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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8. 8. 13. 선고 2008구합12504 판결

[학원수강료개별조정명령취소] 확정[각공2008하,1542]

판시사항

[1]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 제4항 , 제22조 제3항 에 정한 처분의 사전통지, 의견제출 제도의 규정 취지 및 이를 결여한 침해적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

[2] 교육장이 사전에 당해 학원에 내용을 알리고 그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한 학원수강료 개별조정명령은 행정절차법상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를 결여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 제4항 , 제22조 제3항 에 정한 처분의 사전통지, 의견제출 제도는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침해적 행정처분을 할 때 그 처분의 사유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변명과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위법사유의 시정가능성을 고려하고 처분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는 경우 사전통지 등을 실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반드시 위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를 결여한 처분은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사유에 해당한다.

[2] 교육장이 사전에 당해 학원에 내용을 알리고 그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한 학원수강료 개별조정명령은 행정절차법상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를 결여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우 담당변호사 최재욱)

피고

서울특별시강남교육청 교육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영달)

변론종결

2008. 7. 23.

주문

1. 피고가 2007. 12. 28. 원고에 대하여 한 학원수강료 개별조정명령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보습학원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2005. 1. 14. 설립되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지번, 건물 명칭 생략)에서 중, 고등학교 학생 약 660여 명을 상대로 수학, 논술과목을 강의하는 ‘ (학원 명칭 생략)(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는 이 사건 학원을 감독하는 감독청인바, 2007. 8. 28. 피고 관내의 학교교과 교습학원 전체에 대하여 학원수강료를 2006년도 조정액 대비 일률적으로 8% 인상하기로 결정하고(원고의 경우 월 945분 기준으로 124,200원에서 135,000원으로 인상), 사단법인 한국학원총연합회 강남교육청학원운영협의회(이하 ‘강남구학원협의회’라 한다)를 통하여 이를 개별 학원에 통보하였다.

다. 그러나 강남구학원협의회는 원고를 포함한 246개 학원으로부터 원가산정보고서 등을 제출 받아 2007. 11. 5. 피고에게 위 학원들에 대한 개별 학원 수강료 조정을 요청하였고, 한편 원고는 2007. 12. 13. 피고에게 이 사건 학원의 수강료를 분당 223원(월 945분 기준으로 210,735원)으로 책정하겠다는 내용의 수강료 통보서를 제출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2007. 12. 20. 서울특별시강남교육청 학원수강료조정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 한다)를 열어 원고를 포함한 246개 학원에 대한 수강료 인상 여부를 심의하여 종전 결정액에서 4.9%를 일괄 인상(원고의 경우 수학 단과 과목 월 945분 기준으로 135,000원에서 141,60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였고, 2007. 12. 28.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학원수강료 개별조정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7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절차적 위법사유

(가) 의견청취절차 흠결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2조 제3항 의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마땅히 행정절차법 제22조 제3항 에 따라 처분의 상대방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전혀 부여하지 않았다.

(나) 처분의 이유 제시 흠결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에 의하면 행정청은 처분을 하는 때에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학원의 수강료를 월 945분 기준 141,600원으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도 법령상 근거로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학원법’이라 한다) 제15조 제4항 만을 제시하였을 뿐 처분의 구체적인 이유나 기타 근거 법령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다) 수강료조정위원회 구성의 위법성

피고는 이 사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데, 이 사건 위원회는 당초 학원법과 그 시행령상 아무런 근거 없이 학원법 시행령의 위임 범위를 넘어선 서울특별시 학원수강료 조정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칙(2006. 2. 28. 교육규칙 제679호, 이하 ‘교육규칙’이라 한다)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서 당시 학원법 시행령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조직이라 할 수 없고, 이후 학원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법령상 근거가 생긴 이후로도 적법한 위원 위촉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결국, 이 사건 처분이 이 사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이를 적법한 수강료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또한 학원법 시행령이 2007. 3. 23. 대통령령 제19953호로 개정되면서 수강료조정위원회 위원의 자격에 대한 조항이 삭제되었고 현재 시행중인 교육규칙 제3조 제3항 제2호는 여전히 ‘ 학원법 시행령 제17조 제3항 에 해당하는 자’를 수강료조정위원의 자격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위원회는 그 위원들의 자격에 대한 법령상 근거가 없어 그 구성이 위법하다.

