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구지방법원 2016.6.9.선고 2015가단129325 판결

부당이득금

사건

2015가단129325 부당이득금

원고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

주식회사 케이비손해보험

변론종결

2016. 5. 19.

판결선고

2016. 6. 9.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억5,4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2. 2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손해보험업을 영위하는 보험사업자로서 A가 운전하는 B 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에 대하여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 또한 보험사업자로서 C가 운전하는 D 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에 대하여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C는 2015, 7. 14. 03:20경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대구 수성구 중동에 있는 중동네 거리 교차로를 중동교 방면에서 들안길네거리 방면으로 편도 5차로 중 2차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때마침 반대 방면에서 들안길네거리 방면으로 유턴하고 있던 원고 차량의 앞범퍼 왼쪽 부분을 피고 차량의 앞부분으로 들이받아 위 각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E 등 2명은 사망, 2명은 중상, 2명은 경상을 입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다. 당시 피고 차량은 위 도로의 제한속도가 시속 60km였음에도 시속 120km의 속도로 운전하다가 진행 방향의 초록색 신호가 황색으로 변하였음에도 그대로 진행하였고, 원고 차량은 교차로 반대편에서 주행해 오던 중 자신의 진행 방향 신호가 황색으로 변하 자마자 2차로에서 좌측으로 급격히 선회하면서 진행하던 속도 그대로 사고지점까지 진행하여 유턴하면서 반대편 차로로 넘어가다가 직진하던 피고 차량과 충돌하였으며, 피고 차량이 원고 차량과 충돌할 당시에도 신호등은 황색이었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사고 후 피고 차량에 탑승하였다가 사망한 E의 손해배상금으로 319,424,110원을 지급하였다.

마. 원고와 피고는 '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에 가입하고 있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라고만 한다)에 심의를 청구하였고, 심의위원회는 2015. 11. 30. '피고 차량은 과속 및 황색신호에 교차로 진입, 원고 차량은 2차로에서 황색신호에 유턴한 과실이 각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 차량과 원고 차량의 과실을 50:50으로 산정하였다.

바. 원고는 위 결정에 따라 2015. 12. 21. 피고에게 154,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1, 갑 제6호증의 2, 3, 5, 8 내지 13, 갑 제7호증의 1 내지 6, 을 제1, 2,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 부제소합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 항변

1) 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에 의하면, 모든 협정회사가 법원

에 제소하기에 앞서 심의청구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고(제18조), 청구인은 심의위원회의 결정통보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심의위원회의 결정 대상이 된 구상금분쟁에 관하여 제소 등을 할 수 있으며(제26조 제1항), 청구인 또는 피청구인이 심의위원회의 결정 통보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제25조에서 정한 재심의 청구 또는 제26조에서 정한 제소 등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심의위원회의 결정이 확정된다(제27조). 2) 따라서 원고는 위 심의결정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4일이 지나면 사고와 관련한 구상금 분쟁을 이유로 법원에 제소할 수도 없고 부당이득반환청구도 할 수 없음에도, 원고는 위 심의조정결정서를 받은 지 약 1개월이 지나 2015. 12, 31.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한 소로서 각하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원고와 피고는 '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에 가입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원고를 상대로 구상금분쟁심의 청구를 한 사실, 위 협정제26조는 제1항에서 "청구인은 심의위원회의 결정 통보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심의위원회의 결정 대상이 된 구상금분쟁에 관하여 제소 등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제2항에서 "피청구인은 심의위원회 조정결정 주문과 같은 의무를 이행한 후 청구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제기 등 구상금분쟁에 관한 제소 등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2) 이러한 위 협정의 규정 내용, 특히 제26조 제2항의 문언에 의할 때, 구상금분 쟁심의 청구인과 피청구인 모두 구상금분쟁심의 결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청구인의 경우와 달리 피청구인이 제기하는 부당이득금반환청구 소송의 제소에는 14일간의 제소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구상금분쟁심의를 청구한 것은 피고이고 원고는 피청구인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원고는 14일간의 제소기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3)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의 본안청구에 대한 판단 : 원고 차량의 무과실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와 피고의 주장

1) 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피고 차량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하였고 원고 차량에는 아무런 과실이 없음에도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에게 과실을 전제로 한 구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금원은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위 결정에서 정한 과실 비율이 적정할 뿐 아니라, ② 위 협정 제27조 제1항에 의하여 심의조정결정이 확정되었고, 제28조 제1항은 이러한 경우 원고와 피고 사이에 확정된 조정결정 주문과 같은 내용의 합의가 성립된 것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므로, 확정된 이 사건 심의조정결정은 심의위원회가 중립적으로 이 사건 사고에 다른 구상금의 지급에 따른 분쟁을 상호 양보하여 해결한 원, 피고의 합의를 확인, 결정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민법상의 화해계약에 해당하여, 이로써 이 사건 사고에 대항 구상금지급 등의 법률관계는 합의한 내용대로 새롭게 발생하였다고도 다툰다.

