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처분취소
2012구합964 파면처분취소
A
B대학교총장
2013. 10. 25.
2013. 12. 20.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11. 11. 7. 원고에 대하여 한 파면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2. 3. 23. C대학교 전임강사, 2004. 4. 1. 조교수로 각 임용되었고, 2006. 3.경 C대학교가 B대학교에 통합된 관계로 2008. 4. 1. B대학교 부교수로 임용된 후 2011. 7.경까지 B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나. 피고는 2011. 7. 7. 다음과 같은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파면하는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징계사유》 1. 원고는 2011. 4. 12.경 춘천시 D에 있는 원고의 집에서 경영학과 3학년인 피해자 E와 술을 먹다 함께 침대에 누운 기회에 양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와 성기를 만지고 입속에 혀를 넣으려고 시도하여 피해자를 성추행하였다. 2. 원고는 2010. 2학기 9월경 B대학교 헬스장에서 만난 문화인류학과 학생 피해자 F에게 원고의 집에 가자고 한 후, 원고의 집에서 샤워를 하는 피해자의 등에 비누칠을 해주고, 맥주를 마시면서 피해자에게 뽀뽀를 하였고 피해자에게 뽀뽀를 해달라고 하였는데 피해 자가 하지 않자 다시 피해자에게 안아달라고 하는 등 피해자를 성추행하였다. 3. 원고는 2009. 6.경 B대학교 G건물 앞에서 약학과 학생인 피해자와 운동 중 피해자가 허 리가 아프다고 하여 땅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골반을 교정해 주었고, 전립선이 나쁘면 소변이 자주 나오고 허리가 아프다는 말을 하면서 양손으로 피해자의 음낭 쪽을 짚어 피 해자를 성추행하였다. 4. 원고는 2010. 9.경 B대학교 운동장에서 회계학과 학생인 피해자와 운동을 하다 피해자 에게 원고의 집으로 가서 샤워를 하자고 한 후, 원고의 집에서 샤워를 하는 피해자의 등 과 앞부분에 비누칠을 해 주어 피해자를 성추행하였다. |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3, 을 제1호증의 20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처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다음과 같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① 원고는 E에게 뽀뽀를 하거나 등을 두드려준 사실은 있으나, 엉덩이, 성기를 만지거나 입 속에 혀를 넣으려 한 사실이 없다.
② 원고는 F을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으며 당시 학교 내 건강체력센터를 방문한 사실이 없다.
③ 원고는 약학과 학생의 골반을 교정해 주고 손으로 음낭을 가리킨 사실은 있으나, 손으로 음낭을 짚은 적은 없다.
④ 원고는 회계학과 학생이 샤워를 할 때 등과 가슴에 비누칠을 해준 적은 있으나 성추행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2) 징계절차의 하자
피고가 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여 징계위원들이 중징계만을 고려하게 하였고, 원고에게 F에 대한 징계사유를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았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에 대한 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추행한 적이 없는 H에 대한 추행이 이 사건 처분에 반영된 점, 원고가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 E가 형사고소를 취소한 점, 원고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원고가 학생들을 추행하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던 점,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09. 6.경 B대학교 G건물 앞에서 위 학교 약학과 남학생 2명과 운동 중 그 중 한 명이 허리가 아프다고 하여 땅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골반을 교정해 주었고, 전립선이 나쁘면 소변이 자주 나오고 허리가 아프다는 말을 하면서 양손으로 위 학생의 음낭 쪽을 짚었다.
2) 위 약학과 학생이 그 무렵 인터넷 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B대학교 학생 카페인 게시판에 '원고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모르는 사람의 중요 부위를 누르고 이상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원고는 위 학생에게 연락하여 위 글을 삭제하게 하였다. 3) 원고는 2010. 9.경 B대학교 운동장에서 위 학교 회계학과 남학생과 운동을 하다 위 학생에게 원고의 집으로 가서 샤워를 하자고 한 후, 원고의 집에서 샤워를 하는 위 학생의 등과 가슴 부위에 비누칠을 해 주었고, 위 학생은 샤워 후 원고에게 말없이 원고의 집을 나갔다.
4) 위 회계학과 학생이 위 사실을 위 학교의 어느 교수에게 말하였고, 위 교수로부터 위 사실을 전해들은 위 학교 경영대학장 J 교수는 2010. 2학기 중반경 원고를 직접 불러 원고의 남학생에 대한 행위에 대하여 신중히 처신하도록 경고하였다.
