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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8.9.28. 선고 2017누81818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사건

2017누81818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원고

1. A 주식회사

2. B 주식회사

3. 주식회사 C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변론종결

2018. 7. 13.

판결선고

2018. 9. 28.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10. 13. 의결 D로 원고들에 대하여 한 별지 1 기재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E 승용차 딜러사들과 F 주식회사의 지위

1) 원고들,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 주식회사, J 주식회사, 주식회사 K(이하 위 8개 회사를 '이 사건 딜러사들'이라 하고, 회사의 표시 중 '주식회사'는 생략한다)은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와 딜러 계약을 체결하여 E 승용차를 판매함과 동시에 자체 서비스센터를 통한 E 승용차 수리서비스업도 영위하는 사업자들이고, F는 E 승용차를 L 본사로부터 국내에 독점 수입하여 이 사건 딜러사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자로서 모두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사업자들이다(이하 이 사건 딜러사들과 F를 통틀어 '원고 등'이라 한다).

2) 원고 등의 일반현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2015. 12. 31. 기준, 단위: 백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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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시장구조 및 실태

1) 수입 승용차 판매시장

1990년대 초반까지는 정부의 규제로 인하여 수입 승용차 시장 규모가 크게 증가하지 못하였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제화·개방화의 영향과 이에 따른 관세·취득세 등의 인하 조치로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였다.

가) 시장 규모

2008년에는 국내 승용차 전체 시장에서 수입 승용차의 점유율은 6.04%에 불과하였으나, 2015년에는 수입 승용차의 등록대수가 약 24만 대로 증가하여 국내 승용차 시장 전체의 15.53%를 차지하였다.

나) 판매 구조

(1) 공식 수입업체를 통한 수입 승용차 판매

수입 승용차 도입 초기에는 국내 딜러사들이 외국 제조사로부터 승용차를 직수입한 후에 고객들에게 판매하였다. 그 후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 승용차의 판매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V를 필두로 외국의 승용차 제조사들이 국내에 자신의 승용차에 대한 독점수입권을 가진 자회사(공식 수입사)를 설립하였고, 국내 딜러사들은 공식 수입사로부터 수입 승용차를 구매하여 소비자에게 재판매하고 있다.

(가) 공식 수입사

공식 수입사는 외국 제조사로부터 수입한 승용차의 국내 도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입 승용차의 차종, 모델, 옵션 및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해 외국 본사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판촉 활동 등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나) 공식 딜러사

공식 딜러사들은 공식 수입사로부터 수입 승용차를 매입하여 최종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면서, 정비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수입 승용차 브랜드별 공식 딜러사 현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수입차 브랜드별 공식 딜러사 현황(2016년 9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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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병행수입 업체를 통한 수입 승용차 판매

외국의 제조사가 아닌 외국의 딜러사로부터 승용차를 수입하여 국내에 공급하는 병행수입업체는 공식 수입사에 비하여 판매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공식 수입사를 통해 판매되는 물량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97%에 이른다.

공식 수입사와 병행 수입사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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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 승용차 수리 시장

가) E 승용차의 수리 현황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등 국내 승용차사업자는 판매 대리점과는 별개의 직영수리업체를 운영하거나, 가맹계약을 체결한 협력정비업체들로 하여금 승용차 수리를 담당하게 한다.

E 등 수입 승용차의 공식 딜러사는 판매점(Showroom)과 함께 공식 서비스센터(Workshop)를 직접 운영하면서 자사 브랜드 수입 승용차의 판매와 수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 2015년 말 기준으로 국내에는 E 승용차의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약 37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며 F 또는 공식 딜러사들이 제3의 정비업체와 제휴 관계를 맺는 경우는 거의 없다.

E 딜러사별 서비스센터 및 판매전시장 운영현황(2015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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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반 정비업체들이 국산 승용차뿐만 아니라 수입 승용차 정비업도 함께 영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SK네트웍스 등도 직영 또는 가맹점 형태로 정비소를 운영하면서 E를 포함한 수입 승용차 정비서 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으나, 수입차를 수리하는 일반 정비업체의 수, 각 일반 정비업체의 E 승용차 수리 여부 및 가능한 수리의 범위, 진단장비 및 정비 매뉴얼 보유여부, 시간당 공임, 매출액 등에 관한 통계 자료는 존재하지 않아, 일반 정비업체에서의 E 승용차 수리 현황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나) E 승용차 수리에서의 공임의 의미

(1) 공임의 개념

공임'이란 자동차 정비 및 수리에 있어서 소요된 작업 시간에 시간당 공임을 곱한 비용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시간당 공임은 서비스센터의 시설 규모, 지역적 위치, 작업의 난이도, 작업자의 구성 및 기술 수준 등의 요소를 감안하여 책정된다.

