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속인이 명의신탁 주식을 상속인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경우에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할 수 없음[국패]
피상속인이 명의신탁 주식을 상속인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경우에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할 수 없음
상속의 경우에는 애당초 양도소득과세표준신고 또는 증권거래세법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가 문제될 수 없고,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이 피상속인이 명의신탁 한 주식을 상속인이 상속받아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경우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2015구합65391 증여세부과처분취소
한AA
반포세무서장 외 4인
2015. 09. 25.
2015. 10. 16.
1.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1 과세처분 목록 기재 각 증여세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아버지인 BBB는 △△기업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1인
주주로서 1978. 2. 28. 이 사건 회사의 주식 ○○○주 중 ○○○주를 ○○○, ○○○, ○○○, ○○○, ○○○(이하 '○○○ 외 4인'이라 한다)에게 각 명의신탁하였다.
나. BBB가 1979. 3. 사망함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주식을 모두 상속받았
는데, 위와 같이 ○○○ 외 4인에게 명의신탁된 주식을 원고 앞으로 명의개서하지 않
고 있던 중 이 사건 회사가 1987. 8. 증자를 함에 따라 ○○○ 외 4인 명의의 주식은
총 ○○○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로 증가하였다.
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2002. 12. 31.까지 명의개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들에게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상속세및증여세법'이라 한다) 제41조의2 제1항, 부칙 제9조의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2005. 1. 1.을 증여시기로 보아 ○○○ 외 4인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원고를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할 것을 통지하였다.
라. 이에 피고들은 별지 1 과세처분 목록 기재와 같이 ○○○ 외 4인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원고를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였다[이하 원고에 대한 별지 1 과세처분 목
록 기재 각 증여세 합계 ○○○원(가산세 ○○○원 포함)의 부과처분을 포괄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5. 1. 5.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나, 조세
심판원은 2015. 4.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6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본문의 두 번째 괄호 부분(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
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날을 말한
다. 이하 '이 사건 괄호부분'이라 한다)은 이 사건과 같이 기존에 명의신탁된 주식이 상속인에게 상속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과세요건을 흠결한 것이고, 설령 과세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기존의 비과세관행에 반하는 소급과세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또한 위 규정에 의한 과세처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의의(疑意)로 인한 견해의 대립이 있었으므로 ○○○ 외 4인이 증여세 신고・납부를 하지 않은 데에는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고, 따라서 국세기본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가산세가 면제되어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괄호부분은 그 문언상 소유권 취득의 대상을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으
로 규정하고 있을 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을 매매, 교환 등의 유상거래로 한정하고 있
지 않으므로, 상속으로 인한 주식 취득의 경우에도 이 사건 괄호부분이 적용되며,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을 30년 이상 명의신탁 상태로 보유하여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관계 법령
별지 3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본문의 해석
1)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본문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등을 요
하는 재산(토지와 건물을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 있어서 실제소유자와 명의
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등을 한
날(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날을 말한다)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
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위 규정 및 관계 법령의 내용, 개정 취지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본문의 두 번째 괄호 밖 부분은 명
의신탁 합의가 존재하는 경우 그 등기 등을 한 날을 증여의제일로 본다는 것이고, 괄
호부분(이하 '이 사건 괄호부분'이라 한다)은 이와 별도로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 즉 주식과 같은 재산에 관하여 이미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에
도 그에 따른 명의개서를 해태한 경우 비록 명의신탁합의가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그
해태에 대한 제재로서 당해 재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날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
일의 다음날을 증여의제일로 보는 독립적인 처분사유를 규정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
하다.
가) 구 상속세및증여세법보다 앞선 종전 상속세및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개정 전 상속세및증여세법'이라 한다) 제41조의2 제1항에는 '실제소유자와 명
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라고만
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때의 명의신탁 증여 의제 규정은 권리의 이전이나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합의 또는 의사소통 하에 명
의자 앞으로 등기 등을 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명의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
적으로 명의자의 명의를 사용하여 등기 등을 한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었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두15780 판결 참조).
나) 이에 구 상속세및증여세법에서 이 사건 괄호 부분이 신설되었고, 개정 경위에 관한
법률안 심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갑 제7호증의 1, 2)에 의하면, 개정안은 '주식의 위장
분산을 통한 조세부담 회피를 목적으로 주식을 취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를
하지 않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하여 소유권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까지
명의개서를 하지 않는 경우 명의자가 당해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과세대상에 포함하
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한편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신탁자에게 수탁자와 동일하게 연대
납세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위와 같은 개정안의 취지는 '권리를 취득하였음에도 불구
하고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세당국에서 주식 변동을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
가 있고,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실질이 명의신탁과 같으므로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하여, 개정 전 상속세및증여세법상
증여로 의제되는 명의신탁에 해당하지 않던 명의개서 해태 또한 증여 의제 규정으로
포섭하려는 취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2항은 '타인의 명의로 재산의 등기 등을 한 경우'
와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병렬적으로 기재하여 이 사건
괄호 부분이 독립된 규정임을 나타내고 있다.
