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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법원 2014. 8. 22. 선고 2014노462 판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김종필(기소), 박기완(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유) 세한 담당변호사 송창영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액수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은 공소외 1 주식회사(아래에서는 ‘공소외 1 회사’라 한다)의 미공개중요정보 생성시점을 2010. 11. 25.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였으나,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3 주식회사(아래에서는 ‘공소외 3 회사’라 한다)의 주식 가치평가를 의뢰한 것은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의 주식인수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사실상 피고인의 공소외 1 회사 주식인수의 전제조건이었는데, 합리적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2010. 11. 25.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가치평가를 완수하였다면 사실상 피고인의 공소외 1 회사 주식 인수 및 이에 따른 공소외 1 회사의 최대 주주 변동가능성 등의 정보가 거래에 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될 정도로 구체화되었으므로 그 무렵 미공개중요정보가 생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피고인과 그 가족의 공소외 1 회사 주식의 취득과정 및 현재 보유상황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여 주식을 취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와 주식인수계약의 체결을 교섭하는 자로서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 인수 등 거래에 이용함으로써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아래에서는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4조 제1항 의 구성요건은 충족한 것이고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구성요건 해당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인한 자본시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잘못을 범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가. 피고인은 능동적·적극적으로 미공개중요정보를 생성한 준내부자로서, 이러한 준내부자에 대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의 주체성 인정은, 당해 행위자가 이미 당해 정보를 생성하였음에도 의도적으로 이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거래행위로 나아간 경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사실상 당해 정보를 이미 생성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그에 관한 확정적 계약의 체결 등 형식적 절차만을 보류한 채 거래행위로 나아간 경우 등으로 엄격히 제한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이 사건 인수결정은 2010. 11. 30. 야간 내지 2010. 12. 1. 새벽경 매우 충동적이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미공개중요정보의 생성시점을 2010. 11. 25.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주식매수 이전부터 자신은 물론 가족들(처 공소외 9, 자 공소외 10, 공소외 11) 명의로 공소외 1 회사의 주식을 꾸준히 취득해 온 점, ②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위 2010. 11. 29.경 추가로 취득한 주식은 당시 공소외 1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0.46%(197,500주/42,748,055주) 정도에 불과한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주식취득에 있어 다른 새로운 제3자의 명의가 아닌 기존 주주로서 자신의 처인 공소외 9의 명의를 사용하였고, 다른 추가적 자금동원 없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다른 회사(○○제약) 주식의 처분대금만을 사용한 점, ④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위와 같이 취득한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피고인의 이 사건 주식취득을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3. 당심의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공소외 1 회사는 1998. 4. 7. 설립되어 1997. 4. 22.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다. 공소외 1 회사는 2005. 9.경 당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공소외 4의 분식회계 및 배임혐의가 적발되었고, 2005. 10. 18.부터 현재까지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피고인은 2010. 11.경 공소외 2 주식회사(아래에서는 ‘공소외 2 회사’라 한다)와 공소외 3 회사의 최대주주였고, 처인 공소외 9나 사촌형제인 공소외 8이 공소외 2 회사와 공소외 3 회사의 주주여서 사실상 공소외 2 회사와 공소외 3 회사의 실질적인 사주였다.

2) 공소외 1 회사는 2006. 5.경 최대주주가 공소외 4에서 공소외 14 주식회사(공소외 4는 처 명의로 지분 보유)로 변경되었고, 2009. 12. 11.경 채권금융기관과 채무 약 201억 원에 대하여 상환기간을 2011. 12. 31.까지 연장하되 2010년 중 자구계획 이행 실패시 40억 원 이상의 채무를 상환하도록 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하였다.

공소외 1 회사는 매연저감장치, HTS보안솔루션 개발 등의 신규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였으나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2010년 3분기에는 당기순손실이 약 62억 원, 자본잠식률이 41.6%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5와 고문인 공소외 4는 2010. 7.경부터 채무상환기간의 연장과 기업회생을 위하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게 되었다.