(2) E 승용차의 수리 유형 및 수리비 청구 계정

(가) 수리 유형의 구분

E 승용차의 수리는 약 3,210개의 세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해당 유형별로 ASRA 시스템(Arbeitstexte, Standardtexte, Richtzeiten und Arbeitswerte, 해당 작업별 표준소요시간을 정의한 표준시간검색시스템) 상 총 8자리로 구성된 코드를 부여받게 되고, 처음 두 자리 코드에 따라서 53종의 수리작업으로 다시 분류된다.

이와 같은 53종의 차량 수리작업 유형은 다시 ① 정기점검 및 소모품 교환수리(Maint./wear & Tear), ② 일반수리(General Repair), ③ 판금 및 도장 수리(Body & Paint) 등 3가지의 범주로 구분된다.3)

① 정기점검 및 소모품 교환 수리는 엔진오일, 와이퍼, 브레이크 디스크 및 패드 등의 소모품 교환 작업과 같은 차량 유지관리를 목적으로 한 주기적인 소모품 교환 작업을 의미한다.

② 일반수리는 소모품 교환 작업을 제외한 엔진, 전자/전기, 섀시와 관련된 고장을 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③ 판금 및 도장 수리는 '사고수리'라고도 불리는데, 차량 외부의 바디, 하부, 측면, 문, 범퍼, 도장 등 차량의 외형을 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 수리비 청구 계정의 구분

E 승용차의 수리비 청구 계정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지급 주체에 따라서 C, V, W, F, I, M 등의 계정으로 구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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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 사건 딜러사들의 시간당 공임인상

1) F의 시간당 공임(Labor rate) 권장가격 제시

F의 AG 대리는 2009. 5. 28. 이 사건 딜러사들에게 C계정 및 나머지 계정들의 공임의 권장가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임체계를 제시하는 이메일을 송부하였는데, V계정은 F의 통보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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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사건 딜러사들의 C계정 공임인상

이 사건 딜러사들은 2009. 6. 1.경 아래 표 기재와 같이 'C계정'의 공임 중 '일반수리'는 50,500원에서 58,000원으로, '정기점검/소모품 교환'과 '판금/도장 수리'는 각 기 48,000원에서 55,000원으로 인상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동행위'라 한다).

딜러사들의 시간당 공임인상 현황

(단위: 원, 괄호는 인상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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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피고의 처분

1)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의 내용

피고는 2017. 10. 13. 의결 D로, 「이 사건 딜러사들에 있어 '시간당 공임'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호의 '가격'에 해당하고, 원고 등은 AS 커미티(After Sales Committee) 등에서 시간당 공임비를 인상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하였는데 이러한 합의는 이 사건 딜러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시킬 목적으로 E 승용차 수리의 '시간당 공임' 가격을 인상한 것이므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의 '합의'에 해당하며, 특히 위 합의가 공임가격을 인상시키는 효과를 초래하므로 같은 항 제1호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합의'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시정명령에 대하여는 공정거래법 제21조에 따라, 과징금에 대하여는 공정거래법 제22조제55조의3,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6. 19. 대통령령 제23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및 [별표2],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6. 12. 30.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6-22호로 개정된 것, 이하 '과징금고시'라 한다)의 각 규정에 따라 별지 1 기재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과징금 산정의 근거

가) 관련매출액

이 사건 공동행위에서 F가 2009. 5. 22. AS 커미티에서 딜러사들에게 시간당 공임인상액으로 제시한 것이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C계정'에 대한 것이었고, 이에 따라 딜러사들이 C계정의 정기점검/소모품 교환, 일반수리, 판금/도장수리 등에 대해 공임비를 인상하였는바, 딜러사들이 소비자에게 공임비를 청구하는 C계정은 합의의 직접적인 대상이므로 이 사건의 관련상품에 해당한다.

위반행위의 시기는 원고 등이 AS 커미티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시간당 공임 인상액에 대한 합의에 도달한 날인 2009. 5. 22.이고, 종기는 이 사건 딜러사들이 2009. 5. 22. 합의일 이후 각자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공임을 인상한 시점의 직전일로, 원고들의 경우 2011. 1. 2.7)이다.

