 양수의 경우

토양오염을 비롯한 환경오염 전반에 대한 규제들이 도입되고 오염원인자 비용부담원칙이 명시된 것은 1977. 환경보전법이 제정되면서부터였고, 환경오염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 원칙은 1990. 환경정책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되었다. 한편, 환경오염피해에 대한 공법상 책임이 규정된 것은 1987. 폐기물관리법이 그 시초이며, 1995. 폐기물처리업 또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양수인 및 포괄적 승계인의 책임승계제도가, 1999. 산업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사업장의 양수인 및 포괄적 승계인의 책임승계제도가 폐기물관리법에 도입되었다. 위와 같이 환경오염책임법제가 정비되기 이전의 토양오염에 대해서는 자기책임, 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민법상의 불법행위규정에 의해서만 책임을 부담한다는 데에 대한 일반적인 신뢰가 존재한다. 특히, 폐기물에 대한 공법적 규제가 시작된 1970년대 이전까지는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양수한 자가 비록 토양오염 사실을 알거나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은 토양오염에 대해서까지 공법상의 책임을 부담할 수 있음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의이며 무과실인 양수자는 면책되지만(구법 제10조의3 제3항 단서),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양수자는 통상 토양오염사실 또는 그 가능성에 대해 알거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되기 쉽고, 양수자의 면책을 위해 도입된 토양환경평가제도는 2002. 1. 1.에서야 시행되었으므로, 그 전의 양수자에 대해서는 위 면책규정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

오염원인자 조항으로 인하여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양수자는 손해배상 및 토양정화 책임을 무한책임으로서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오염원인자가 존재하지 않거나 무자력인 경우가 많고, 자력이 있는 다른 오염원인자가 존재하더라도 구상권 행사의 절차 및 책임분배의 기준이 미비하여, 사실상 우선 책임을 추궁당한 양수자가 전적으로 손해배상 및 토양정화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오염원인자 조항은 예측하기 곤란한 중대한 제약을 사후적으로 가하고 있으면서도, 그로 인한 침해를 최소화 할 다른 제도적 수단을 마련하고 있지 않으므로 신뢰이익의 손상 정도가 중대하다.

2) 2002. 1. 1. 이후의 양수의 경우

구 토양환경보전법(2001. 3. 28. 법률 제6452호로 개정되고, 2004. 12. 31. 법률 제7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3항 제3호가 시행된 2002. 1. 1. 이후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양수한 자는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양수 이전의 토양오염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양수자는 선의·무과실을 입증하여 면책될 수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양환경평가(제10조의2) 제도를 2002. 1. 1. 시행함으로써 토양오염시설의 양수과정에서 법적 책임 관계를 명확히 하고, 이를 계약 체결 여부 및 내용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토양환경평가와 같은 전문적인 절차를 이행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토지 거래에 있어서는, 당해 토지의 이전 사용관계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조사함으로써 선의·무과실로 평가될 수 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2012. 8. 23. 2010헌바167 사건에서, 다른 책임 완화수단을 마련하지 아니한 채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소유자·점유자·운영자를 오염원인자로

보아 손해배상 및 토양정화책임 등을 부담하도록 한 구법 제10조의3 제3항 제2호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며, 토양오염사실에 대한 선의·무과실을 입증하여 면책이 가능한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양수자·인수자와 달리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소유자·점유자·운영자에게 천재·지변, 전쟁으로 인한 면책만을 허용하고(구법 제10조의3 제1항 단서), 다른 면책사유 또는 책임 제한수단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하였다.

(2)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2014. 3. 24. 법률 제12522호로 토양환경보전법이 개정되어 정화책임의 면책범위를 확대하고 정화비용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정화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선·보완하였다.

나.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2002. 1. 1. 이후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인수한 자는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양수자와 마찬가지로 구 토양환경보전법(2001. 3. 28. 법률 제6452호로 개정되고, 2004. 12. 31. 법률 제7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시행으로 양수자를 비롯한 인수자가 오염원인자로 간주되어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인수 이전의 토양오염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고, 토양환경평가제도를 통하여 토양오염사실에 대한 선의·무과실을 입증하여 면책될 수 있으므로,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다. 기본권 침해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심판대상조항은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인수자를 그 인수시기에 관계없이 오염