(2) 재량 일탈·남용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학원의 수강료를 월 945분 기준 141,600원으로 제한하는 것인데, 이는 이 사건 학원을 비롯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있는 다른 246개 보습학원이 모두 동일한 것으로서 학원별 면적, 수강 인원, 위치 등 개별적인 특성이나 원가 차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달리 합리적인 근거도 없는 금액이다. 결국,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지키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원고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부적법한 처분이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1) 의견청취절차 흠결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에 규정된 ‘이해 조정을 목적으로 한 법령에 의한 조정’에 관한 처분이므로 행정절차법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수강료 개별조정을 신청할 때 원가산정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의견제출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 후 원고의 추가 의견제출에 대하여 피고는 이를 검토하여 재회신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의견제출기회를 준 것이며, 또한 원고의 원가산정 보고서가 이미 제출되었고, 수많은 학원의 개별적 의견청취는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2조 제4항 , 제21조 제4항 제3호 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 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의견청취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학원법에 따르면 학원설립·운영자 및 교습자는 학습자로부터 수강료·이용료 또는 교습료(이하 ‘수강료 등’이라 한다)를 받을 수 있고 원칙적으로 그 금액 역시 교습내용과 교습시간 등을 고려하여 해당 학원설립·운영자 또는 교습자가 정하되( 제15조 제1항 , 제2항 ), 다만 위와 같이 정한 학교교과교습학원 또는 교습소의 수강료 등이 과다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교육감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강료 등의 조정을 명할 수 있다( 학원법 제15조 제4항 ). 결국, 위와 같은 수강료 조정명령은 지나친 사교육비 부담으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공익을 위하여 해당 학원설립·운영자 등의 영업권 및 재산권을 제한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수강료 조정명령이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갖는 사인간의 분쟁에 행정청이 개입하여 법령에 따른 알선, 조정, 중재 등을 하는 경우에 관한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 제4항 , 제22조 제3항 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 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다만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에서 정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제도는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 그 처분의 사유에 대하여 당사자에게 변명과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위법사유의 시정가능성을 고려하고 처분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 사전통지 등을 실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반드시 위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를 결여한 처분은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사유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가 2007. 12. 13. 통보한 수강료(분 당 223원, 월 945분 기준으로 210,735원)를 월 945분 기준으로 141,600원으로 삭감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처분의 내용을 사전에 원고에게 알려 그에 대한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원가산정보고서가 강남구학원협의회를 통하여 이미 제출되었다거나, 이 사건 처분 이후 원고가 추가로 의견을 제출하였다고 하여 이를 행정절차법 제22조 에 규정된 의견청취절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강료조정의 대상이 되는 학원의 수가 많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부여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행정절차법 제22조 제4항 , 제21조 제4항 제3호 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의견청취 절차를 결여한 위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2) 이 사건 위원회 구성의 위법성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위원회가 구성될 당시 시행되던 구 학원법 시행령(2007. 3. 23. 대통령령 제199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르면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수강료조정명령을 하기 위하여는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고, 교육감 소속 공무원, 시·도의 물가에 관한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 학부모, 학원·교습소의 설립·운영자, 학원·교습소의 관련단체 및 소비자 단체의 관계자로서 학식 및 경험이 있는 자 중에서 교육감이 임명 또는 위촉한 위원들로 이루어진 교육청 산하 수강료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도록 되어 있었고( 제17조 제3항 ), 다만 수강료조정위원의 임기와 조정위원회의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교육규칙에 정하도록 하고 있었는데( 제17조 제5항 ), 을 제9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이 사건 위원회는 2006. 4.경 당연직 위원장으로 강남교육청 학무국장, 당연직 위원으로 강남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장과 강남구청의 지역경제과장, 그리고 피고에 의하여 위촉된 위원 6인 등으로 구성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는 당시 시행되던 교육규칙 제2조, 제3조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 학원법 시행령의 위임 범위를 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위 교육규칙에 따라 설치, 구성된 이 사건 위원회는 구 학원법 시행령 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수강료조정위원회라고 볼 수 없으므로 수강료조정명령의 심의 권한이 없다 할 것이고, 한편 학원법 시행령이 2007. 3. 23. 대통령령 제19953호로 개정되면서 학원법 제15조 제4항 에 의한 수강료에 관한 조정명령권한이 교육장에게 위임됨에 따라 수강료조정위원회를 지역교육청별로 설치하고, 그 구성과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교육규칙에 위임하여 이 사건 위원회와 같은 지역교육청별 수강료조정위원회를 설치할 근거가 마련되기는 하였으나, 달리 학원법 시행령 개정 후 수강료조정위원회의 구성(위원 재위촉 등)이 적법하게 다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처분은 법령에 따른 수강료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이에 피고는 학원법 시행령 개정 후인 2007. 12. 13. 학원수강료조정위원회 출석 통지(을 제14호증)를 통해 다시 수강료조정위원을 위촉하였으므로 그 구성상 하자가 이미 치유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을 위한 이 사건 위원회가 2007. 12. 20. 개최되었는바,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서울특별시 강남교육청 학원수강료조정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조정위원회 개최통지가 2007. 12. 13. 각 위원들에게 발송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통지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이를 학원수강료조정위원회의 위원 위촉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위 통지는 이 사건 위원회의 위원장 명의로 되어 있는데 교육규칙 제3조 제3항에 의하더라도 학원수강료조정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의 경우 교육장이 위촉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달리 교육장의 위원 위촉 권한을 당연직 위원장에게 위임하였다고 볼 만한 규정도 없으므로, 위 통지를 통하여 위원들을 적법하게 재위촉 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성수(재판장) 이주영 이용우

기타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