공소외 4는 2010. 11.경 고등학교 선배인 피고인에게도 공소외 1 회사의 인수를 제안하였고, 공소외 5도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의 인수를 제안하면서, 공소외 3 회사가 추진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3 회사의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공소외 1 회사를 통하여 추진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3) 공소외 1 회사는 2010. 11. 12. 공소외 6 회계법인에게 공소외 3 회사의 주식가치를 평가하여 달라는 의뢰를 하였다. 공소외 6 회계법인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공소외 1 회사의 외부감사업무를,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공소외 2 회사의 외부감사업무를 수행한 법인으로, 그 소속 공인회계사인 공소외 7은 피고인과 공소외 4의 고등학교 후배이다.

공소외 7은 공소외 5로부터 평가의뢰를 받기 전에 공소외 2 회사의 공소외 12 차장으로부터 공소외 1 회사가 가치평가를 의뢰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공소외 5로부터 의뢰를 받은 후에 공소외 3 회사의 상무와 회계담당직원으로부터 공소외 3 회사에 관한 자료를 받아서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가치평가를 하였다.

공소외 7은 2010. 11. 25.자로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3 회사 주주 공소외 8 외 3인간 자산양수도시 자산양수도가액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의견’을 작성하여 공소외 1 회사에게 주었다. 위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위 법인은 공소외 1 회사와 공소외 3 회사 주주간에 2010. 11. 25. 체결예정인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공소외 1 회사가 양수할 예정인 회사의 보통주 1주당(액면가 5,000원) 주식가치를 평가하였고, 공소외 3 회사의 2010. 9. 30. 현재 주식의 주당가치는 41,570원 내지 46,964원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소외 3 회사의 당시 자산 총계는 46억 원 가량이고, 부채는 25억 원 가량, 자본은 20억 원 가량이었다. 공소외 3 회사는 원래 인조대리석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인데 이후 에너지관리와 관련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였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사업성과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4) 피고인은 2010. 11. 30. 공소외 2 회사의 기업통장에서 11억 원을 송금받은 후 공소외 1 회사에게 11억 원을 송금하여 대여하였다. 공소외 3 회사의 위 기업통장은 마이너스 대출통장으로서, 그 거래내역에 의하면 2010. 11. 29.자 10억 원 상당의 외화 입금이 있었으나 그 중 4억 원 가량이 기존 대출금 변제에 바로 사용되었고, 그 다음날 피고인에 대한 11억 원 송금으로 7억 원 정도의 대출이 발생하였으며, 그 외에도 수시로 입금과 출금이 반복되면서 대출금액이 1억 원에서 9억 원까지 수시로 변동하였다.

공소외 1 회사는 위 차용금을 채권금융기관에 대한 연체이자 지급, 세금 납부, 신주인수권부 사채 상환, 급여 지급 등에 사용하였다.

5) 공소외 1 회사는 2010. 12. 1. 피고인과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하고, 같은 날 14:00경 ‘공소외 2 회사 및 피고인을 대상으로 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그에 따라 최대주주가 변경된다’(아래에서는 ‘이 사건 정보’라 한다)는 취지의 “유상증자 결정 및 최대주주 변경 관련 공시”를 공시하였다. 공소외 1 회사의 채권금융기관은 2010. 12. 14. 유상증자 및 최대주주 변경건을 승인하면서 자구계획의 이행시기를 2011년으로 1년 연장하여 주었다.

공소외 1 회사는 2010. 12. 15. 5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였고, 공소외 2 회사와 피고인은 50억 원을 주금으로 납입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1 회사의 최대주주가 공소외 14 주식회사에서 공소외 2 회사로 변경되었다.

공소외 1 회사는 2010. 12. 16. 피고인 등으로부터 공소외 3 회사 지분 40%를 40억 원에 인수하고 피고인 등에게 지분인수대금으로 40억 원을 지급하였다. 공소외 1 회사는 유상증자대금 중 나머지 돈으로 피고인에 대한 2010. 11. 30.자 차용금을 변제하였다.