원고들의 위반행위 기간동안의 C계정 공임매출액을 각 관련매출액으로 본다.

나) 부과기준율

이 사건 공동행위는 중대성의 정도가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므로 과징금 고시 Ⅳ.1.다.(1)(가)의 규정에 따라 5% 이상 7% 미만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하되, 원고 등에게 합의내용의 이행을 위한 이행·감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은 점, 공임비가 전체 자동차 수리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2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여 5%를 적용한다.

다) 산정기준

관련매출액에 부과기준율을 곱하여 산정한다. 원고들에 대한 각 과징금 산정기준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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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행위 및 행위자 요소에 의한 1·2차 조정

원고들에게 행위 및 행위자 요소에 의한 조정사유는 없다.

마) 부과과징금의 결정

1백만 원 미만의 금액을 버리고, 원고 A의 경우 14,000,000원을, 원고 B의 경우 19,000,000원을, 원고 C의 경우 8,000,000원을 각 부과과징금으로 결정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 을 제14, 35, 41, 4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2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합의의 존재 여부

1) 원고들 주장의 요지

F는 자신의 비용인 F계정, W계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임 수준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C계정의 시간당 공임 인상폭을 최소화하여 이 사건 딜러사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는바, 이 사건 딜러사들은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F가 제시한 시간당 공임비를 그대로 따른 것일 뿐 합의에 의해 시간당 공임을 결정한 사실이 없다.

2) 인정사실

가) 합의의 배경

(1) 2008. 9.경 F의 AS(After Sales) 부사장8)으로 새로 선임된 AH는 다른 나라의 E 딜러 대표자 회의를 벤치마킹하여 F 및 대표 딜러사들9)로 이루어진 AS 커미티를 구성하여 중요한 정책적 이슈들을 논의하기를 원하였고, F는 2009. 1. 9. 이메일을 통하여 이 사건 딜러사들에게 '2009. 2. 12.에 시간당 공임 등을 주된 논의 안건으로 하는 AS 커미티'를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

G의 이사 AI은 AS 커미티에 앞서 2009. 2. 9. F 부사장 AH를 만나 보증(Warranty) 및 서비스 마케팅(2009년 시간당 공임 포함) 등의 문제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한편, 이 사건 딜러사들은 자신들의 공동이익 도모 및 F와의 원활한 관계형성을 위하여 2009. 3. 28. 딜러사들만의 모임인 'AJ협의회(이하 '딜러사 모임'이라 한다)'를 최초로 구성하고 공임인상을 논의하였다.

(2) 원고 등은 2009. 2. 12.부터 2009. 5. 22.까지 AS 커미티, 서비스매니저 회의, 딜러사 모임 및 각 모임별 참석자들 간의 이메일 교환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C계정의 시간당 공임(이하 '시간당 공임'이라 한다)을 인상하였는데, 그 모임은 다음과 같다.

(가) AS 커미티

F 부사장 AH의 제안으로 2009. 2. 12. 설립된 AS 커미티는 F AS 담당 임직원과 대표 딜러사의 서비스매니저들이 회합하여 경영 목표, 보증수리 업무, 딜러 수익성 등의 이슈를 논의하는 모임이다. F는 AS 커미티에서 시간당 공임의 인상안 등을 제안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석 딜러사들 간의 협의가 이루어졌다.

(나) 서비스매니저 회의

F의 AS 담당 임직원과 이 사건 딜러사들 모두의 서비스매니저들이 참석하는 서비스매니저 회의는 공임뿐만 아니라 부품 판매 등 F와 그 딜러사들의 AS 경영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체이다.

(다) 딜러사 모임

F를 제외하고 이 사건 딜러사들의 서비스매니저만 참석하는 모임으로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F가 제시하는 시간당 공임 인상액을 받아보기로 결정하였고, 시간당 공임인상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를 F에 전달하기도 하였다.

