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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므409 판결

[이혼및재산분할등][공1994.2.15.(962),534]

판시사항

가. 재산분할합의가 해제된 경우 재산분할청구의 적법 여부

나. 재산분할대상 재산을 평가함에 있어 증거 없이 영업권을 인정하거나 그 평가에 토지수용보상시의 폐업보상 평가방식을 적용한 원심판결을 위법하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부부가 협의이혼하기로 하고 이혼에 따른 자녀양육, 위자료, 재산분할등의 조건에 관하여 합의하여 공증까지 한 후 부가 그 합의 내용의 일부를 이행하지 아니하므로 처가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위 합의의 해제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면 위 재산분할 합의는 적법하게 해제되어 더 이상 존속하지 아니하므로 처는 여전히 재산분할청구권을 가진다.

나. 수용보상에 있어서의 폐업보상 평가방식을 분할대상재산의 평가에 적용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통상의 경우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의 영업권(권리금)이라고 할 때에는 영업자가 그 점포에서 판매업을 영위함으로 인하여 얻는 무형의 수익가치(동종 영업자에 대비한 초과수익) 전부를 포괄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점포의 영업권 외에 따로 그 점포에서 영위하는 영업만의 영업권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고, 백화점 매장을 이용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은 이른바 특정매입이라고 말하는 것으로서 영업자가 자신의 직원을 동원하여 자신의 상품을 백화점 매장 내에서 판매하고 그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서 백화점에 납입하는 방식이며, 그 기간이 정하여져 있기는 하나 기간의 연장이 보장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 중에도 백화점 측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철수하여야 하는 것이고 임대보증금도 없고 제3자에의 양도도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면 이와 같은 형태의 영업상 이익을 독자적인 재산으로서 평가대상이 되는 영업권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경래 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가정법원이 이혼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재산분할의 재판을 하는 것은 재산분할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 한하는 것이므로(민법 제839조의2 제2항), 당사자 사이에 이미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성립하였다면 당사자 일방에 의한 재산분할의 청구가 있더라도 그 청구의 이익이 없어 각하를 면하지 못할 것임은 소론과 같다.

그러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를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는 1991.6.26. 서로 협의이혼하기로 하고 이혼에 따른 자녀양육, 위자료, 재산분할 등의 조건에 관하여 합의하여 공증까지 하였으나 그 후 피고가 그 합의내용의 일부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가 (1991.9.26.) 이 사건으로써 이혼, 위자료 및 재산분할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1991.10.8.에 이르러서는) 피고에 대하여 위 합의의 해제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과 위 합의의 내용은 아직까지도 완전히 이행되지 아니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위 (1991.6.26.자) 재산분할의 합의는 적법하게 해제되어 더 이상 존속하지 아니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에 의하여 원·피고 사이의 재산분할을 명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그 재산분할청구권의 부존재를 주장하는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1) 영업권 평가액

원심판결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은 감정인 정병호의 감정결과에 의하여 원판시 별지목록 기재 거여동 소재 부동산의 임대업에 따른 영업권을 금 656,263,000원으로, 평화시장 점포의 소매업에 따른 영업권을 금 41,986,000원으로, 플레이보이 상표로 유명 백화점에 우산, 장갑 등을 납품하는 사업에 따른 영업권을 금 576,000,000원으로 각 평가하고 그 합계금액에 평화시장 점포에 대한 권리금 평가금액 금 60,000,000원을 합친 금 1,334,249,000원(원심판결에는 1,334,29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오산임이 분명하다)을 피고의 적극재산인 영업권 평가액으로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부동산 임대업의 영업권에 대하여 보면, 원심이 위 거여동 소재 부동산의 시가액을 피고의 적극재산으로 인정한 외에 별도로 그 건물일부에 대한 임대업의 영업권을 평가하여 피고의 적극재산에 포함시켰음은 그 자체로써 이미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다. 나아가 평가의 방법에 대하여 보더라도 위 감정결과는 거여동 소재 부동산의 임대업에 따른 33개월간의 수입을 금 2,005,249,000원으로 보고 여기에 소득표준율(45%)을 곱하여 순수입을 구한 다음 그 중 24개월분 수입해당액을 영업권 가액으로 평가하고 있으며(토지수용보상시 폐업보상에 대한 평가방식이라고 한다) 원심은 그 평가액을 그대로 영업권의 가액으로 인정한 것인바, 수용보상에 있어서의 폐업보상 평가방식을 분할대상재산의 평가에 적용할 이유가 없을 뿐 만 아니라, 33개월의 수입을 금 2,005,249,000원으로 본 것도 아무런 근거없는 자의적인 수입인정이라 할 것이니 위와 같은 원심의 가액평가는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 할 것이다.