6) 피고인, 피고인의 처인 공소외 9, 피고인과 사촌관계인 공소외 8 등 7명은 2012. 6. 5. 공소외 1 회사에게 공소외 2 회사 주식의 81.5%를 현물출자하였고, 그에 따라 공소외 2 회사와 특수관계인(피고인, 공소외 9, 공소외 8 등)의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19.86%에서 40.47%로 늘어나게 되었다. 공소외 2 회사의 주주는 2012. 6. 30. 현재 공소외 1 회사와 피고인이다.

7) 피고인은 처인 공소외 9와 자녀인 공소외 10, 공소외 11의 대신증권 거래계좌를 관리하여 왔는데, 공소외 9 증권계좌에서 2008년 34,500주(매수대금 23,574,535원), 공소외 10 증권계좌에서 2006년 4,186주(매수대금 9,585,940원), 2008년 11,982주(매수대금 8,023,025원), 공소외 11 증권계좌에서 2006년 3,440주(매수대금 7,875,100원), 2008년 14,600주(매수대금 9,925,790원), 2009년 1,950주(매수대금 1,199,250원)의 공소외 1 회사 주식을 매수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0. 11. 29. 공소외 9의 증권계좌에서 ○○제약 주식을 약 9,900만 원에 매도하고 그 매도대금으로 공소외 1 회사의 주식 197,500주를 98,243,529원에 매수(아래에서는 ‘이 사건 주식거래’라 한다)하였다.

8) 2010. 11. 및 2010. 12.경 공소외 1 회사의 주가 추이는, 2010. 10.부터 2010. 11. 29.까지 458원에서 490원 사이를 횡보하다가, 2010. 11. 30. 563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2011. 2.경 800원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상승하였다.

같은 시기의 거래량 추이는, 2010. 10. 8.에는 233,536주에 불과하였으나 그 후 2010. 11. 24.까지 거래량이 1일 평균 200만 주 이상으로 늘어났고(10. 25.은 730만 주), 2010. 11. 26. 780만 주로 급등한 후 2010. 12. 30.경까지 1일 평균 약 400만 주 가량으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코스닥 동종업종지수에 따르면, 2010. 11.부터 2010. 12.까지 일일 거래량은 큰 변화 없이 대체로 비슷하게 유지되었고, 주가는 2010. 10.보다 낮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1. 1.경 다시 2010. 10.경 수준을 회복한 후 등락을 거듭하였다.

나. 판단

1) 이 사건 정보가 이 사건 주식거래 당시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중요정보로서 생성되어 있었는지 여부

가) 먼저, 이 사건 정보는 피고인과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내용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1 회사가 2010. 11.경 신규사업의 실패 등으로 채권금융기관과의 경영정상화 이행계획에 따른 채무를 상환하여야 할 상황에 이른 점, 공소외 1 회사가 유상증자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그러한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도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정보는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중요정보에 해당한다.

나) 나아가 이 사건 정보가 이 사건 주식거래 당시에 이미 생성되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일반적으로 법인 내부에서 생성되는 중요정보란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구체화되는 것으로서 중요정보의 생성 시기는 반드시 그러한 정보가 객관적으로 명확하고 확실하게 완성된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그 정보의 중대성과 사실이 발생할 개연성을 비교 평가하여 유가증권의 거래에 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할 정도로 구체화되면 그 정보가 생성된 것이다(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1374 판결 등 참조).

