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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196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일부 인정된 죄명 : 업무상횡령}·무고][공2000.1.1.(97),102]

판시사항

[1] 주택개량재개발조합(갑)의 전조합장이 상가조합원들의 우선수분양권을 침해하여 상가 전체를 을에게 매도한 상태에서 조합장에 취임한 피고인이 갑 명의로 을과 사이에, 종전의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되 이미 을로부터 상가를 분양받은 자(병)와는 갑 명의로 재계약을 체결하고 병이 지급할 상가분양대금을 갑이 수령하기로 약정한 후 병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은 경우, 병이 지급한 상가분양대금의 소유권은 우선분양권을 침해당한 상가조합원들이 아닌 갑에게 귀속된다고 한 사례

[2]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가 징수한 매출세액의 소유권의 귀속 및 주택개량재개발조합의 조합장이 상가조합원들로부터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돈을 수령하여 조합의 건축비 등에 사용한 행위가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주택개량재개발조합(갑)의 전조합장이 상가조합원들의 우선수분양권을 침해하여 상가 전체를 을에게 매도한 상태에서 조합장에 취임한 피고인이 갑 명의로 을과 사이에, 종전의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되 이미 을로부터 상가를 분양받은 자(병)와는 갑 명의로 재계약을 체결하고 병이 지급할 상가분양대금을 갑이 수령하기로 약정한 후 병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은 경우, 병이 지급한 상가분양대금이 우선분양권을 침해당한 상가조합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취지에서 수수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갑·을이 합의를 하게 된 동기나 경위에 불과할 뿐이므로 위 상가분양대금은 갑이 상가의 매도인이 되어 수령한 것으로서 갑의 소유에 귀속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상가조합원들을 위하여 보관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2] 부가가치세는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 즉 사업자가 이를 납부할 의무를 지는 것으로서(부가가치세법 제2조),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때에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부가가치세를 그 공급을 받는 자로부터 징수하여야 하는 것이고(같은 법 제15조), 사업자는 일정한 과세기간 동안에 자기가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세액 즉 매출세액에서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되었거나 사용될 재화나 용역의 공급 또는 재화의 수입에 대한 세액 즉 매입세액을 공제한 금액을 납부세액으로 하여 이를 국가에 신고·납부하되 매출세액을 초과하는 매입세액은 환급세액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같은 법 제3조, 제17조, 제19조),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만이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이고 그 거래 상대방인 공급을 받는 자는 이른바 재정학상의 담세자에 불과할 뿐 조세법상의 납세의무자가 아니며, 납세의무자인 사업자가 공급을 받는 자로부터 매출세액을 징수하였다고 하여 막바로 이를 부가가치세로 납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닐 뿐 아니라 매출세액을 징수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업자가 매출세액을 징수하는 경우에 부가가치세의 납부의무자도 아닌 거래 상대방을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관계에서 징수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사업자는 일정한 과세기간 종료 후에 그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세액과 매입세액 여하에 따라 매출세액의 징수 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의 책임하에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므로 일단 징수한 매출세액은 공급자의 소유로 귀속되는 것이라 할 것이며, 이러한 법리와 거래 당사자의 관계에 관한 해석은 부가가치세 부과대상이 아닌 거래에 관하여 착오나 법리오해로 매출세액을 징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고, 다만 그와 같은 경우에 사업자가 상대방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성립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에 불과하고, 만약 사업자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님을 알면서 상대방을 기망하고 징수한 경우에는 사기죄를 구성할 뿐이라고 할 것인바, 주택개량재개발조합의 조합장이 상가조합원들로부터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징수한 매출세액을 조합이 지급하여야 할 건축비 등으로 사용한 행위는 상가조합원들에 대한 상가분양이 부가가치세 부과대상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진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국선변호인의 상고이유와 변호인 변호사 문광신의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89. 10.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2-2구역 불량주택지구 주택개량 재개발조합(이하 조합이라고 한다)의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그 업무를 총괄하던 자로서, 조합에서 건립하는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약 2,400평의 대림프라자 상가는 조합의 정관, 관리처분계획 및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분양기준 등에 따라 피해자 정익덕 외 94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상가조합원들에게 그들 소유의 기존 상가면적과 동일한 면적을 감정가격(평당 약 190만 원)으로 우선 분양하고, 그 나머지 상가를 일반 분양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조합장인 공소외 신효균이 1988. 12. 31.경 위 상가 전체를 주식회사 선우유통(이하 선우유통이라고 한다)에 수의계약으로 금 49억 2,500만 원에 매각하고, 선우유통은 이를 평당 600만 원에 일반 분양을 함으로써 우선수분양권을 침해당한 위 상가조합원들 95명이 신효균 및 선우유통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피고인에게 이를 도와 달라고 부탁하자 피고인은 1989. 2.경 소위 '상가 딱지'를 금 1,200만 원에 매수하고 상가조합원의 자격을 취득하여 조합의 조합장인 동시에 위 상가조합원들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위 상가조합원들을 위하여 선우유통으로부터 피해보상금을 수령, 보관하며 이를 피해자들에게 분배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되었는바,

