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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7. 22. 선고 95다53096 판결

[해고무효확인등][공1997.9.15.(42),2614]

판시사항

근로자가 상사·동료의 폭행·협박으로 직장생활을 감당할 수 없음을 이유로 휴직신청을 했으나 회사가 이를 승인하지 않자 계속 그 승인을 요구하면서 무단결근한 경우, 그에 대한 징계면직처분이 징계권의 남용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휴직신청 당시 근로자가 근무부서의 상사·동료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친 폭행·협박으로 불안한 직장생활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고 자신에게 폭행·협박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직원들을 수사기관에 고소까지 제기한 상태인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로서는 근무부서에서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함이 매우 부적당한 상태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휴직신청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회사가 휴직신청 사유의 사실 유무에 관하여 면밀히 조사하지도 아니한 채 정당한 휴직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휴직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한 조치는 부당하므로, 근로자가 회사에 그 휴직신청의 승인을 계속 요구하면서 출근을 거부하게 되었다면, 비록 그 결근이 회사의 승인이 없이 이루어져 무단결근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이는 통상의 무단결근 행위와는 달리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정도의 비위행위라고는 볼 수 없으니, 회사가 징계양정상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인 징계면직처분을 한 것은 징계권의 남용이거나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현우)

피고,상고인

포항종합제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정제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한 도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1에 대하여

관계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점에 관한 원심의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2, 3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24조 제1항은 직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괄호 안에 명시된 기한 내에서 휴직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사유의 하나로 다른 구체적인 사유와 아울러 제2호에 본인이 휴직을 원할 때(1년)라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 제22조는 조합원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할 경우에는 괄호 안에 명시된 기한 내에서 휴직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사유의 하나로 제7호에 본인이 휴직을 원할 때(1년)라고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휴직규정은 일정한 휴직사유가 발생한 경우 사용자는 일방적으로 휴직명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동시에 근로자는 휴직청구권이 있음을 규정한 것이라 풀이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휴직신청 당시 원고는 근무부서의 상사·동료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친 폭행·협박으로 불안한 직장생활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고 자신에게 폭행·협박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직원들을 수사기관에 고소까지 제기한 상태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로서는 근무부서에서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함이 매우 부적당한 상태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휴직신청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피고 회사가 원고의 휴직신청 사유의 사실 유무에 관하여 면밀히 조사하지도 아니한 채,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정당한 휴직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휴직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한 조치는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그 휴직신청의 승인을 계속 요구하면서 출근을 거부하게 되었다면, 비록 원고의 결근이 피고 회사의 승인이 없이 이루어져 무단결근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이는 통상의 무단결근 행위와는 달리 사회통념상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정도의 비위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니, 원심판시와 같은 무단결근의 원인·과정·기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가 징계양정상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인 징계면직처분을 한 것은 징계권의 남용이거나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원심의 판결이유 중 그 징계사유가 없다고 설시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최종영 정귀호(주심) 이돈희

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95.10.25.선고 94나6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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