5) 원고는 2010. 2학기 9월경 B대학교 건강체력센터에서 위 학교 문화인류학과 남학생인 F를 만났는데 F에게 원고의 집에 가자고 하여 같이 간 후, 원고의 집에서 샤워를 하는 F의 등에 비누칠을 해주었고, 맥주를 마시면서 F에게 뽀뽀를 하였고 F에게 뽀 뽀를 해달라고 하였는데 F가 하지 않자 다시 F에게 안아달라고 하여 F가 원고를 안아 주었다. F는 원고가 계속 뽀뽀할 때마다 볼에서 입술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불편하고 불쾌하여 집에 가겠다고 하였고, 집을 나가기 직전에도 원고가 입술에 진한 뽀뽀를 하여 기분이 불쾌하고 혐오스러움을 느꼈다.
6) 원고는 2011. 4. 11.경 'K'라는 학생상담과목 수강생들과 저녁 식사를 하였는데 그 중 한 명인 E가 원고에게 커피를 대접하였고, 원고가 E에게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자고 하여 E는 원고와 함께 원고의 집으로 갔다. E는 원고의 집인 춘천시 D 아파트 105동 102호에서 원고와 함께 술을 마신 후 2011. 4. 12. 01:00경 원고가 자신의 방에서 함께 잘 것을 권유하여 원고와 같은 침대에 누웠는데, 원고가 E 쪽으로 접근하여 양손으로 E의 엉덩이와 성기를 만지며 입 속에 혀를 넣으려고 시도하였다.
7) 그 후 E는 바로 원고의 집에서 나와 2011. 4. 12. 02:30경 춘천시 L에 있는 M지구대에 성추행 신고를 하였고 같은 날 03:30경 고소장을 제출하였는데, 원고는 곧바로 지구대에 출석하여 추행을 한 것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8) 원고는 이후 130여 차례에 걸쳐 E에게 만나서 해결하자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2011. 4. 18. E를 위하여 500만원을 B대학교 수위실에 맡겼으며, E는 2011. 4. 19.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소하였다.
9) 춘천지방검찰청은 2011. 4. 27. E의 원고에 대한 위 형사고소 사건에 관하여 강제추행죄의 범죄혐의는 인정되나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였다는 이유로 공소권없음 결정을 하였다.
10) 피고는 2011. 6. 22, 원고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B대학교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11. 6. 29. 위 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하였다. 위 징계위원회 회의록에는 '원고가 위 징계사유 중 E, 약학과, 회계학과 학생에 관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그 외의 피해학생에 대한 진술사항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1 내지 5, 갑 제7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2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6, 7, 12, 15 내지 19,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E, N, O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
위 인정사실 및 위 각 증거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E에게 수차례 문자를 보내고 500만원을 건네주려 한 것은 E와 합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F에 대한 원고의 행위는 E 및 회계학과 학생에 대하여 한 원고의 행위와 그 방식이 유사한 점, ③ 원고가 약학과, 회계학과 학생에 대한 행위를 스스로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 ④ E, F의 증언이나 진술서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징계사유와 같이 학생들을 강제로 추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에 어긋나는 듯한 갑 제2호증의 1 내지 4, 갑 제4호증의 1 내지 12, 갑 제13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및 P, Q의 각 증언은 믿기 어렵거나 그것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절차의 하자 여부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2항은 교육기관 · 교육행정기관 또는 교육연구기관의장이 징계의결의 요구를 할 때에는 중징계 또는 경징계로 구분하여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중징계로 의결 요구한 것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실제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하였으므로 징계사유에 대하여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 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6두16274 판결 등 참조).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파면이 교원으로서의 신분을 박탈하는 중한 징계처분이기는 하지만,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학문적 진리를 탐구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는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고 항문 연찬과 학생교육에 전심전력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진실성, 도덕성, 윤리성이 요구되고,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보다 엄격한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그런데도 원고는 위와 같은 교육자로서의 직분을 망각하고 심리적으로 저항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학생들을 추행하여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③ 원고는 회계학과 학생에 대한 추행으로 인하여 위 학교의 경영대학장으로부터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E를 강제로 추행한 점, ④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의 내용, 종류, 태양, 횟수 등을 감안하면, 원고의 행위는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품위유지의무 위 반으로서 교육공무원징계양정등에관한규칙 제2조 별표에 의하여 파면이 적정한 징계양 정기준으로 보이고, 피고가 파면으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 징계양정기준에 따른 것인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그 내용이나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정문성
판사장민석
판사김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