나) 합의의 내용 및 과정

(1) 2009. 2. 12. AS 커미티에서의 논의

F의 부사장 AH와 G의 상무 AK, 이사 AI, H의 부장 AL, 원고 B의 이사 AM, J의 부장 AN 등 F와 4개 딜러사 관계자들은 2009. 2. 12. G 사무실에서 회합하여 AS 커미티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 회의에서 ① 딜러사의 AS 부문 목표 ROS10)를 시중 금리인 5% 수준으로 설정하고, ② 딜러사는 2009. 3. 13.까지 F에게 자신의 재무자료를 제출하며, ③ 딜러사 자료를 토대로 F가 적정한 공임 인상금액을 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이에 따라 G와 H은 2009. 3. 13. F에게 자신들의 재무자료를 제출하였다.

(2) 2009. 3. 28. 딜러사 모임에서의 협의

I의 이사 AO, G의 상무 AK, 이사 AI, H의 부장 AL, 원고 A의 부장 AP, 원고 B의 이사 AM, J의 부장 AN, 원고 C의 부장 AQ 등 7개 딜러사 관계자들은 2009. 3. 28. G 사무실에서 딜러사 모임을 개최하고, 이 모임에서 딜러들의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딜러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하였다. 동 모임 참석자들은 2009. 2. 12. AS 커미티 논의 사항을 공유하고, F가 제시하는 시간당 공임 인상금액을 받아 보기로 결정하였다.11)

(3) 2009. 5. 11. F와 G 간의 협의

F의 부장 AR, 부장 AS과 G의 상무 AK, 이사 AI 등은 2009. 5. 11. '수익성(Profitability) 개선을 위한 전제조건 및 F 제안 협의'를 주제로 회의를 하였다. F 측은 위 회의 무렵 G 측에 시간당 공임을 일반 수리는 60,000원, 판금도장 수리(사고수리)는 55,000원으로 하는 공임 인상안을 제시하였고, 2009. 5. 21.경에는 G의 이사 AI에게 일반 수리 시간당 공임을 58,000원으로 변경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4) 2009. 5. 22. AS 커미티에서의 F의 발표

F는 2009. 5. 22. F 메인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된 AS 커미티에서 '권장 시간당 공임인상 방안(How to increase recommended labor rate)'을 발표하였다. 위 모임에는 G의 상무 AK, 이사 Al, H의 부장 AL, J의 부장 AN, 원고 B의 이사 AM, 원고 A의 부장 AP 등이 참여하였다. F는 위 발표를 통하여, 목표 ROS 달성을 위한 시간당 공임 수준으로 일반수리는 65,000원(29% 인상), 사고수리는 60,000원(25% 인상)을 제시하였고, 대폭적인 공임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 및 브랜드이미지 훼손 등을 감안하여 단계적 인상 방안(1단계로 일반수리 공임은 58,000원, 사고수리 및 유지보수 공임은 55,000원으로 인상하고, 2단계로 2010. 5. 3.에 새로운 권장 시간당 공임을 공표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5) 2009. 5. 22. 서비스매니저 회의에서의 시간당 공임인상 협의

2009. 5. 22. AS 커미티에 이어서 서비스매니저 회의가 개최되었다. 서비스매니저 회의는 F와 모든 딜러사들이 참석하였는데, 이 회의에서 F 부장 AR는 상기 공임인상 방안을 공표하였고, 이 사건 딜러사들은 F가 제시한 금액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6) 2009. 5. 28. F의 시간당 공임 인상안 제시

F 대리 AG은 2009. 5. 28.에 모든 딜러사의 서비스매니저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여 각 계정별 권장 시간당 공임의 인상액 및 인상 시점을 제시하였다. 통지문에는 '2009년 권장 공임가격 조정 안내'라는 제목으로, 'C계정 정기점검/소모품 교환 55,000원, 일반수리 58,000원, 판금/도장 수리 55,000원'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폐사가 공지해드리는 가격은 권장가격으로서, 실제 고객에게 제공되는 시간당 공임은 해당 딜러에서 최종결정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7) 2009. 6. 1.경 시간당 공임의 인상