(1) 1990. 6. 5. 위 상가조합원들이 선우유통으로부터 피해보상금 20억 원을 받기로 합의하고, 그 합의금은 일반 분양을 받은 상가 수분양자에 대한 미수금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수령하기로 하여 1990. 8. 23.경부터 1991. 11. 21.경까지 사이에 일반 수분양자들로부터 약 합계금 17억 원을 수령한 다음 위 상가조합원들 중 분양포기자 24명에게 금 7억 8,620만 원을 보상하고 나머지 금 9억 1,847만 5,950원을 상가조합원들을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위 금원을 상가조합원들에게 분배하거나 상가조합원들을 위하여 사용하지 아니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1990. 11. 1.경부터 1995. 1. 20.경까지 사이에 조합 사무실 등지에서 46여 회에 걸쳐 합계금 8억 4,626만 2,820원을 피해자인 상가조합원들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조합의 경비 등으로 마음대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고,

(2) 도시재개발법에 의거 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 재개발아파트의 상가의 분양권자는 부가가치세법 제6조의 규정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의무가 없어 추가로 상가조합원들로부터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돈을 징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법리오해로 인하여 상가조합원들에게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분양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부과하여 1990. 8. 1.경부터 같은 해 9. 30. 사이에 상가조합원들로부터 상가에 대한 분양금 이외에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합계금 1억 2,370만 3,578원을 수령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이를 위 상가조합원들에게 반환하지 아니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1990. 11.경부터 1991. 3.경까지 사이에 조합 사무실 등지에서 조합이 지급하여야 할 건축비 등으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나. 피해보상금 17억 원 횡령 부분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전 조합장 신효균이 그 판시와 같은 경위로 선우유통에 상가를 매도함으로 인하여 상가조합원들이 입은 피해의 보상 문제를 가지고 선우유통과 계속적으로 교섭하던 중 1990. 6. 5. 선우유통이 이미 일반 분양한 부분에 대한 분양계약은 그 수분양자들의 기득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조합이 그대로 인정하되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신효균과 체결한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기로 함과 동시에 그 매도행위와 그에 따른 일반 분양으로 인하여 우선수분양권을 침해당한 상가조합원들의 피해를 보상한다는 취지에서 선우유통이 취득한 이익금 중 금 20억 원을 조합에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합의금은 조합이 선우유통으로부터 일반 분양을 받은 상가 수분양자에 대한 미수금 채권을 양도받아 수금하기로 함에 따라 피고인은 1990. 8. 23.경부터 1991. 11. 21.경까지 사이에 일반 수분양자들로부터 합계금 17억 원 가량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상가조합원들의 우선수분양권의 내용, 이 사건 상가분양과 관련한 분쟁 경위 및 그 해결 과정과 그 구체적 내용(위 합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선우유통으로부터 이미 이 사건 상가를 분양받은 다수의 일반 수분양자들을 보호하고 우선수분양권을 침해받은 상가조합원들의 피해를 보상하여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조합이나 전체 조합원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다), 조합은 신효균의 선우유통에 대한 상가 매도행위로써 어떠한 손해를 입지 아니한 점,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상가조합원들에 대한 피해보상금조로 별도로 수령한 돈은 조합 정관 제30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전체조합원에게 균등하게 배분하여야 할 상가 등 복리시설의 분양수입금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선우유통이 지급한 위 돈 17억 원은 우선수분양권을 침해당한 상가조합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것이고 피고인은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도 조합 경비 등에 사용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횡령죄는 타인 소유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것이므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타인 소유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조합을 대표한 피고인과 선우유통 사이에 1990. 6. 5. 체결된 합의서(공판기록 3167면)의 기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조합과 선우유통 사이의 1988. 12. 31.자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되 선우유통으로부터 이미 상가를 일반 분양받은 그 수분양자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합은 그들과 그들이 선우유통과 체결하였던 동일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하고, 이 경우 조합은 일반 수분양자들로부터 그들이 선우유통에 미지급한 대금만을 직접 지급받음으로써 분양대금지급을 이행한 것으로 보며, 이 합의는 조합의 조합원 총회(또는 대의원회)의 결의를 얻어야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합의하고(위 합의서 2, 4의 가, 나, 5의 라, 6), 그 합의서에 대하여 조합과 선우유통 명의로 사서증서인증까지 받은 사실, 위 합의 이후 조합은 1990. 8. 23.경부터 1991. 11. 21.