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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추190 판결

[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서울특별시 중랑구의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제5조의2, 제5조의3, 부칙 제2조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상태를 감안하여 제도의 단계적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는 것인지 여부(소극)

[3]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이 희생과 공헌에 상응하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방법

참조판례
원고

서울특별시 중랑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누리 담당변호사 최종선)

피고

서울특별시 중랑구의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반도 담당변호사 이용환외 1인)

변론종결

2010. 2. 25.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10. 23.에 한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이 사건 조례안의 재의결 및 그 내용의 요지

갑 제1호증에서 갑 제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09. 9. 28.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이라 한다)을 의결하여 원고에게 이송하였고, 원고는 2009. 10. 16. 이 사건 조례안 중 제5조의2, 제5조의3, 부칙 제2조 등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재의를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2009. 11. 9. 위 조례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함으로써 이 사건 조례안을 확정하였다.

나. 이 사건 조례안은 국가보훈기본법 등 국가보훈관계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예우와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제5조의2에서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4호 의 전상군경 및 제6호 의 공상군경 국가유공자 중 서울특별시 중랑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계속 3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배우자 명의 포함)로서 만 65세 이상인 상이등급 4, 5, 6, 7급자에게 월 1만 원의 보훈명예수당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고, 제5조의3에서는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4호 , 제6호 의 전상군경 및 공상군경 국가유공자 중 서울특별시 중랑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계속 3년 이상 거주자로서 무주택자(배우자 명의 포함)인 상이등급 4, 5, 6, 7급인 자가 사망한 경우에 사망위로금 40만 원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으며, 부칙 제2조에서는 국가유공자가 다른 법령 또는 조례 등에 따라 예우 또는 지원을 받는 경우에는 이 조례에 따른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다만 위 제5조의2 및 제5조의3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중복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2. 원고의 주장

국가유공자법 제2조 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보상은 그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상응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 는 전상군경과 공상군경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순국선열, 애국지사, 전몰군경 등과 같은 다른 국가유공자에게도 그 예우와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조례안에서는 상이정도 4급에서 7급의 전상군경, 공상군경에 대해서만 보훈명예수당과 사망위로금을 지급하도록 하여 전상군경, 공상군경 이외의 다른 국가유공자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전상군경, 공상군경 내에서도 다른 상이등급자들, 예컨대 1급에서 3급의 상이등급자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으며, 나아가 위 4급에서 7급까지의 전상군경, 공상군경에 대해서는 이 사건 조례안 부칙 제2조 단서를 통해 중복지원도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중복지원이 금지된 다른 경우와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다.

3. 이 사건 조례안이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헌법 제11조 제1항 에서 말하는 평등의 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고, 따라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두828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조례안은 국가유공자 중 신체장애로 직업선택 등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이군경들에 대한 자활의욕을 고취시키고 유가족에 대한 위로, 생활안정 및 복지 향상의 차원에서 일정한 상이군경에게는 보훈명예수당을, 유가족에게는 사망위로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조례안에서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전상군경이나 공상군경은 모두 일정한 상이등급에 해당하는 신체적 장애를 입은 사람들로(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4호 , 제6호 ), 이미 사망하였거나 아니면 신체적 장애를 입지 않은 다른 국가유공자와는 달리 그 취업 등에 제한을 받는다는 점에서 달리 취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서만 생활대책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조례안과 같은 지원을 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이 정한 국가유공자 중 4·19혁명부상자, 공상공무원, 국가사회발전 특별공로상이자 등도 신체적 장애를 가진 자들인데, 이 사건 조례안은 이들도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차별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이나 주민을 수혜 대상자로 하여 재정적 지원을 하는 정책을 실행하는 경우 그 정책은 재정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인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인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없다면, 모든 사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동시에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제도의 개선도 그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결과에 이르게 되어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평등의 원칙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에도 어긋나게 되므로 (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추32 판결 참조) 한정된 재원을 가진 중랑구가 국가유공자의 생활안정의 필요성과 그 재정의 허용 한도를 감안하여 전상군경, 공상군경에 대해서만 우선 보훈명예수당과 사망위로금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 평등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이 사건 조례안은 중랑구에 일정기간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전상군경, 공상군경 중에서도 상이등급 제1급에서 제3급을 제외한 제4급에서 제7급에 대해서만 보훈명예수당과 사망위로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은 그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상응하여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영예로운 생활이 유지·보장되도록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가유공자법 제2조 ). 그런데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이 희생과 공헌에 상응하는 것인지 여부는 보상의 각 항목만을 단순 비교하여 판단해서는 안 되고 이들에 대해 이루어지는 전체적인 보상의 액수나 지원 내용들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국가유공자법령은 상이등급 1급 1항은 197만 8천 원, 1급 2항은 186만 6천 원, 1급 3항은 178만 6천 원, 2급은 158만 8천 원, 3급은 148만 4천 원, 4급은 124만 4천 원, 5급은 103만 1천 원, 6급 1항은 94만 1천 원, 6급 2항은 86만 7천 원, 7급은 29만 4천 원( 국가유공자법 제12조 , 시행령 제22조 ) 등으로 상이등급 사이에 차등을 두고 보상금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간호수당에 있어서도 1급 1항의 경우는 191만 9천 원, 1급 2항의 경우는 184만 9천 원, 1급 3항의 경우는 177만 8천 원, 2급의 경우는 59만 6천 원을 지급( 국가유공자법 제15조 , 시행령 제26조 )하도록 하여 중상이자들을 특별히 배려하고 있으므로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경상이자들에 대해서만 이 사건 조례안이 지원을 하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이 기존의 상이등급에 따른 지원 체계를 허물어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상이등급 3급과 4급의 경우는 보상금액의 차이가 약 24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 3급의 판정을 받은 후 2월 이내에 사망을 하게 되면 이 사건 조례안의 사망위로금 지급으로 인해 4급이 3급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등급판정을 받은 후 2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여서 이와 같은 경우를 일반화하여 형평성을 비교해서는 안될 것이고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비교로서 차별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례안의 사망위로금 지원으로 인해 4급에 대한 지원액이 3급을 능가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조례안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4급에서 7급의 전상군경, 공상군경에게 매월 1만 원의 보훈명예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금액이 크지 않아 각 상이등급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의 차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지원 역시 희생과 공헌에 상응하지 않는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조례안 제4조와 제5조의 내용은 국가유공자들의 공훈선양과 보훈문화 창달을 위한 각종 보훈 문화행사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보훈단체 사무실의 관리, 운영, 유지비의 지원 등과 같이 국가유공자 전체를 기리고 그들의 공적을 선양하기 위한 사업의 지원에 관한 것으로서 국가든 지방자치단체든 어느 한 곳에서 지원을 하게 되면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중복지원의 경우에는 오히려 예산 낭비만을 초래하게 되는데 반해, 보훈명예수당이나 사망위로금과 같은 중복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금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그들의 생활안정이나 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복지원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안 부칙 제2조의 중복지원 허용 역시 평등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시환 차한성 신영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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