이 사건 딜러사들은 2009. 6. 1.을 전후하여 위와 같이 F가 제시한 시간당 공임으로 일제히 공임을 인상하였다. 다만, K은 정기점검/소모품교환의 시간당 공임을 다른 딜러사들의 인상액(55,000원)과 달리 58,000원으로 인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내지 5, 7 내지 12, 14, 35, 36, 41, 45, 4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관련법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이 금지하는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합의'에서 합의'는 둘 이상의 사업자 간 의사의 연락을 본질로 하는데, 여기에는 명시적 합의뿐 아니라 묵시적인 의사의 일치까지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두1929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인정증거들, 을 제5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딜러사들 사이에 F가 제시하는 시간당 공임인상액에 따라 시간당 공임을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것에 대해 적어도 묵시적으로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1) E 승용차 수리를 실행하는 사업자들은 딜러사들이고, 시간당 공임을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지급받는 사업자들도 딜러사들로서, 시간당 공임의 최종 결정권자는 이 사건 딜러사들이다. 이 사건 딜러사들이 관행적으로 F가 제시한 시간당 공임을 따랐다고 하더라도 2011년 이후부터는 딜러사들이 직접 시간당 공임을 결정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시간당 공임을 결정·유지·변경함으로써 사업자들 사이에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원고들을 포함한 딜러사들이다.

(2) F는 2009. 5. 28. 시간당 공임의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공지하는 가격은 단순히 '권장가격'일 뿐이라고 명확히 밝혔고, F가 제시한 공임 인상안보다 더 높은 가격의 공임을 책정한 K은 2017. 8. 29. 피고에게 제출한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에 "당사가 공임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등록을 하여야 했기 때문에 AU12)에게 당사가 정한 고객에 대한 공임을 적용해 달라고 통보하였습니다. AU는 별다른 이견 없이 시스템에 당사가 정한 공임을 등록해 주었습니다"라고 기재였는바 실제 F는 자신들이 제시한 권장가격보다 높은 금액의 공임도 그대로 적용해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동행위 과정에서 F가 이 사건 딜러사들의 선택의 여지를 봉쇄하고 시간당 공임인상을 결정할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G 이사 AI은 2016. 11. 3. 피고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공임 부분은 딜러가 결정할 부분인 것이고, F가 제시한 권장 공임가격은 말 그대로 권장일 뿐이나 회사 내의 자체적인 분석 등을 통해 공임인상 부분을 결정하고 해서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딜러사들 역시 F가 제시한 공임 인상안은 권장가격이고 딜러사가 재무상태 등을 고려하여 자체적으로 공임을 결정할 수 있다고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4)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딜러사들은 F가 제시한 권장 공임가격에 상관 없이 자체적으로 공임을 결정할 수 있었는데, 이 사건 딜러사 별로 시간당 공임의 인상요인 즉, 서비스센터의 시설 규모, 지역적 위치, 작업자의 구성 및 기술 수준, 작업자의 임금, 임대료, 재무상태 등이 각기 다를 것임에도 불구하고 K을 제외한 모든 딜러 사들은 F가 제시한 인상안을 일률적으로 받아들여 동일한 금액으로 공임을 결정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딜러사들은 처음부터 F가 제시하는 권장 공임가격에 따라 시간당 공임을 인상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인다.

(5) 결국 이 사건 딜러사들이 F가 제시한 공임인상 권장가격을 수용한 데에는 F로 하여금 권장가격을 제시하게 하고 딜러사들이 이를 모두 수용함으로써 다른 딜러 사와의 공임 가격경쟁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6) 원고들의 주장대로 F가 자신의 비용인 F계정과 W계정의 공임인상을 억제할 목적으로 시간당 공임의 인상 한도를 정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딜러사들이 개별적인 공임 인상요인을 고려함 없이 F가 제시한 권장가격대로 일괄적으로 시간당공임을 인상하기로 합의한 행위 자체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나. 관련시장 획정의 위법 여부

1) 원고들 주장의 요지

E 승용차 사용자들은 경제적 수준이 높아 소액에 불과한 시간당 공임의 차이는 딜러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지 않는바 이 사건 딜러사들이 제공하는 수리서비스 간에 대체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딜러사들 사이에는 지리적 측면에서의 경쟁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피고는 이를 간과하여 관련 지역시장을 잘못 획정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쟁관계가 문제 될 수 있는 일정한 거래분야에 관하여 거래의 객체인 관련상품에 따른 시장, 즉 관련시장을 구체적으로 정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관련 시장은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들의 범위를 말하는데, 이를 정할 때에는 거래에 관련된 상품의 가격,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행태는 물론 판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결정 형태, 사회적·경제적으로 인정되는 업종의 동질성 및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5두235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제32,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관련시장 획정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E 승용차 공식 서비스센터가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나 인접한 서비스센터간에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직·간접적인 경쟁관계가 존재할 것이고, F와 이 사건 딜러사들 사이의 계약 등에 의하여 각 서비스 지역이 독점적·배타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사건 딜러사들은 최소한 잠재적 측면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공동행위에서의 관련상품은 E 승용차에 대한 '공식서비스센터'에 서의 수리 서비스인바, 자동차의 이동성 및 발달한 도로망 등에 비추어 보면, 장소적인 제약이 작용하는 일반적인 상품시장과 달리 거리에서 오는 제약이 상당부분 완화되어 관련 지역시장이 특정 도나 시의 범위로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연접한 A지역과 B지역을 동일 지역시장으로 판단하였는데 B지역과 C지역 또한 동일 지역시장으로 고려할 수 있다면 A지역과 C지역 사이에 직접적으로 대체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B지역의 존재로 인하여 관련 지역시장은 연쇄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크다.