원인자로 간주하여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토양정화책임을 부과하는 조항으로서 제한되는 주된 기본권은 재산권이라 할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은 행정청과의 관계에서 토양정화책임 등을 부담하는 오염원인자를 정하는 규정이고, 사인간의 계약에 직접적으로 효력을 미치는 것은 아니어서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제청신청인들은 평등권 침해에 관한 주장도 아울러 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비교의 관점에서 자신의 평등권이 침해받는지에 관하여 주장하고 있지 아니하며, 제청신청인들의 주장을 선해하자면, ‘오염유발자’와 ‘인수자’를 동일하게 취급하거나 오염을 유발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과 ‘인수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토양오염을 직접 유발하지 아니한 인수자를 오염원인자로 간주하는 심판대상조항 자체의 재산권 침해 여부의 문제로 귀결되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정화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무조건 형벌을 가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는, 인수자를 오염원인자로 간주하여 정화조치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헌법적 한계 내에 있는지에 관한 재산권 침해 여부의 판단과 불가결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오염원인자 책임에 관한 입법형성의 자유와 그 한계

헌법 제35조 제1항은 국민의 환경권의 보장,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뿐만 아니라 국민도 오염방지와 오염된 환경의 개선에 관한 책임을 부담함을 의미한다.

환경오염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오염원인자의 구체적인 범위 및 그 책임 내용

은 환경보호 및 피해자의 구제라는 공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당해 법률이 추구하는 목적, 해당 환경오염의 특성, 귀책의 근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에 의하여 정해진다. 즉, 입법자에게는 오염원인자의 범위와 그 책임 내용을 결정함에 있어서 일정한 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 그러나 입법자는 오염원인자의 책임을 규율함에 있어서 헌법원리 및 기본권, 특히 재산권의 내용 형성에 있어서의 한계를 준수해야 한다.

(3) 재산권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구법은 ‘토양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상의 위해를 예방하고, 토양생태계의 보전을 위하여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등 토양을 적정하게 관리·보전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고 규정하고 있다. 토양오염은 그 피해가 장기간에 걸쳐 누적적으로 발생하므로 다른 환경영역에 비하여 책임 있는 자를 특정하거나 고의·과실을 입증하기 더 곤란하고, 중금속 등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의 지속성·광범성·중대성의 측면에서 신속한 오염토양의 정화가 강조된다. 이러한 토양오염의 특징을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은 행정청이 토양오염의 정도를 정밀조사를 통하여 밝혀내고 궁극적으로는 오염토양의 정화조치를 실시할 수 있는 자를 신속하게 그 책임자로 특정할 수 있도록 오염원인자의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서 자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수자에게 손해배상책임과 토양정밀조사를 포함한 오염토양의 정화책임을 지우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 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인수자의 책임은 토양정화책임을 추궁하는 ‘현재’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소유자로서 부담하는 상태책임이다. 재산권자는 재산권의 사회적 기속성에 근거하여 자신이 지배하는 물건으로부터 위험이나 장해를 발생시켜서는 안 될 의무를 부담한다.

신속하고 확실한 토양정화를 위해서는 귀책사유가 큰 오염원인자의 존재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실적 지배를 기준으로 오염원인자를 확정하여 정화책임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자에게 우선적으로 정화명령을 할 필요성이 있다. 통상 구체적으로 누구의 행위에 의하여 오염이 발생했는지, 어떤 오염원인자에게 더 큰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정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인수자는 양수자와 같이 현재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지배하는 자로서 토양오염의 발생이라는 상태에 가장 근접해 있는 자인데, 그 결과 토양오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법적·사실적 지위에 있다. 현재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지배하는 자 이외의 오염원인자에 대한 정밀조사명령 및 정화명령은 상대적으로 실효적이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복수의 오염원인자 중 행위책임자(오염유발자)의 책임에 대한 상태책임자 책임의 보충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불가피하다.

