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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7. 9. 선고 97다794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9.8.15.(88),1565]

판시사항

지방자치단체가 철거에 대한 보상으로 토지를 분양하여 주기로 합의하였음에도 그 효력 발생에 필요한 조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보상합의가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게 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그로 인한 소극적 손해 산정의 기준 시점(=보상합의에서 정한 이행기) 및 이와 같이 산정된 손해가 통상손해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지방자치단체가 철거에 대한 보상으로 토지를 분양하여 주기로 합의하였음에도 그 효력 발생에 필요한 조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보상합의가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게 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그로 인한 소극적 손해는 보상합의가 법령상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어 보상합의에 정하여진 내용대로 토지를 분양받았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된 것을 의미하므로 그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이익을 취득하였을 시기, 즉 보상합의가 유효하였더라면 그 내용에 따라 토지의 분양이 이행되어야 할 시기에 있어서 합리적으로 산정된 시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산출된 손해액은 객관적으로 보아 상당한 정도로 예측이 가능한 것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배상범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서경해상개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우동)

피고,피상고인

부산광역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덕 담당변호사 송문일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피고가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유선사업을 하면서 사용하던 선착장의 철거에 따른 보상으로 1987. 1. 20. 피고가 위 매립지 상에 설치할 계획으로 있는 종합유람선 선착장의 배후지 일부를 원고에게 사무실 등을 건립하도록 분양하여 주기로 하고, 그 분양면적에 관하여 원고가 필요로 하는 건축물의 바닥면적 140평을 확보하여 주되 그 지역이 상업지역으로서 건폐율이 70%인 경우에는 200평을 분양하고 만약 건폐율이 그 이하일 경우에는 그에 따른 건물바닥면적 140평이 확보되도록 분양 토지 면적을 다시 조정하여 주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 ② 그 후 원고가 설치한 위 선착장은 철거되고 1988. 5. 10. 그 일대에 매립공사가 완료되자 피고는 1989. 3. 31. 위 보상합의에 의거하여 원고에게 분양할 토지 부분으로 매립지인 부산 해운대구 (주소 생략) 중 200평을 위치를 특정하여 가분할한 도면을 송부한 사실, ③ 피고가 위 매립지 일대를 구 건축법(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에 의한 도시설계 구역으로 지정하여 1991. 2. 7.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1991. 5. 28. 공고하여 확정한 도시설계에 의하면 위 종합유람선 선착장의 배후지 일대가 특별사업구역으로 지정되어 건축물의 최대건폐율은 50% 이하이고, 건축선은 도로경계에서 5m 이상 후퇴하여야 하며, 대지 내 조경면적은 대지면적의 20% 이상으로 한다는 등 건축물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결과 원고가 위 기준에 따라 건축바닥면적 140평의 건물을 신축하려면 최소한 280평(925.6㎡)의 토지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를 피고가 1989. 3. 31. 위와 같이 위치를 특정하여 가분할한 200평을 기준으로 특정하면 원심 판시 도면 표시 925.6㎡(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가 된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피고가 원고의 선착장 철거에 따른 보상으로 1987. 1. 20. 피고 소유의 토지를 분양하여 주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피고로서는 구 지방재정법(1988. 4. 6. 법률 제40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구 예산회계법(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 관계 법령 소정의 분양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법령상의 요건과 절차를 거쳐 위 보상합의가 그 효력을 발생하도록 조처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그 보상합의가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게 되었고,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위법한 것이어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피고의 손해배상의무에는 원고가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보상합의가 효력을 발생하지 아니하게 됨에 따라 선착장 철거에 대한 피해보상책으로 피고로부터 분양받기로 한 이 사건 토지를 분양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 보상합의가 효력을 발생하여 이 사건 토지를 분양받았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상실하는 소극적 손해에 대한 배상도 포함된다고 하면서, 그 손해액은 피고가 불법행위를 한 보상합의 당시인 1987. 1. 20.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이 사건 토지의 시가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분양대금을 공제한 금 78,780,640원(235,102,400원-280평×558,292원)이라고 판시하고, 피고가 이 사건 보상합의에서 분양하기로 한 토지가 특별사업구역으로 지정되었음을 내세워 이를 분할하여 분양할 수 없다고 원고에게 통지한 1991. 5. 1. 당시의 이 사건 토지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의 불법행위일인 1987. 1. 20. 이후 이 사건 토지의 시가가 상승됨으로써 입은 손해는 특별사정에 의한 손해로서 불법행위 당시 피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 사건 불법행위 당시 피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 상승된 이 사건 토지의 시가 상당의 손해에 대하여는 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판 단

원심이 인정한 소극적 손해는 보상합의가 법령상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어 원고가 보상합의에 정하여진 내용대로 이 사건 토지를 분양받았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된 것을 의미하므로 그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고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이익을 취득하였을 시기, 즉 보상합의가 유효하였더라면 그 내용에 따라 이 사건 토지의 분양이 이행되어야 할 시기에 있어서 합리적으로 산정된 시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산출된 손해액은 객관적으로 보아 상당한 정도로 예측이 가능한 것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배상범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당초 보상합의에서 분양면적을 이 사건 토지 일대의 건폐율에 따라 조정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그 합의가 유효하였더라면 건폐율이 확정되어야 보상합의가 적법하게 이행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일대에 대하여 도시설계를 수립하여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거쳐 공고를 마친 1991. 5. 28.에 이르러 건폐율 등이 확정되고 이에 따라 피고가 보상합의에 의한 분양을 하여 줄 이행의무가 확정되어 마땅히 그 내용대로 원고에게 이행되어야 하였을 것이므로 이 시기를 기준으로 원고의 소극적 손해를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보상합의시가 불법행위시라는 이유로 그 당시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한 조치에는 불법행위에 있어서의 통상의 손해 및 그 손해액 산정의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 1992.5.20.선고 91가합15938
-부산고등법원 1993.3.18.선고 92나9272
-부산고등법원 1996.12.27.선고 96나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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