원심은 위 감정결과에 의하여 평화시장 점포 자체의 영업권을 금 60,000,000원으로 평가한 외에 그 점포에서 영위하는 소매업의 영업권을 별도로 금 41,986,000원으로 평가하여 이를 피고의 적극재산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통상의 경우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의 영업권(권리금)이라고 할 때에는 영업자가 그 점포에서 판매업을 영위함으로 인하여 얻는 무형의 수익가치(동종 영업자에 대비한 초과수익) 전부를 포괄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점포의 영업권외에 따로 그 점포에서 영위하는 영업만의 영업권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채용한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보아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를 함에 있어서 평화시장 점포의 영업권을 금 60,000,000원으로 평가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위 점포의 영업권을 그 평가액외에 별도로 소매업의 영업권을 인정하여 평가하였음은 증거없이 적극재산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위 감정결과에 의하면 평화시장 점포에서의 순수입 중 24개월분을 소매업에 따른 영업권의 가액으로 평가하고 있고(토지수용보상시 폐업보상에 대한 평가방식) 원심은 이를 그대로 영업권의 가액으로 인정한 것인바, 그와 같은 평가방식이 근거가 없는 것임은 위에서 이미 본 바와 같다.

또한 원심은 위 감정결과에 의하여 유명 백화점에 상품을 납품하는 사업의 영업권을 금 576,000,000원으로 평가하여 피고의 적극재산에 합산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전국 16개 백화점에서의 월간 매출액을 금 200,000,000원으로 보고 여기에 소득표준율(12%)을 곱하여 월간 순수입을 구한 다음 24개월간 수입합계를 영업권 가액으로 한 것으로 되어 있다.(역시 토지수용보상시 폐업보상에 대한 평가방식) 그런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8호증(계약서) 등 관계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백화점 매장을 이용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은 이른바 특정매입이라고 말하는 것으로서 피고가 자신의 직원을 동원하여 자신의 상품을 백화점 매장 내에서 판매하고 그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서 백화점에 납입하는 방식이며, 그 기간이 정하여져 있기는 하나 기간의 연장이 보장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 중에도 백화점 측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철수하여야 하는 것이고 임대보증금도 없고 제3자에의 양도도 있을 수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형태의 영업상의 이익을 독자적인 재산으로서 평가대상이 되는 영업권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 할 것이다.

그리고 가사 그와 같은 영업권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평가는 그 영업권의 객관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인데, 우선 토지수용보상시의 폐업보상에 대한 평가방식을 분할대상재산의 가액평가에 적용할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월매출액 금 200,000,000원이라는 것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수입인정이어서, 원심의 가액인정은 신빙성이 없는 것이라 할 것이다.

(2) 부동산 등의 평가액

소론은 원판시 별지목록 기재의 거여동 소재 토지 및 건물, 자동차, 콘도미니엄 등에 대한 원심의 가액인정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 것이어서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2개의 상이한 감정결과 중에서 어느 것을 채택하는가는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고, 달리 이 부분 원심의 가액인정에 채증법칙위배나 심리미진 등 위법사유가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3) 채무의 발생시기

원심이 그 판시의 피고의 백계순에 대한 채무와 거여동 소재 부동산에 대한 임대보증금 채무가 1991. 6. 26.(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1991. 8. 26.은 오기로 인정된다) 원·피고의 별거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였음은 기록과 관계증거에 비추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은 없다.

(4) 원심이 감정인 정병호의 감정결과에 대하여 아무런 납득할 만한 심리와 해명도 없이 위와 같이 재산분할대상재산 및 그 가액에 관하여 판시하면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어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다.

3. 결국 이 점을 지적한 피고의 상고논지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피고가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금액에 관한 부분)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우만(주심) 김용준 안용득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4.2.선고 92르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