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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4. 14. 선고 98다6565 판결

[물품대금][공1998.5.15.(58),1327]

판시사항

리스물건이 공급되었으나 이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물건수령증을 교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리스회사가 물건수령증 미교부를 이유로 물건의 공급자에 대해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시설대여(리스)의 경우, 이용자가 물건의 공급자와 직접 교섭하여 물건의 기종·규격·수량·가격·납기 등의 계약 조건을 결정하면 리스회사는 위와 같이 결정된 계약 조건에 따라 공급자와 사이에 매매계약 등 물건의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서 공급자는 물건을 직접 이용자에게 인도하기로 하며, 리스회사는 이용자로부터 물건수령증서를 발급받으면 물건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것인바, 이처럼 리스회사가 이용자로부터 물건수령증을 발급받는 이유는 이용자와의 관계에서는 리스기간의 개시 시점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것이고 공급자와의 관계에서는 그 물건을 인도받기로 되어 있는 이용자로부터 물건의 공급에 관한 계약에 따른 물건의 공급이 제대로 이행되었음을 증명받고자 함에 있으므로, 리스회사는 비록 물건수령증의 교부가 없다 하여도 물건이 공급되었다는 것과 이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물건수령증을 교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비추어 물건수령증의 교부가 없음을 들어 공급된 물건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청우물산 주식회사

피고,상고인

한일리스금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심훈종 외 6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시설대여(리스)의 경우, 이용자가 물건의 공급자와 직접 교섭하여 물건의 기종·규격·수량·가격·납기 등의 계약 조건을 결정하면 리스회사는 위와 같이 결정된 계약 조건에 따라 공급자와 사이에 매매계약 등 물건의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서 공급자는 물건을 직접 이용자에게 인도하기로 하며, 리스회사는 이용자로부터 물건수령증서를 발급받으면 물건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것인바, 이처럼 리스회사가 이용자로부터 물건수령증을 발급받는 이유는 이용자와의 관계에서는 리스기간의 개시 시점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것이고 공급자와의 관계에서는 그 물건을 인도받기로 되어 있는 이용자로부터 물건의 공급에 관한 계약에 따른 물건의 공급이 제대로 이행되었음을 증명받고자 함에 있는 것이므로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6193 판결 참조), 리스회사는 비록 물건수령증의 교부가 없다 하여도 물건이 공급되었다는 것과 이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물건수령증을 교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비추어 물건수령증의 교부가 없음을 들어 공급된 물건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와 이 사건 변론에 나온 자료에 의하면, 피고는 1996. 9. 30. 원고로부터 이 사건 리스물건을 금 165,000,000원에 매수하고 주문 후 4개월 안에 납품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금 66,000,000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였으며, 잔금은 리스물건이 리스이용자인 소외 삼미금속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납품 장소에 인도된 후 소외 회사가 그 물건을 검사하고 피고 소정 양식의 물건수령증을 피고에게 제출하는 때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원고는 1997. 3. 6. 리스물건을 소외 회사의 창원공장에 인도하고, 같은 달 25. 소외 회사에게 리스물건에 대한 물건수령증을 피고에게 제출하여 피고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의 통고를 한 사실, 소외 회사는 1997. 4. 2. 최종부도 처리되어 증설하기로 하였던 생산라인을 증설할 수 없게 되자 원고에게 생산라인 증설에 필요한 물건이었던 리스물건을 다시 가져가라고 요구하면서 물건수령증의 발급을 거절하고 있는 사실, 한편 원고는 여러 차례 피고에게 리스물건을 납품하였으니 잔금을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고, 피고는 리스물건이 납품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소외 회사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피고에게 잔금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잔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거절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는 리스물건이 소외 회사에 납품되었음에도 소외 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물건수령증의 발급을 거절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물건수령증을 교부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원심이 이유 설시는 다소 달리하나 피고에게 리스물건 대금의 지급의무가 있다고 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처분문서에 반하는 사실을 인정하거나 리스계약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최종영 이임수 서성(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7.12.23.선고 97나32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