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결의무효확인] 확정[각공2010하,1306]
사찰의 운영위원회에서 소속 종단을 변경하고 사찰 재산을 위 종단에 증여하기로 하는 결의를 한 사안에서, 위 사찰의 구성원이나 신도가 그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한 사례
사찰의 운영위원회에서 소속 종단을 변경하고 사찰 재산을 위 종단에 증여하기로 하는 결의를 한 사안에서, 위 결의는 사찰이 소속 종단을 변경하고 사찰 재산을 처분하기 위한 사찰 내부의 의사결정과정에 불과하여 사찰과 그 구성원 또는 신도 사이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관계의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위 사찰의 구성원이나 신도가 그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창덕)
천주암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주교)
2010. 6. 10.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1. 청구취지
피고를 대한불교관음종 종단에 등록하고 피고의 재산을 재단법인 대한불교관음종에 증여하기로 한 천주암관리운영위원회의 2009. 1. 10.자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1. 기초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8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1959. 7. 10.경 소외 1에 의하여 경주시 건천읍 방내리 362 지상에 창건되어 1970. 6. 10.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로 등록되었고, 1983. 8. 16.경부터 소외 2가 그 주지직을 맡고 있다.
나. 소외 2는 2000. 6. 23. 피고의 재산을 관리·운영할 목적으로 천주암관리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라 한다)를 설치하기 위한 정관을 작성하였고, 그 무렵 원고 등이 그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었다.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 소외 2가 2009. 1. 10.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를 대한불교관음종 종단에 등록하고, 피고의 재산을 재단법인 대한불교관음종에 증여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는데, 그 결의는 민법 및 운영위원회의 정관에 위배되어 무효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살피건대,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9329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가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운영위원회의 결의사항이 원고의 구체적인 법률관계, 즉 재산상이나 신분상 권리관계에 관한 것이고, 원고로서는 그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원고의 법적 지위의 위험이나 불안정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야만 원고가 그 결의사항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2) 먼저 피고 사찰을 대한불교관음종 종단에 등록하기로 하였다는 결의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사찰이 특정 종단과 법률관계를 맺고 나면 그 때부터는 그 소속 종단의 사찰이 되어 당해 소속 종단의 종헌이나 종법을 그 사찰에 대한 자치법규로 삼아 이에 따라야 하고, 사찰의 주지임면권 또한 당해 종단에 귀속되는 등 사찰 자체의 지위나 권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므로( 대법원 1997. 6. 13. 선고 96다31468 판결 참조), 사찰이 소속 종단을 변경하는 것은 그 사찰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관계에 관한 사항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다( 대법원 1984. 7. 10. 선고 83다325 판결 에서는 사찰이 특정 종파에 속한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은 사찰에 속하는 구체적인 재산의 소유권 등에 관한 존부의 확인도 아니고, 종단과 사찰 간의 사찰의 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계약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확인을 구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는 단순한 사실관계의 문제일 뿐 구체적인 권리 내지 법률관계 문제가 아니라 할 것이므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위 판결은 사찰의 종단가입행위의 효력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안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찰이 소속 종단을 변경하더라도 이는 그 종단과의 사이에 있어서 사찰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뿐이고, 그로 인하여 그 사찰 구성원이나 신도의 사찰에 대한 법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사찰이 소속 종단을 변경하기 위해서 그 사찰 자체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내부적 의사결정은 사찰과 그 구성원 또는 신도 사이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관계의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가사 피고 사찰의 운영위원회에서 피고 사찰을 대한불교관음종 종단에 가입하기로 결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피고 사찰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그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단,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천주암이 운영위원회의 위 결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대한불교관음종 종단에의 가입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3) 다음으로 피고 사찰의 재산을 재단법인 대한불교관음종에 증여하기로 하는 결의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사찰 재산의 관리처분권은 그 사찰을 대표하는 주지에게 일임되어 있는 것이므로 사찰의 주지가 소속 종단의 결의나 승인 등 내부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행위는 유효한 것일 뿐만 아니라(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다22028 판결 등 참조), 피고 사찰의 운영위원회에서 사찰 재산을 재단법인 대한불교관음종에 증여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찰 재산을 처분하기 위한 사찰 내부의 의사결정과정에 불과하여 원고와 피고 사찰 사이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관계의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그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다[뿐만 아니라 피고 사찰이 비법인사단에 해당하고(피고 사찰이 비법인사단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원고가 피고 사찰의 구성원인데, 피고 사찰의 재산을 재단법인 대한불교관음종에 증여한 행위가 무효라고 가정하더라도, 총유재산에 관한 소송은 법인 아닌 사단이 그 명의로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 하거나 또는 그 구성원 전원이 당사자가 되어 필수적 공동소송의 형태로 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4다4497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 사찰이 당사자가 되거나 원고를 비롯한 구성원 전원이 당사자가 되어 재단법인 대한불교관음종을 상대로 그 증여의 효력을 부인하고 이전된 재산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정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천주암이 재단법인 대한불교관음종을 상대로 해서 증여계약의 무효를 주장하여 그 증여재산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