경까지 사이에 일반 수분양자들로부터 합계금 17억 원 가량을 수령하면서 조합 명의의 예금통장을 개설하여 입금조치하는 등 이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조합의 정상적인 업무집행 방법에 의하여 처리한 사실을 알아볼 수 있는바, 선우유통과 체결한 위 합의의 당사자가 그 명의와 달리 상가조합원들이라거나 또는 위와 같은 합의서의 약정에 따라 조합이 일반 수분양자들로부터 수령한 위 금 17억 원이 실제로는 상가조합원들의 위임을 받아 대신 수령한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조합이 상가의 매도인이 되어 그 매매대금으로 수령한 것으로서 조합의 소유에 귀속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위 금 17억 원의 소유권이 상가조합원들에게 귀속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조합의 조합장 또는 상가조합원들의 대표 자격에서 상가조합원들을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시 증거들 중 정익덕과 임근중의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에서 진술에 의하면, 상가조합원들을 대표하여 피고인을 고소한 정익덕은 상가조합원들이 선우유통으로부터 피해보상으로 금 20억 원을 받기로 합의하고 이를 수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진술은 위 금원의 성격에 관한 주관적인 평가이거나 위 합의서에 관한 법률관계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 조합과 선우유통이 약정 주체로 되어 있는 위 합의서의 기재에 불구하고 그 합의의 주체가 상가조합원들과 선우유통이라거나 조합이 상가조합원들의 위임을 받아 약정을 체결하고 금원을 수령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은 아니라고 보이고, 임근중은 조합과 선우유통이 약정의 주체임을 분명히 진술하면서 다만 위 금원은 상가조합원들에 대한 피해보상금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진술한 정도에 불과하며, 위 합의서의 내용 중에 조합과 선우유통은 일반 수분양자와 상가조합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에 서로 협력하여야 하고(5의 나), 이 합의에 명시되지 아니한 사항은 민법의 규정에 의하여 해결하되 위 상가조합원들과 일반 수분양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취지에 반하여서는 아니된다(7의 가)는 약정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감안할 때 위 금 17억 원이 상가조합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취지에서 조합이 수령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기록에 의하면 당초 상가조합원들에 대한 상가의 우선수분양권의 내용과 범위에 관하여 상가조합원들은 재개발의 대상이 된 건축물의 면적 전부에 대하여 우선수분양권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일반 조합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조합에서는 건축물 중 실제로 상가로 사용되는 면적에 대하여만 우선수분양권을 인정하겠다고 하여 분쟁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분쟁이 계속되는 와중에 위 합의서가 작성되었다고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조합과 선우유통이 합의를 하게된 동기나 경위에 불과할 뿐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자료는 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시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에는 업무상횡령죄의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다. 부가가치세 횡령 부분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상가조합원들로부터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돈을 수령하여 조합의 건축비 등에 사용한 행위는 상가조합원들이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느냐의 여부와는 상관없이(조합장인 피고인으로서는 만약 상가조합원들이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는 위 돈을 부가가치세로 납부하여야 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를 반환하여야 할 업무상 의무가 있다) 당연히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법의 관계 조문을 보면, 부가가치세는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 즉 사업자가 이를 납부할 의무를 지는 것으로서(동법 제2조),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때에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부가가치세를 그 공급을 받는 자로부터 징수하여야 하는 것이고(동법 제15조), 사업자는 일정한 과세기간 동안에 자기가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세액 즉 매출세액에서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되었거나 사용될 재화나 용역의 공급 또는 재화의 수입에 대한 세액 즉 매입세액을 공제한 금액을 납부세액으로 하여 이를 국가에 신고·납부하되 매출세액을 초과하는 매입세액은 환급세액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동법 제3조, 제17조, 제19조), 따라서 사업자만이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이고 그 거래 상대방인 공급을 받는 자는 이른바 재정학상의 담세자에 불과할 뿐 조세법상의 납세의무자가 아니며, 납세의무자인 사업자가 공급을 받는 자로부터 매출세액을 징수하였다고 하여 막바로 이를 부가가치세로 납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닐 뿐 아니라 매출세액을 징수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는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업자가 매출세액을 징수하는 경우에 부가가치세의 납부의무자도 아닌 거래 상대방을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관계에서 징수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 사업자는 일정한 과세기간 종료 후에 그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세액과 매입세액 여하에 따라 매출세액의 징수 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의 책임하에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므로 일단 징수한 매출세액은 공급자의 소유로 귀속되는 것이라 할 것이며, 이러한 법리와 거래 당사자의 관계에 관한 해석은 부가가치세 부과대상이 아닌 거래에 관하여 착오나 법리오해로 매출세액을 징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고, 다만 그와 같은 경우에 사업자가 상대방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성립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에 불과하고, 만약 사업자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님을 알면서 상대방을 기망하고 징수한 경우에는 사기죄를 구성할 뿐이라고 할 것이다 .