(3) 원고 등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E 승용차 사용자들의 거주지와 이들이 이용한 공식 서비스센터 위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분석결과(을 제33호증)에 따르면,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 서비스센터가 없는 경우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서비스센터를 이용한 현황이 나타나며, 경기도에 거주하는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로 상당수가 서울지역 서비스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광역지자체 간에도 충청지역 소비자들이 서울지역을 선택하기도 하고 전북지역 거주자가 광주서비스센터를 이용하기도 하며, 경주지역 거주자가 대구나 부산지역 서비스센터를 이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위 분석결과에 의하면, 전북 고창지역 거주자는 62%가 전주, 23%가 광주를 선택하였고, 경주지역 거주자는 대구(43%), 울산(19%), 부산(12%), 포항(11%), 마산 (6.6%)을 선택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전주지역의 원고 C와 광주지역의 J 간에, 대구, 부산, 마산, 울산, 포항 지역의 원고 A와 I, 원고 B 간에 각 경쟁이 존재하거나 잠재적 경쟁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5) 피고가 E 승용차 사용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을 제32호증 참조)에 의하면 공식 정비센터의 시간당 공임이 1%, 5%, 10% 인상될 경우 비공식 정비센터를 이용하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소수라고 볼 수 없는바, 시간당 공임이 E 승용차 사용자들이 정비센터(딜러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전혀 고려요소가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원고 등은 공임인상에 앞서 급격한 인상 시 소비자의 저항을 우려하여 시간차를 둔 단계적인 인상안을 논의하는 등 소비자를 의식하였다. 소비자로서는 E 승용차의 부품은 비록 고가이더라도 본사로부터 수입된 정품이므로 가격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받아들이는 반면 공임 부분에 관하여는 다른 공식 서비스센터 또는 비공식 정비센터와 비교하여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적지 않다고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양현주

판사 김무신

판사 오경미

주석

1) 이 사건 딜러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딜러사는 2011년 이후 F와 거래를 하였다.

2) AD, AE, AF는 2011년 이후부터 F와 거래를 하였다.

3) 예를 들어, 00, 09, 18~20, 40, 42로 시작하는 코드를 부여받은 작업은 정기점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그에 해당하는 공임이 적용된다. 또한, 설령 사고로 인하여 차량 수리가 발생한다고 할지라도 해당 작업이 정기점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면 정기점검에 적용되는 시간당 공임이 적용된다.

4) F가 제공하는 확장된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무상 및 보증서비스를 말한다.

5) '정기점검/소모품 교환'의 시간당 공임이 당초 다른 딜러사들보다 높았던 K은 3,000원 높은 58,000원으로 인상하였다.

6) K은 '판금/도장 수리'를 2012. 1. 30.부터 개시하였다.

7) 원고 A 포항센터의 종기는 정기점검/소모품 교환, 일반수리의 경우 2011. 1. 11., 판금/도장 수리의 경우 2011. 1. 2.이고, 원고 C의 경우 판금/도장 수리의 종기는 2011. 1. 1.이다.

8) 이하에서 기재된 이 사건 딜러사들과 F 임직원들의 직위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

9) 최초의 대표 딜러사는 딜러사들이 추천한 G 상무 AK, G 이사 AI, H 부장 AL, 원고 B 이사 AM, J 부장 AN 등 5인으로 구성되었다.

10) 매출액 대비 수익률(Return On Sales)을 의미한다.

11) G회사 이사 Al은 2009. 4. 1. 딜러사 모임에서 결정된 사항을 이 사건 딜러사들에게 이메일로 통보하면서 모임에 참석하지 아니한 K회사 AT에게도 메일을 발송하였다.

12) F를 의미한다.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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