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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도2079 판결

[횡령][공1993.1.15.(936),315]

판시사항

형법 제355조 제1항 소정의 ‘반환의 거부’의 의미와 판단기준

판결요지

형법 제355조 제1항 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라고 함은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뜻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단순히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횡령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며, 반환거부의 이유 및 주관적인 의사 등을 종합하여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어야만 횡령죄가 성립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형법 제355조 제1항 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라고 함은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뜻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단순히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횡령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며, 그 반환거부의 이유 및 주관적인 의사 등을 종합하여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어야만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 당원 1989.3.14. 선고 88도2437 판결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이 반환을 거부한 이 사건 물건들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피고인 소유의 점포 1개를 임차하여 그곳에서 식품대리점을 운영하다가 경영난으로 임차기간이 만료하기 훨씬 전에 위 점포를 제3자에게 세를 놓아 달라고 부탁하고 위 점포를 비우면서 그 곳에 두고 나온 것들을 피고인이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그때까지 연체한 2개월분의 월세를 지급받기 전까지는 피해자에게 위 점포에 보관중인 이 사건 물건들을 반환할 수 없다고 거부하였다는 것이니, 피고인의 위와 같은 위 물건에 대한 반환거부의 이유 및 그 주관적인 의사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를 가지고 그 물건의 반환을 거부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음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