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집39(3)특,546;공1991.9.15.(904),2253]
구 민법(1991.1.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법원이 이혼 당사자간의 양육자를 지정함에 있어 친권자가 될 부에게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이혼시 자의 양육에 대한 협정이 없어 법원에 그 사항을 정할 것을 청구한 때에는, 친권자가 누구인가에 관계없이 법원은 자의 연령, 부모의 재산상황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부모 중 누구 한편을 양육자로 지정하거나 또는 쌍방 모두에게 양육사항을 나누어 부담케 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때에 제일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부모의 권리 아닌, 자의 복지이므로, 구 민법(1991.1.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부부가 이혼한 경우에 아버지만이 자의 친권자가 된다고 하는 사정은 법원이 양육자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할 여러가지 사정 중 하나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사정이 양육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아버지쪽에 어떤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 사유라고는 할 수 없다.
청구인
피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옥 외 1인
원심판결 중 피청구인의 양육자지정 및 양육비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청구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위자료 청구부분에 대하여
기록에 대조하여 원심판결을 살펴보면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하고 있는 이 사건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기타 원심이 거시하고 있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위자료의 액수 산정은 적당하다고 수긍되고 거기에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자의 양육에 관한 처분 부분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청구인(반심청구인, 이하 피청구인 이라고만 한다)과 이혼을 구하는 청구인(반심피청구인, 이하 청구인이라고만 한다)의 본심청구를 기각하고 피청구인의 반심청구 중 이혼청구부분과 위자료 청구부분의 일부를 받아들여 당사자간의 이혼을 명하면서, 이들 부부간에 출산한 2남 1녀의 미성년의 자녀들에 대하여 피청구인을 양육자로 지정하고, 청구인은 피청구인에게 그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일정액의 양육비를 지급하여 달라는 피청구인의 청구에 관하여 판단하기를 청구인이 자녀들에게 몰인정, 무관심하여 자녀들의 청구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상실되었다는 피청구인의 주장은 이를 뒷받침 할 증거가 없고, 구 민법(1990.1.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민법)상 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고, 부모가 이혼할 때 그 모는 전혼인 중에 출생한 자의 친권자가 되지 못하며, 이혼당사자 간에 그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협정하지 않을 때에는 그 양육의 책임은 부에게 있는 점등을 참작하면, 위 자녀들에 대하여 피청구인을 양육자로 지정하는 것이 그들의 복지를 위하여 더 낫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 양육자를 아버지로 지정함이 상당하므로 피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고 설시하면서, 당원 1986.3.11. 선고 86므2 판결 을 인용하고 피청구인의 이 부분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그러나 구 민법 제837조 는 이혼당사자간에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은 부부간의 협정에 의하여 이를 정하고, 그 협정이 되지 아니하거나 협정할 수 없을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하도록 하고, 이러한 협정이나 법원의 결정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아버지가 그 자의 양육책임을 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 자의 양육에 관한 협정이나 법원의 결정은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 외에는 친권 기타 부모의 권리의무에 아무 영향이 없는 것이고 따라서 이혼의 경우에 그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은 아버지가 갖게 되는 자에 대한친권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원래 혼인과 가정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고( 헌법 제36조 제1항 ), 혼인과 그 해소에 있어서 양성의 평등은 우리 법률전체를 통괄하는 하나의 지도이념이라고 할 것이므로 친권과 분리하여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함에 있어서, 아버지만이 친권자가 된다는 이유를 들어 아버지에게 어떤 우월성을 주는 쪽으로 법률을 해석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
부부가 이혼하고 자의 양육에 대한 협정이 없어 법원에 그 사항을 정할 것을 청구한 때에는, 친권자가 누구인가에 관계없이 법원은 자의 연령, 부모의 재산상황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부모 중 누구 한편을 양육자로 지정하거나 또는 쌍방 모두에게 양육사항을 나누어 부담케 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때에 제일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부모의 권리 아닌, 자의 복지라고 할 것이므로, 구 민법상 부부가 이혼한 경우에 아버지만이 자의 친권자가 된다고 하는 사정은 법원이 양육자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할 여러 가지 사정 중 하나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사정이 양육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아버지쪽에 어떤 우선권을 주어야 하는 사유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이 인용하고 있는 당원의 판례는 이혼당사자간에 자의 양육에 관한 협정도 없고 법원의 결정도 없는 상태에서는, 친권자이고 자의 양육에 대한 일차적 책임자인 아버지가 양육권을 갖는다는 것으로서,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할 이 사건에는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더 나아가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어느 쪽이 어떤 방법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이 사건 이혼에 의한 가정의 파탄으로부터 미성년의 자녀들이 입게 될 피해를 가장 적게 하는 길이며, 앞으로의 그들의 복지에 가장 바람직한 것인가를 신중히 심리하여 그 자녀들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막연히 자녀들에 대한 친권이 그 아버지에게 있고 어머니가 이들을 양육함이 아버지가 양육함 보다 낫다고 볼 사정이 없다는 가벼운 설시만으로 피청구인의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 점에서 원심은 자의 양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못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청구인의 양육자 지정 및 양육비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청구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