위의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의 고등학교 후배로서 공소외 1 회사의 이전 경영자였던 공소외 4는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의 인수를 제안하였고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5는 공소외 1 회사가 공소외 3 회사를 인수하여 사업을 하는 방법까지 제안하였던 점, ② 이에 따라 공소외 1 회사는 회계법인에 공소외 3 회사의 가치평가를 의뢰하였고, 공소외 3 회사는 회계법인에게 가치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주기도 한 점, ③ 공소외 1 회사는 회계법인으로부터 가치평가서를 수령하고 5일 후인 2010. 12. 1.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위한 이사회 결의를 하고 바로 이 사건 정보를 공시한 점, ④ 피고인은 공소외 4, 공소외 5를 통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 사건 정보의 공시 직전인 2010. 11. 30. 공소외 1 회사에게 11억 원의 거액을 빌려 주었는바, 그 대여금은 피고인의 여유자금이 아니라 공소외 3 회사의 마이너스 대출통장을 통해 조달된 돈으로서 유상증자 이후 유상증자대금으로 바로 상환된 것에 비추어 볼 때, 위 대여 당시 이미 유상증자대금으로 상환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⑤ 공소외 3 회사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는 공소외 3 회사의 자산상태나 사업전망에 비추어 액면가보다 훨씬 많은 금액으로 과다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공소외 3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피고인에게 매우 유리한 것이어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과 공소외 2 회사가 유상증자대금으로 50억 원을 납입하였지만 그 다음날 바로 공소외 3 회사의 지분매도대금과 2010. 11. 30.자 대여금 상환 명목으로 그대로 회수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출연한 돈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공소외 1 회사와 피고인(본인 및 공소외 2 회사의 대표이사)은 가치평가서를 수령할 무렵부터 11억 원을 대여할 때까지 유상증자에의 참여 여부, 참여 방식 및 유상증자대금의 추후 사용계획 등에 관하여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교섭을 하면서 그에 관한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있었다고 보이므로, 공소외 1 회사가 피고인과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한다는 이 사건 정보는, 비록 이 사건 주식거래 당시 공소외 1 회사의 이사회 결의를 얻지 못한 상태여서 객관적으로 확실하게 완성된 상태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공소외 3 회사에 대한 가치평가서가 제출된 2010. 11. 25.경 또는 적어도 2010. 11. 30.자 대여 직전으로서 이 사건 주식거래일인 2010. 11. 29.경에는 이 사건 정보가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인은 공소외 4와 공소외 5의 인수제안을 거절하여 오다가 2010. 11. 30. 공소외 4의 간곡한 부탁으로 마음을 움직여서 주식인수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50억 원의 유상증자를 그와 같이 즉흥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위의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 주장과 같이 2010. 11. 30. 즉흥적으로 결정되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2) 이 사건 정보가 피고인이 계약 체결을 교섭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인지 여부

가)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은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미공개중요정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바, 이 사건 정보는, 공소외 1 회사가 피고인과 공소외 2 회사에 대한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한다는 것이므로 공소외 1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정보임이 분명하다.

나) 다음으로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제4호 는 상장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거나 체결을 교섭하고 있는 자로서 그 계약을 체결·교섭 또는 이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정보의 생성에 관여하거나 공동으로 정보를 생성한 경우에도 그 정보가 계약 체결 또는 교섭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자본시장법이 당해 정보를 ‘받은’ 경우를 따로 규정하고 있고, 정보의 생성과정에 관여하거나 공동으로 생성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의 경우 그 관여자가 정보를 이용하여 거래의 공정성 내지 증권시장의 건전성을 해할 위험성이 많고 이를 방지할 필요성도 크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정보를 ‘알게 된’ 경우라 함은, 이미 생성되어 존재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령하여 알게 된 경우뿐만 아니라, 그 정보의 생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거나 공동으로 생성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경우도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정보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유상증자로 인한 경영권인수계약을 교섭하고 체결하는 과정에서 계약당사자라는 특수한 지위에 기하여 그 생성 과정에 관여함으로써 알게 된 정보이므로,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이 정하는 미공개 중요정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피고인이 이 사건 정보를 이용하였는지 여부

