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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울산지방법원 2017.6.28. 선고 2014가합19086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4가합19086 손해배상(기)

원고

주식회사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웰

담당변호사 김훈희, 송현영

소송복대리인 법무법인 태양 담당변호사 김정일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김종욱

피고

1. B

2. C

3. 주식회사 D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구배, 전수경

변론종결

2017. 5. 24.

판결선고

2017. 6. 28.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9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3. 7.부터 2017. 6. 2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0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Weather Strip) 코팅제1)를 포함한 화학제품 제조업 및 매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 B은 2000. 1. 17.경 원고에 입사를 하여 2008. 9. 30.까지 원고의 연구팀에 소속되어 코팅제 개발 및 연구업무를 수행하며 근무하다 퇴직한 자이고, 피고 C은 2003. 12. 1. 원고에 입사하여 2008. 9. 30.까지 원고의 연구팀에 소속되어 코팅제 개발 및 연구업무를 수행하며 근무하다 퇴직한 자이다.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은 피고 B, C이 2012. 10.경 E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설립한 회사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생산하여 기존에 원고로부터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납품받아 오던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에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납품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 B, C은 2008. 9. 30. 원고를 퇴사하면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품의 레시피(Recipe)2)를 포함한 코팅제 등 제품들의 제조방법이 기재된 연구 파일들을 무단으로 반출하였다.

다. 원고의 사규 제66조(퇴직후의 의무)에는 "퇴직 또는 해고된 자는 재직 중 취득한 회사의 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고, 2008. 9. 10.경 개정된 원고의 연구개발업무 지침에는 "연구개발 관련 모든 자료(서류, 파일, 기록물)는 대외비로 분류되어 관리되어야 한다(4.1.2.).", "연구개발 참여 인원의 퇴사시 모든 자료 (서류, 파일, 기록물)는 회사 자산으로 귀속한다(4.2.1.)."고 규정되어 있다.

라. 피고 B, C은 2004. 8. 16. 아래 표 기재 내용과 같은 서약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서약서

본인은 원고의 직원으로서 "정보"와 "연구결과"를 취급 또는 사용함에 있어 다음 사항과 같이 비밀을 유지/준수할 것을 서약합니다.

1. 본인은 원고에 재직기간 중 자신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지득한 기술정보(발명, 특허, 개발, 생산 등) 및 일체의 영업비밀 또는 기타자료(이하, 경영정보라 한다)등 모든 정보자산은 전적으로 원고의 소유이며 원고가 사용처분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2. 제품과 관련된 모든 경영정보는 대외비로 취급한다.

3. 본인은 퇴직 후 1년간은 원고에서 취득한 경영정보를 활용하여 창업하거나 동종의 경쟁업체에 취업 또는 기타 협력 관계(동업, 고문, 자문 등)를 가지지 아니한다.

본인은 상기내용을 충분히 인지하였으며 상기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지 못하였을 시에는 원고의 사규에 따른 조치 또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감수하며 원고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변상 복구할 것을 서약합니다.

마. 피고 B, C은 위에서 살펴본 원고의 사규 규정 및 연구개발업무 지침, 서약서에 따라 재직 중 원고의 영업상 주요 자산인 연구자료들을 외부에 유출하여서는 안 되고, 퇴사 시에도 영업상 주요 자산인 연구자료들을 원고에 반환하기나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폐기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 B은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원고를 퇴사하면서 향후 동종업체 창업 등 개인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원고의 연구소에서 신발용접착제의 제조방법과 연구결과 등이 기재된 원고의 연구노트 4권을 무단으로 반출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이로써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며, 피고 C은 2008. 9. 30.경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원고를 퇴사하면서 향후 동종업체 창업 등 개인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원고의 연구소에서 원고가 개발한 접착제, 코팅제 등 제품들의 제조방법이 기재된 연구 파일들이 저장된 노트북과 USB를 가져가 위 파일들을 무단으로 반출하고, 원고에서 개발한 경화제의 제조방법과 연구결과 등이 기재된 원고의 서류 파일철을 1권 가져가 무단으로 반출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으며, 이로써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피고 B은 위와 같은 배임 범죄 사실로 울산지방법원 2014고단951호 사건에서 2014. 11. 6.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피고 C은 같은 사건에서 같은 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피고 B, C 및 검사 모두 위 사건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판결은 2014. 11. 14. 확정되었다.

