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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다1976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7.5.15.(34),1442]

판시사항

[1] 건축업자가 타인의 대지를 매수하여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건축하면서 건축허가 명의를 대지소유자로 한 경우의 법률관계

[2] 위 [1]항의 경우, 대지소유자 명의로 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후 대금채무 변제 전에 건축업자가 대지소유자에 대하여 위 보존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토지소유자 명의의 신축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가 대지대금을 담보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명의신탁관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건축업자가 타인의 대지를 매수하여 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한 채 그 위에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건축하면서 건축허가 명의를 대지소유자로 한 경우에는, 부동산등기법 제131조 의 규정에 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축허가 명의인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밖에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목적이 대지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2] 대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대지소유자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은 것이라면 비록 건축업자가 건물을 원시취득하였다고 할지라도 대지소유자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됨으로써 법률행위에 의하여 담보물권이 설정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담보채무인 대금채무가 변제되지 않는 한 대지소유자에 대하여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없다.

[3] 토지소유자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은 건물을 건축업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그 대부분을 완성한 경우, 토지소유자 명의의 신축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가 대지대금을 담보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명의신탁관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박재한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명)

피고,상고인

황중길 (소송대리인 변호사 구도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거시 증거에 의하여, 제1심 공동피고 여석근이 다세대주택의 신축과 분양을 목적으로 1992. 8.경 피고로부터 그 소유의 대구 동구 신천동 101의 1 대 331.6㎡(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금 300,000,000원에 매수하되 그 대금은 위 여석근이 이 사건 토지 위에 다세대주택을 신축·분양한후 그 분양대금을 받아 지급하기로 한 사실, 위 여석근이 그 후 이 사건 토지의 소유명의자인 피고의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이 사건 토지 위에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지하 1층, 지상 4층의 7세대분 다세대주택 1동(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건축하다가 전기·조명·씽크대·욕조·도배·보일러장치등의 공사를 하지 못한 채 1994. 9.경 전체 공정의 약 80%에 이른 상태에서 자금난으로 공사를 중단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의 잔여공사를 마무리한 뒤 1995. 1. 19. 각 세대별로 피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와 함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대지권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여석근이 비록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내부공사를 제외하고는 그 공사의 대부분을 마침으로써 이를 원시취득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위 여석근이 이 사건 건물을 원시취득하였다는 이유로 곧바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경료된 소유권보존등기를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인정하였지만, 건축업자가 타인의 대지를 매수하여 그 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한 채 그 위에 자기의 노력과 재료를 들여 건물을 건축하면서 그 건축허가 명의를 대지소유자로 한 경우에는, 부동산등기법 제131조 의 규정에 의하여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건축허가 명의인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밖에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목적이 대지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경우가 일반적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 있어서도 원심 증인 여석근의 증언에 의하여 피고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은 이유가 대지에 관한 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임을 엿볼 수 있으며, 만일 대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피고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은 것이라면 비록 위 여석근이 이 사건 건물을 원시취득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됨으로써 법률행위에 의하여 담보물권이 설정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 대법원 1990. 4. 24. 선고 89다카18884 판결 등 참조) 그 피담보채무인 대금채무가 변제되지 않는 한 피고에 대하여 위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 사건 건물을 원시취득한 위 여석근으로부터 분양받았다는 주장인 데에 반하여 피고의 주장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자신이 적법하게 취득하였으므로 명의신탁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이므로, 원심은 모름지기 이러한 변론취지가 대지대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취지인지를 석명하고 이를 심리·판단하여야 하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고 할 것이고, 판결이유의 불명확·상호모순 등의 표현으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제3, 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가 피고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구분소유건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하면서 그 대지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대지권등기를 마침으로써 이 사건 토지의 지분소유권이 대지사용권으로서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하면 그 효력은 대지권에도 미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판단은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명의신탁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이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이 단순히 피고에게 명의신탁된 것이 아니라 대지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담보물권이 설정된 것인 점에서 이미 유지될 수 없으므로 이를 탓하는 논지는 결국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