나. 화해계약의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

피고의 위 ② 주장에 관하여 먼저 보건대, 피청구인이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제소를 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결정이 당사자간의 화해계약으로서 창설적 효력을 갖는다고 볼 수 없어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다. 과실 비율에 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이 사건 사고의 경위는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리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장소에서 원고 차량이 진행하던 1차로에는 유턴을 허용하는 노면표시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전방의 교차로에 설치되어 있는 신호기에는 적색신호시, 좌회전신호시 또는 보행신호시 유턴하라는 등의 별도 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과실비율에 관한 판단

가) 도로교통법 제18조 제1항에 의하면 '차마의 운전자는 보행자나 다른 차마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차마를 운전하여 도로를 횡단하거나 유턴 또는 후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건과 같이 전방 신호기에 좌회전신호시 또는 보행신호시 유턴하라는 등의 별도 표지가 부착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이와 같은 유턴 허용구역에서 유턴하려 하는 차량의 운전자는 도로교통법 제16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른 통행방법에 따라 보행자나 다른 차마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염려가 없을 때에는 유턴할 수 있고, 반드시 전방의 신호기가 좌회전신호로 바뀐 후에야 유턴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유턴한 차량의 과실로 보게 되나, 상대 차량이 신호 위반을 한 경우에는 유턴 차량의 과실은 적어질 수 있다.

나) 그리고 교차로에 설치된 신호기의 신호가 적색등화로 바뀐 다음 유턴 허용구역에서 다른 차마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염려가 없음을 확인하고 유턴하는 운전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차량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운전하면 충분하고, 맞은 편 반대차선에서 정지신호를 위반하고 교차로를 통과하여 직진하여 오거나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을 경우까지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미리 방지할 특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다. 다만, 이와 같이 적색등화에서 정상적인 차마의 통행을 방해하지 아니하고 유턴하는 차량의 운전자의 경우에도 이미 맞은편 반대차선에서 교차로에 진입하여 직진하고 있는 다른 차량이 있다거나 다른 차량이 그 진행방향의 신호가 진행신호에서 정지신호로 바뀐 직후에 교차로를 진입하여 계속 직진하여 오는 등의 경우라면 그러한 차량의 동태를 두루 살피면서 유턴하는 등으로 사고를 방지할 태세를 갖추고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있다. 할 것이지만, 그와 같은 주의의무는 어디까지나 신호가 바뀌기 전이나 그 직후에 교차로에 진입하여 직진하고 있는 차량에 대한 관계에서 인정되는 것이고, 신호가 바뀐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다른 차량이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새로 진입하여 직진하여 올 경우까지를 예상하여 그에 따른 사고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까지 강구할 주의의무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다29934 판결 참조).

다) 이 건의 경우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고 당시와 같이 교차로의 직진 신호가 끝나고 황색 등화가 들어오는 순간에는 그 직후에도 교차로로 차량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고 차량으로서는 유턴하기에 앞서 이러한 차량이 있는지를 잘 확인한 후 유턴을 하였어야 함에도, 원고 차량의 운전자는 적색 등화가 들어오기도 전에 황색 등화가 들어온 상태에서 유턴을 하면서도 중앙선을 넘어가기 전에 일시정지를 하여 다른 차량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유턴을 시작할 때의 속도 그대로 진행하면서 유턴하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르렀다.

라) 이러한 사고의 경위 및 과정을 전체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 차량과 피고 차량의 과실을 50:50으로 본 심의위원회의 위 과실비율 산정을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수 사기관에서는 원고차량 운전자에게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혐의 없음 결정을 하였으나, 사실 인정이 아닌 과실 비율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법원이 수사기관의 판단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한편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에서는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있어 '불법으로 유턴한 원고 차량의 과실도 상당히 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다29934 판결은 적색 등화가 들어온 후 한쪽 차량이 신호를 준수하고 반대차선의 차량이 신호를 위반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사안이 상당히 다르다). 마) 따라서 원고 차량의 운전자에게 과실이 없거나 원고 차량의 과실 비율이 50% 미만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김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