바. 원고는 '피고 B, C이 원고의 접착제 및 코팅제를 연구하는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기업에게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2008. 9. 30. 원고를 퇴사하면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품의 제조방법이 기재된 파일 등을 취득한 뒤 이를 활용하여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개발하여 판매함으로써 영업비밀을 누설하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피고 B, C을 고소하였다.

울산지방검찰청은 원고의 위 고소와 관련하여 피고 B, C 등에 대하여 수사한 결과 2014. 4. 23. '피고 B, C이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방법이 기재된 파일 등을 활용하여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개발하고 이를 F에 판매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해당 자료들을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 관리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면서 원고가 고소한 위 사건에 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울산지방검찰청 2013년 형 제34993호, 43092호 사건).

사. 이 법원은 2016. 5. 30. 원고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와 피고 회사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가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G기관의 H 감정인에게 감정을 의뢰하였지만, H 감정인은 2016. 9. 30. 여러 시험 방법 및 기기분석 등을 통하여 위 두 코팅제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려 하였으나, 기기분석 방법으로 이를 측정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감정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이 법원에 감정인 지정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 B, C은 원고에서 퇴사하더라도 원고에 근무 중 지득하게 된 영업비밀 등 자료를 유출하거나 이를 통해 스스로의 이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지 아니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정한 영업비밀인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기술을 원고를 퇴사하면서 무단으로 반출한 후 이를 활용하여 피고 회사를 설립하고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생산하였다. 피고들이 위와 같이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원고의 기존 거래처인 F에 저가로 납품함으로써 원고가 F에 더 이상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납품할 수 없게 되어 원고는 909,484,015원(= F에 납품한 물품대금 합계 4,547,420,075원3) X 수익률 20%)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위 손해 중 일부로서 원고에게 101,000,0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설령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이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기술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이상 피고 B, C이 이를 무단으로 반출한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무단 반출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기술자료를 활용하여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원고의 기존 거래처인 F에 저가로 납품함으로써 원고가 F에 더 이상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납품할 수 없게 되어 원고는 909,484,015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위 손해 중 일부로서 원고에게 101,000,0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1) 원고는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 분야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피고 회사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것이므로 이 사건 소의 제기는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