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는 그것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으로 하는 것이든 또는 당해 법인에 이익이 귀속될 자사주식의 처분처럼 타인의 이익을 위하여 타인의 계산으로 하는 것이든 어떠한 제한이나 구별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1374 판결 등 참조).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은 특정증권 등의 매매 기타 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미공개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유가증권을 거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유가증권의 거래를 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나, 미공개 정보를 인식한 상태에서 유가증권 거래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을 이용하여 유가증권 거래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또한 유가증권 거래를 하게 된 다른 요인이 있더라도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한다는 것이 하나의 요인이 된 경우에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유가증권 거래를 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나) 위의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정보를 생성하는 데 관여한 자로서 이 사건 주식거래 당시 이 사건 정보를 보유한 상태에서 이 사건 주식거래를 한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주식거래를 하면서 ○○제약 주식을 처분하고 그 대금으로 이 사건 주식거래를 한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주식거래 이전에도 처나 자녀들 증권계좌로 공소외 1 회사의 주식을 매수한 적이 있지만, 이 사건 주식거래는 이전의 주식거래보다 거래량도 훨씬 많고 매수대금도 상당한 점, ④ 공소외 1 회사의 주가 및 거래량 추이와 당시 동종업종지수의 주가 및 거래량 추이가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공소외 1 회사의 주가나 주식 거래량의 변화는 이 사건 정보의 존재와 공개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은 이 사건 주식거래 직후 공소외 1 회사에게 10억 원을 빌려줄 정도로 여유자금이 있었는데도 이 사건 주식거래만 한 것이므로 이 사건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앞서 보았듯이 위의 대여금은 공소외 2 회사의 대출통장을 통해 조달한 것이고 이후 유상증자대금으로 상환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정보를 보유한 상태에서 이를 이용하여 이 사건 주식거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미공개중요정보의 이용행위에 해당하여 유죄로 인정되는바,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기로 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은 원심판결에 대한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고 검사는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제기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확정되었고, 이에 당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관한 공소에 한정되므로, 이를 파기할 때에는 무죄 부분만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범죄사실

[공소외 1 회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매각 추진 배경]

공소외 1 회사는 1988. 4. 7. 공작기계 수치제어장치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1997. 4. 22. 코스닥 상장되었으나 2005년 9월경 대표이사의 분식회계 등이 적발되어 2005. 10. 18.경부터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가 개시되었다.

공소외 1 회사는 2009. 12. 11.경 채권금융기관과 채무 약 201억 원에 대한 상환유예기한을 2011. 12. 31.까지 연장하되 2010년 중 자구계획 이행 실패시 40억 원 이상의 채무를 상환하도록 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하였으나 2010년경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던 사이버보안 솔루션 개발 사업이 실패하면서 2010년 3분기말 당기순손실은 약 62억 원, 자본잠식률은 41.6%에 이르러 대규모 외부자금조달과 수익창출이 가능한 신규사업 진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채무상환유예 연장과 기업회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고 이에 따라 공소외 1 회사 경영진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게 되었다.

[공소외 1 회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계약 추진]

피고인은 2010. 11. 초순경 공소외 1 회사의 설립자이자 전 대표이사인 공소외 4로부터 ‘피고인이 5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공소외 1 회사의 경영권을 양수하고, 그 유상증자 자금으로 피고인이 보유한 공소외 3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여 공소외 3 회사에서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던 스마트그리드사업을 공소외 1 회사에서 진행하는 방식’을 제의받고 공소외 4와 수회 협상을 진행하였고, 이에 따라 공소외 1 회사에서는 2010. 11. 12.경 공소외 6 회계법인에 공소외 3 회사의 보통주 가액 평가를 의뢰하여 2010. 11. 25.경 그 평가가 완료되었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주식 매수]

피고인은 2010. 11. 29.경 공소외 1 회사의 ‘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 및 최대주주 변경 예정’이라는 정보가 공개(2010. 12. 1. 14:06 공시)되기 전 위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처인 공소외 9 명의의 대신증권 계좌를 이용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주식 197,500주를 98,243,529원에 매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와 계약 체결을 교섭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계약을 교섭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미공개중요정보를 공소외 1 회사 주식 매매에 이용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원심증인 공소외 7, 공소외 5, 공소외 4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13, 공소외 5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1 주식회사 주식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결과 조치안(요약), 주주명부, 조사명령서, 각 감사보고서, 자산양수도가액평가의견서(공소외 3 주식회사 보통주가액), 수사보고(주요사항보고서 첨부), 종합거래계좌개설신청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증권거래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증권시장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게 하고 시장에 대한 불신을 야기함으로써 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므로, 이를 단호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다만 피고인이 처벌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고 이 사건 주식거래로 취득한 주식을 바로 처분하여 이익을 실현하지는 않은 점 등의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판사 정인숙(재판장) 현의선 엄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