그렇다면, 조합의 상가조합원들에 대한 상가 분양이 부가가치세 부과대상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피고인이 상가조합원들로부터 징수한 매출세액을 조합이 지급하여야 할 건축비 등으로 사용한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할 수 없다 고 할 것인데도(다만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인용한 국세청장의 질의회신서의 내용을 보면 공용환권으로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받은 경우에는 종전 권리의 변환이 일어난 것일 뿐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는 부가가치세의 부과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법리를 나타낸 것이라고 보이는바, 이 사건에서 상가조합원이란 이 사건 재개발지역 내에 토지 또는 건축물을 소유한 자 및 지상권자로 구성된 조합의 조합원 중 특히 종전 건축물의 용도가 상가 또는 유사복리시설인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상가조합원도 관리처분계획에 의하여 종전의 토지나 건축물에 대한 공용환권으로 아파트를 배정받았고, 상가는 공용환권의 대상이 아니라 이 사건 재개발사업의 체비 및 부속시설에 해당하는데 다만 상가조합원들이 종전에 보유하던 상권에 대한 보상의 의미와 원활한 재개발사업 추진 등을 위하여 우선수분양권을 인정받은 것이라면, 이 사건 상가조합원들에 대한 상가의 분양은 부가가치세의 부과대상인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가 징수한 매출세액의 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이유 있다.

2. 변호인 변호사 문광신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명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본즉, 이 피고사건 중 무고 범죄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제1, 2의 죄 및 이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 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된 나머지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김형선(주심) 이용훈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