2) 피고 B, C이 퇴사 시 반출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피고들은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을 도용한 적도 없고,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와 동일한 제품을 만들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이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재판청구권의 행사도 상대방의 보호 및 사법기능의 확보를 위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하여 규제된다고 볼 것이므로, 소송의 목적이 오로지 상대방을 괴롭히고 나아가 사법인력을 불필요하게 소모하는 결과로 되는 제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하여 소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8재다27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속하므로, 실체법상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소송의 제기에 대하여 이를 신의칙에 반하는 소권의 남용이라고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피고들은 원고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 분야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피고 회사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 C이 원고를 퇴사하면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품의 레시피(Recipe) 등의 자료를 무단 반출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로서는 피고들이 이를 활용하여 원고의 경영상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 원고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 분야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피고 회사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시장 진입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 제기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여기서 ①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것(비공지성)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②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경제적 유용성)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며, ③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비밀유지성)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7도677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이고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통상적으로 입수하기 어려운 자료인 점, ②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은 원고가 상당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만든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만일 경쟁사가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을 취득할 경우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등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을 보유한 국내업체가 원고를 포함하여 3개에 불과할 정도로 그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은 비공지 성 및 경제적 유용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 B, C을 비롯한 연구원들이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 자료를 원고 회사 내부의 개인 컴퓨터에 보관하도록 하면서, 컴퓨터에 보안 암호를 걸도록 하는 등의 보안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하여 누구든지 컴퓨터를 켜고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 자료를 열람 및 복사 할 수 있도록 방치했던 점, ② 원고가 연구원들의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 자료 파일을 관리할 보안책임자나 관리책임자를 지정하지도 않았던 점, ③ 원고가 사원들을 상대로 보안교육을 별도로 실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의 연구자료 파일이나 연구노트 등에 대외비나 비밀자료임을 알 수 있는 표식이 별도로 되어 있지 않았으며, 보안의 필요성에 따라 각 정보가 분류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 자료는 비밀유지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피고들이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을 도용하여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와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법원이 지정한 H 감정인이 원고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와 피고 회사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가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여러 시험 방법 및 기기분석 등을 통하여 위 두 코팅 제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려 하였으나, 기기분석 방법으로 이를 측정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감정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였던 점,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관련 기술에 관한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보이는바, 특허 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기술의 신규성 및 진보성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관련 기술보다 진보한 기술을 보유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와 피고 회사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가 동일한 제품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피고들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는 동시에 민법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다6700, 2011다6717(병합)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 C은 위에서 살펴본 원고의 사규 규정 및 연구개발업무 지침, 서약서에 따라 재직 중 원고의 영업상 주요 자산인 연구자료들을 외부에 유출하여서는 안 되고, 퇴사 시에도 영업상 주요 자산인 연구자료들을 원고에게 반환하거나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폐기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음에도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Recipe)를 포함한 기술 자료들을 원고를 퇴사할 당시 향후 개인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한 사실, 피고들이 위와 같이 무단 반출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래시피(Recipe)를 이용하여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샘플을 만들고, 피고들이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를 분석하여 발견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위 샘플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를 활용하여 피고 회사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생산한 후 이를 원고의 거래처인 F에 저가로 납품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피고 B, C이 무단 반출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가 비공 지성 및 경제적 유용성을 갖추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은 원고의 영업상 주요 자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B, C이 원고의 주요한 자산인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기술 자료들을 무단 반출한 행위 및 피고들이 위와 같이 무단 반출한 레시피를 활용하여 피고 회사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제작·판매한 업무상 배임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피고 C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원고 회사에서 몰래 반출한 자료를 가지고 피고 회사에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만드는데 사용하였다',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를 참고해서 동종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하였다', '웨더 스트립 코팅제는 2~4개월 정도의 단기간에 생산해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 등 제조 관련된 영업비밀 파일들을 취득해 오지 않았다면 단기간에 이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 C의 위 진술에 의하면, 피고들은 무단 반출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 등을 활용하여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를 단기간에 제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 B은 경찰 및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원고의 코팅제 레시피를 기반으로 해서 피고 회사의 코팅제를 만든 것은 인정한다',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샘플을 제작할 때는 원고 레시피를 보고 똑같이 만들었고, 이후에 샘플을 변경하고 제품을 제작할 때는 원고 레시피를 보고 불량이 나는 부분이 뭔지 확인하고 비교해서 불량을 줄이도록 노력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 B의 위 진술에 의하면, 피고들은 무단 반출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를 활용하여 샘플을 만든 후, 위 레시피를 분석하여 위 샘플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③ 국내에서는 원고를 포함한 3개 회사만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을 보유할 정도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은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기술이다. 