그리고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인수자는 토양오염이 천재·지변 또는 전쟁으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구법 제10조의3 제3항 단서에 따라 토양오염사실에 대하여 선의이며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면책이 가능하다. 토양환경평가제도가 2002. 1. 1.부터 시행되었는바,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이 설치되어 있거나 설치되어 있었던 부지를 양도·양수하거나 임대·임차하는 경우에 양도인·양수인·임대인 또는 임차인은 당해 시설이 설치된 부지 및 그 주변지역(토양오염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어 환경부령이 정하는 지역을 말한다)에 대하여 토양관련전문기관으로부터 토양환경평

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구법 제10조의2 제1항). 토양환경평가의 결과는 당시의 토양오염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하므로(구법 제10조의2 제2항), 토양환경평가를 받아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오염 정도가 우려기준 이하인 것을 확인한 인수자는 토양오염사실에 대하여 선의·무과실로 평가될 수 있다. 또한, 토양환경평가 등의 법적 수단을 통하여 토양오염시설의 인수과정에서 법적 책임관계를 명확히 하고, 이를 인수 여부 및 그 내용(특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인수자는 토양정화를 통해 당해 토지의 가치가 상승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인수자는 다른 오염원인자, 특히 책임의 정도가 큰 오염유발자 등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오염유발자·소유자·점유자·운영자가 밝혀지지 않거나 자력이 없는 경우 인수자에게 정화책임을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 등이 토양정밀조사 및 정화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방식은 일정한 자력을 담보하는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인수만으로 책임을 면하는 결과가 되어 관계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고, 오히려 토양오염이 조장되거나 토양정화가 적시에 이행되기 어려우며, 토양오염에 전혀 무관한 일반 국민들에게 막대한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구법 제29조 제3호는 정화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징역형까지 규정하고 있으나, 벌금형도 아울러 규정되어 있고 형의 하한이 없어 토양오염의 정도, 기간 및 인수자의 기여도 등을 고려하여 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의 법정형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과도한 제재를 과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고 하는 원활하고 신속한 토양오염정화라는 목적은 일반 공중의 건강, 쾌적한 생활환경의 확보라는 중요한 공익에 직결되어 있다. 반면, 2002. 1. 1. 이후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인수자는 토양환경평가제도를 통하여 토양오염사실에 대한 선의·무과실을 입증하여 면책될 수 있는 등의 방법으로 사익의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얻게 될 공익이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인수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제청신청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별지

[별지]

관련조항

제23조(토양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 ① 토양오염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한 때에는 당해 오염원인자는 그 피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제23조(토양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 ① 토양오염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한 때에는 당해 오염원인자는 그 피해를 배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여야 한다. 다만, 토양오염이 천재·지변 또는 전쟁으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오염원인자로 본다. 다만, 제3호(토양오염유발시설을 양수한 자에 한한다) 및 제4호의 경우에 토양오염유발시설을 인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이 없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토양오염유발시설을 양수한 자 및 합병·상속 그 밖의 사유로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되는 자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

4. 민사소송법에 의한 경매, 파산법에 의한 환가, 국세징수법·관세법 또는 지방세법에 의한 압류재산의 매각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토양오염유발시설을 인수한 자

구 토양환경보전법(2004. 12. 31. 법률 제7291호로 개정되고, 2011. 4. 5. 법률 제

105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3.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이라 함은 토양오염물질을 생산·운반·저장·취급·가공 또는 처리함으로써 토양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시설·장치·건물·구축물 및 장소 등을 말한다.

제10조의2(토양환경평가) ①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이 설치되어 있거나 설치되어 있었던 부지를 양도·양수하거나 임대·임차하는 경우에 양도인·양수인·임대인 또는 임차인은 당해 시설이 설치된 부지 및 그 주변지역(토양오염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어 환경부령이 정하는 지역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 대하여 토양관련전문기관으로부터 토양오염에 관한 평가(이하 “토양환경평가”라 한다)를 받을 수 있다.

② 토양환경평가의 결과는 그 평가 당시의 토양오염의 정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③ 토양환경평가의 항목·방법 및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환경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제10조의3(토양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 ① 토양오염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한 때에는 당해 오염원인자는 그 피해를 배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여야 한다. 다만, 토양오염이 천재·지변 또는 전쟁으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오염원인자가 2인 이상 있는 경우에 어느 오염원인자에 의하여 제1항의 피해가 발생한 것인지를 알 수 없을 때에는 각 오염원인자가 연대하여 배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여야 한다.

③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오염원인자로 본다. 다만, 제3호(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양수한 자에 한한다) 및 제4호의 경우에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인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이 없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토양오염물질을 토양에 누출·유출시키거나 투기·방치함으로써 토양오염을 유발시킨 자

2. 토양오염의 발생 당시 토양오염의 원인이 된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소유·점유 또는 운영하고 있는 자

3.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양수한 자 및 합병·상속 그 밖의 사유로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되는 자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

4.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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