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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후410 판결

[상표등록무효][집38(4)특,279;공1991.1.15.(888),230]

판시사항

가. 영어참고서를 지정상품으로 한 등록상표 “영어 실력기초”의 특별현저성 유무(소극)

나. 상표등록무효심판이 당해 상표의 거절사정을 파기한 항고심결에 기속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영어참고서를 지정상품으로 한 등록상표 “영어 실력기초”를 구성하고 있는, “영어”, “실력”, “기초” 등의 각 단어는 특별현저성이 결여된 기술적 표장에 불과한 것으로서, 위 상표는 그 지정상품과 관련지어 볼 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기초적인 영어참고서”로 인식되어지므로, 구 상표법 제8조 제1항 제3호 에 해당되어 같은 법 제46조 제1호 에 의하여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상표의 등록을 거절한 사정에 대한 항고심판에서 이 사건 상표가 단순한 성질(품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원사정을 파기한 심결은 상표등록출원에 대한 심사의 연장으로서 당사자간의 무효 심판과는 별도의 심판이므로 이 사건 무효심판이 위 거절사정불복 항고심판의 심결에 기속되지 않는다.

심판청구인, 피상고인

안현필 외 1인

심판청구인들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용인 외 1인

피심판청구인, 상고인

백동혁 소송대리인 변리사 하문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우 외 1인

주문

원심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와 이에 관계 있는 상고이유보충서 부분 포함) 제1,2점에 대하여

원심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상표 “영어 실력기초”를 구성하고 있는, “영어”, “실력”, “기초” 등의 단어는 특별현저성이 결여된 기술적 표장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 사건 상표는 그 지정상품과 관련지어 볼 때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기초적인 영어참고서”로 인식되어지므로, 상표법 제8조 제1항 제3호 에 해당되어 같은법 제46조 제1호 에 의하여 무효 라고 하고, 이 사건 상표의 등록을 거절한 사정에 대한 항고심판소에서 이 사건 상표가 단순한 성질(품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위 등록을 거절한 원사정을 파기한 1979년 항고심판(절) 제932호 심결은 상표등록출원에 대한 심사의 연장으로서 당사간의 무효심판과는 별도의 심판이므로 이 사건 무효심판이 위 거절사정불복 항고심판의 심결에 기속되지 않으며, 피심판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상표와 유사한 상표가 등록된 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표의 등록심사나 무효심판은 개별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라고 하여 거시된 사례들은 이 사건 상표의 경우에는 적용하기가 부적합하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옳고, 여기에 소론과 같은 상표의 특별현저성 및 국가의사결정에 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같은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상표법 제8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상품의 성질만을 표시하는 상표가 등록되기 위하여는 그러한 상표가 수요자에게 인식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상표가 누구의 상표인가가 수요자에게 현저히 인식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상표의 지정상품인 “영어 실력기초”가 1958년부터 1973년까지 약 70만부나 판매되었으며, 그 후에도 출원시까지 계속 판매 되어, 이 사건 상표는 수요자간에 현저히 알려졌지만, 이 사건 상표의 출원인인 백형모가 위 “영어 실력기초”의 저자인 심판청구인 안현필로부터 그 저작권을 양수한 1973.5.31.부터 이 사건 상표의 등록출원일인 1979.1.26.까지는 불과 5년 8개월 정도에 불과하여 이 사건 상표가 위 참고서의 상표로서 사용한 위 백형모에게 속한다는 것은 잘 인식되지 아니하는 것이며, 또한 서적의 저작권자가 저자나 출판사와 다른 경우 수요자들은 그 서적을 저자 또는 출판사와 연관하여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표시에 표시조차 되어 있지 아니한 별도의 저작권자와 연관하여 인식하지 아니하는 것이 통상의 경험법칙이라고 할 것이데, 이 사건 상표가 출원되기 이전에 발행된 “영어 실력기초”의 표지나 그 뒷면에 발행인 등 표시부분에 저자인 안현필이나 출판사인 학연사만이 표기되어 있을 뿐, 위 백형모는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수요자가 위 책이 위 백형모에 의하여 제작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하여, 이 사건 상표가 상표법 제8조 제2항 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상표법 제8조 제2항 에 의하여 상표가 등록되기 위하여는 출원전에 상표로서 사용한 결과 수요자가 당해 상표를 누구인가의 상품표지로 승인하고 있으면 족한 것이고, 구체적으로 특정인의 성명이나 명칭까지 인식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심결이 적절하게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상표는 상당한 기간동안 위 안현필이 저작한 위 영어참고서의 상표로서 사용되어 수요자간에 현저하게 알려졌음을 알 수 있고, 비록 일반적으로 수요자들은 서적을 저자 또는 출판사와 연관하여 인식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서적은 저자이든 그 저자로부터 저작권을 양수한 자이든 간에 그 서적을 적법하게 제작, 판매할 수 있는 저작권자에 의하여 제작되는 것이고, 또 그 서적의 상표가 그러한 저작권자에 속한다는 것은 수요자에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이 이 사건 상표가 수요자간에 위 안현필이 저작한 영어참고서의 제호 내지 상표로서 인식되고, 또한 위 백형모가 위 참고서의 저작권을 위 안현필로부터 양수한 이상, 이 사건 상표는 위 상표법의 규정에 의하여 적법하게 등록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상표가 위 상표법 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것은 위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특허청 항고심판소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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