나.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1)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후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일인
2003. 1. 1.까지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괄호부분에 따라 2005. 1. 1.을 증여일로 의제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괄호부분을 처분사유로 하여, 즉 원고와 ○○○ 외 4인 사이에 명의신탁합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원고가 상속으로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후 그에 따른 명의개서를 해태함으로써 그 실질이 명의신탁과 같게 되었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이러한 처분사유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 외 4인이 피상속인인
BBB와의 명의신탁합의에 따라 그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후 BBB의 사망으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주식을 모두 상속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상속 이후 원고가 ○○○ 외 4인과 사이에 별도로 이 사건 주식에
관한 명의신탁합의를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속의 경우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법률상 지위를 포괄승계하므로 피상속인의 명의신탁자로서의 지위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인에게 그대로 승계되고
(대법원 1987. 11. 10. 선고 85다카164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와 ○○○ 외 4인 사이에 별도의 명의신탁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BBB의 지위를 승계하여 이 사건 주식에 관한 명의신탁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원고와 ○○○ 외 4인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이상,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는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본문의 두 번째 괄호 밖 부분에 따라 당초 BBB와 ○○○ 외 4인 간의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명의개서가 마쳐진 때를 기준으로 명의수탁자 등의 증여세 납세의무가 발생할 뿐이고, 이 사건 괄호부분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피상속인의 지위를 승계한 상속인과 명의수
탁자의 관계는 여전히 명의신탁 합의 또는 의사소통 하에 이루어진 명의신탁관계에 해
당하므로, 이러한 합의 또는 의사소통 없이 소유권 취득 후 장기간 명의개서를 해태한
경우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고자 하는 이 사건 괄호부분의 적용대
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3)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 본문의 의미와 입법취지 및 관계 법령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상속인으
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은 명의수탁자의 입장에서는,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명의개서가
마쳐진 때를 기준으로 이미 증여의제에 따른 1차적인 납세의무가 발생하였고, 그 후로
는 계속하여 주주명부상 그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었을 뿐 외관을 변경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으며, 상속으로 인하여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법률상 지위를 새롭게 취득한 것도 아닌 점, ② 명의신탁자가 사망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그 사망 사실 및 그로 인한 상속관계를 스스로 알아내어 상속에 따른 명의개서절차를 이행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명의수탁자는 회사에 대한 명의개서청구권이 없으며, 위와 같이 상속인과 명의수탁자간에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이상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수탁자가 상속인에 대한 명의개서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구 상속세및증여세법은 이 사건 괄호부분과 함께 제41조의2 제2항 단서에서 양도자가 양도소득과세표준신고 또는 증권거래세법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를 통해 증여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의의 양도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신설하였는바, 상속의 경우에는 애당초 양도소득과세표준신고 또는 증권거래세법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가 문제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괄호 부분은 기존에 명의신탁된 주식을 상속받는 경우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과 같이 기존에 명의신탁된 주식의 상속인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경우에 이 사건 괄호부분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괄호부분을 처분사유로 하여 증여세를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계 법령
제4조 (증여세 납세의무)
① 수증자는 이 법에 의하여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다만, 수증자가 영리법인인 경우에는 당해 영리법인이 납부할 증여세를 면제한다.
④ 제2항 및 제41조의2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증자가 제3항 각호의 1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증여자가 수증자와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제41조의2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①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등을 요하는 재산(토지와 건물을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 있어서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등을 한 날(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날을 말한다)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조세회피 목적 없이 타인의 명의로 재산의 등기등을 하거나 소유권을 취득한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
② 타인의 명의로 재산의 등기등을 한 경우,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
와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유예기간 중에 주식 등의 명의를 실제소유자 명의로 전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양도자가 소득세법 제105조 및 제110조의 규정에 의한 양도소득과세표준신고 또는 증권거래세법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와 함께 소유권변경내역을 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1조 (시행일)
이 법은 200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6조 제2항・제4항 및 제48조 제2항・제4항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9조 (명의신탁재산에 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 전에 소유권을 취득하고 이 법 시행일 현재 제41조의2 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에 의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분에 대하여는 이 법 시행일에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