그럼에도 불과 3명의 연구 인력만을 보유하고 있던 피고 회사가 설립 후 불과 4개월 만에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피고 B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원고 회사에서 무단 반출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를 이용하여 샘플을 제작한 후,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스트립 코팅제 레시피를 분석하여 발견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통상의 업체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판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제반 정황 등의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범위인 수액을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다6700, 671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회사와 같은 원고의 경쟁사가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 등 기술자료를 무단으로 취득하여 사용할 경우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절감 등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위와 같은 기술자료는 별도로 거래되지 않아 그 가격을 산출하기가 성질상 곤란한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가 원고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와 동일한지 알기 어렵고, 그 유사한 정도를 추단할 수 있는 자료 역시 부족한 점, ③ 피고 회사는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관련 특허를 등록하는 등 원고가 보유하지 못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관련 기술 중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피고 회사의 기술력이 피고 회사가 생산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에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점 등을 두루 감안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의 손해액을 증명하는 것은 성질상 매우 곤란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이 법원의 F에 대한 2017. 4. 18.자 사실조회 회신결과, 이 법원의 금정세무서장에 대한 2017. 4. 27.자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들이 무단 반출한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 등 기술자료는 원고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투입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 회사가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 등 기술자료를 활용하여 시행착오를 피함으로써 원고 등 정상적인 개발과정을 거쳐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제작한 업체들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제작하는 업체가 국내에는 원고를 포함하여 3개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피고 회사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원고보다 저럼한 가격에 F에 납품하지 아니하였다면, F는 원고로부터 지금까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계속하여 납품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레시피 등 기술자료의 유용성이 인정되는 기간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원고의 위 기술자료의 내용과 경제적 유용성, 원고가 입은 손해의 성격, 피고들의 불법행위의 태양, 원고와 피고들의 관계, 피고 B, C의 원고에서의 직책 및 그 배임행위의 비난 가능성 정도, 원고와 피고 회사의 사업 규모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가 입은 손해는 피고들이 원고의 위 기술자료를 이용하여 개발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품 (품목명 : I)을 F에 납품함으로써 원고와 F간의 거래가 중단된 2013. 2. 28.경부터 2017. 1. 24.경까지 4년 정도의 기간 동안 입은 손해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한 점, ⑤ 피고 B은 수사기관에서 '피고 회사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kg당 9,800원에 납품을 하더라도 제조 경비를 빼고 10~15% 정도의 이윤이 발생했기 때문에 위 가격에 납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 B의 이 부분 진술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F에 납품하고 받은 물품대금 중 최소한 10% 정도의 순수익을 취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 회사가 2013. 2. 28.부터 2017. 1, 24.까지 4년 정도의 기간 동안 F에 납품한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제품(품목명 : I)의 물품대금 합계가 4,512,920,750원[= 459,016,850원(2013년 납품가액) + 896,486,930원(2014년 납품가액) + 1,174,442,800원(2015년 납품가액) + 1,724,563,790원(2016년 납품가액) + 258,410,380원(2017년 납품가액)]인 점, ⑦ 피고 회사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 관련 기술에 관한 특허를 등록하였고, F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피고 회사의 코팅제 제품이 가장 우수하기에 양산 적용하였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피고 회사가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의 레시피를 활용하기는 하였으나,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보다 성능을 개선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회사가 F에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납품하여 올린 수익 전부가 원고의 자동차용 웨더스트립 코팅제의 레시피를 무단 반출 및 사용한 이 사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라고 보기는 곤란한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로 입은 손해액은 위 물품대금의 2% 상당액인 9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손해배상금 9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들에게 최종 송달된 다음날인 2015. 3. 7.부터 피고들이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6.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같은 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규정'이라 한다)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개정 규정에 의하여 2015. 10. 1.부터 법정이율이 연 15%로 변경되었으므로,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중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장래아

판사 목명균

판사 이규봉

주석

1)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는 자동차 문짝 부분에 부착된 고무의 성질을 오랜 기간 동안 유지시켜 소음과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고무에 도포하는 물질이다.

2) 레시피(Recipe)란 특정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작성하는 작업지시서로 제품명,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명과 투입량, 작업방법 및 물성 등이 기입되어 있는 것으로, 화학제품 생산에 있어 설계도면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서류이다.

3) 원고는 피고 회사가 자동차용 웨더 스트립 코팅제를 F에 납품한 가액의 총합을 4,547,420,075원으로 산정한 후 이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였다. 그런데, 이 법원의 금정세무서장에 대한 2017. 4, 27.자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F에 납품한 웨더 스트립 코팅제의 가액의 총합은 4,512,920,750원으로 계산되는바, 원고가 피고 회사의 납품 가액을 산정함에 있어 계산상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