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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8. 12. 27. 선고 2016가단224274 판결

상속재산분할 협의에서 상속지분 포기가 사해행위인지[국승]

제목

상속재산분할 협의에서 상속지분 포기가 사해행위인지

요지

지정상속분이나 기여분, 특별수익 등의 존부 등 구체적 상속분이 법정상속분과 다르다는 사정은 채무자가 주장ㆍ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단순한 상속포기는 조세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함

관련법령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

사건

수원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가단224274

원고

대한민국

피고

AAA

변론종결

2018.10.11.

판결선고

2018.12.27.

주문

1. 피고와 BBB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14. 4. 16. 체결된 상속재산협의분할 계약을 3분의 1 지분 한도 내에서 취소한다.

2. 피고는 BBB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 중 3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의 회복을 등기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되는 사실관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 산하 CC세무서장은 주식회사 DD홀딩스 대표이사이던 BBB에 대하여 2009, 9. 9. 2007년 분 종합소득세 373,889,340원(납부기한 2009. 9. 30.)의 과세처분을, 2011. 3. 10. 2005년 분 종합소득세 11,061,690원(납부기한 2011. 3. 31.)의 과세처분을, 2012. 4. 5. 2008년 분 종합소득세 66,212,330원(납부기한 2012. 4. 30.)의 과세처분을 각각 하였고, 이는 모두 그 즈음 BBB에게 고지되었다.

나. BBB의 부친 EEE은 2014. 1. 23. 사망하였고, EEE의 상속인으로는 BBB과 그 동생인 피고와 FFF이 있었다.

다. 피고와 BBB, FFF은 2014. 4. 16. 망 EEE으로부터 상속받은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가 7/10, FFF이 3/10을 상속받는 것으로 상속재산 분할협의(이하, '이 사건 분할협의'라 한다)를 하고, 2014. 5. 9. 이 사건 분할협의에 따라 피고 및 FFF 앞으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 산하 CC세무서에서는 이미 이 사건 피보전채권인 BBB에 대한 조세채권 전액에 관하여 결손처분을 하였고, 2015. 5.경 BBB의 부친인 EEE의 사망에 따라 상속세를 부과처분한 사실이 있어, 원고는 그 즈음 BBB이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통한 재산처분 행위를 한 사실과 그 처분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로부터 1년 이상이 지난 2016. 9. 30.에 제기된 이 사건 소송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

나. 판단

1)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고 함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날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 처분행위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국가가 조세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체납자의 법률행위를 대상으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때에,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관련하여 국가가 취소원인을 알았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세채권의 추심 및 보전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체납자의 재산 처분에 관한 등기ㆍ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세무공무원이 체납자의 재산 처분행위 사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와 체납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인식할 때 이로써 국가도 그 시점에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볼 수 있으며(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5다247707 판결 참조), 이때 제척기간의 도과에 대한 입증책임은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에게 있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2015. 5. 무렵 BBB이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분할협의를 통한 재산처분 행위를 한 것과 그 처분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사행행위 및 원상회복의무의 성립

가. 사행행위 취소 여부

BBB은 당시 별다른 적극재산이 없이 451,163,360원(= 2005년 종합소득세 11,061,690원 + 2007년 종합소득세 373,889,340원 + 2008년 종합소득세 66,212,330원)의 조세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 중 자신의 상속지분(1/3)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여 피고로 하여금 그 지분을 상속하게 함으로써 원고 등 일반 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켰다. 따라서 BBB 이 자신의 상속지분에 관하여 한 협의분할은 일반채권자의 채권을 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한 사해행위라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분할협의는 사해행위로서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법률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진정한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외에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하는 바, 이러한 법리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에 있어서 취소 목적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수익자로부터 채무자 앞으로 복귀시키고자 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권자는 사해행위의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 방법으로 수익자 명의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대신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할 수도 있으므로(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3704 판결), 피고는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BBB에게 이 사건 부동산 중 1/3 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BBB은 자신의 상속지분을 넘는 특별수익을 받았기 때문에 상속재산에 관하여 자신의 상속지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사해의사가 존재하지 않았고, 피고 역시 선의의 수익자이다.

2) 사해행위취소소송에 있어서 수익자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사실은 그 수익자 자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 것이고, 이 때 그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 등에 의하여야 하고, 채무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나 제3자의 추측에 불과한 진술 등에만 터 잡아 그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다고 선뜻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7. 4. 선고 2004다61280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동상속인 간의 상속분을 정함에 있어,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거나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공동상속인은 상속 개시 당시의 피상속인의 재산가액에서 그 기여분을 공제한 액을 상속재산으로 보고 지정상속분 또는 법정상속분에 기여분을 가산한 액으로써 그 자의 상속분으로 하므로(민법 제1008조의2 제1항), 지정상속분이나 법정상속분이 곧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이 되는 것이 아니고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이 있는 한 그에 의하여 수정된 것이 재산분할의 기준이 되는 구체적 상속분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지정상속분이나 기여분, 특별수익 등의 존부 등 구체적 상속분이 법정상속분과 다르다는 사정은 채무자가 주장ㆍ입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1797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에 있어서 을 제3 내지 11, 16 내지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GGG, FFF의 각 증언만으로는 망인의 사망에 따른 상속에 있어서 피고에 대한 구체적 상속분이 법정상속분과 다르다고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거나, 이 사건 분할협의가 BBB의 다른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임을 피고가 몰랐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