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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3. 17. 선고 93다46544 판결

[손해배상(기)][공1995.5.1.(991),1704]

판시사항

가. 법률행위 해석의 의의 및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의 법률행위의 해석방법

나. 농공지구 내 토지를 매도한 지방자치단체가 매수인의 자금융통의 편의를 위하여 매수인에게 시설자금을 대출하는 금융기관에 대하여 “매수인이 토지대금을 완납하고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위 금융기관에 대하여 선순위의 근저당을 설정하도록 조치할 것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교부함으로써 매수인에 대한 무담보 대출이 이루어진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게 되는 조치의무의 내용과 그 의무위반의 효과

다.‘ 나’항의 각서의 단서 중 “위 각서는 상기업체(매수인)의 부실로 인한 군(지방자치단체)의 채무부담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조항의 객관적 의미

판결요지

가.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나. 농공지구 내 토지를 매도한 지방자치단체가 매수인의 자금융통의 편의를 위하여 매수인에게 시설자금을 대출하는 금융기관에 대하여 “매수인이 토지대금을 완납하고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위 금융기관에 대하여 선순위의 근저당을 설정하도록 조치할 것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각서에 의하여 취하기로 약정한 조치 속에는 매수인에게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를 교부하기에 앞서 위 금융기관에게 이를 사전에 통지하고 나아가 위 금융기관이 매수인과 사이에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조치가 당연히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할 의무는 이른바 호의관계에서 부담하는 단순한 협조의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 금융기관과 한 약정에 따라 위임계약상의 수임인 또는 그와 유사한 지위에서 부담하게 되는 법적 의무라고 할 것이므로, 만일 지방자치단체가 그러한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위 금융기관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나’항의 각서의 단서 제1항을 보면 “위 각서는 상기업체 부실로 인한 군의 채무부담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위 단서 규정은, 그 문언 자체의 내용이나 각서의 작성 목적과 경위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지방자치단체는 위 금융기관이 토지에 관하여 선순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할 수 있도록 조치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위 각서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매수인의 대출금채무를 보증하거나 그 채무에 대하여 담보를 제공하는 지위에 서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장차 매수인의 경영부실 등으로 인하여 위 금융기관에게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변제할 채무는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의미에서 삽입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단서 규정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사전 통지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위 금융기관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채무까지 면제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중소기업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정두

피고, 피상고인

옥천군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성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소외 한아금속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는 피고로부터 피고가 조성중인 충북 옥천군 ○○면 △△리 (지번 1 생략) 외 9 필지의 공장부지를 금 100,000,000원에 분양받아 그 지상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계획하고, 1987.9.11. 피고와 위 공장부지의 매매에 관한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원고로부터 중소기업진흥시설자금을 융자받기 위하여 소외 회사가 피고로부터 매수할 위 공장부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과 동시에 원고가 선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피고가 조치하기로 함으로써 원고가 소외 회사에게 우선 담보권을 설정함이 없이 융자를 해 줄 수 있도록 피고에게 협조를 요청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1988.8.9. 당시 시행중이던 농어촌소득원개발촉진법 및 농공지구시책행정편람에 의거하여 소외 회사에게 자금융통의 편의를 주기 위하여 소외 회사가 원고 은행 서대전지점에 제출할 각서, 즉 위 공장부지는 현재 피고의 소유이나 소외 회사가 피고와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완납하여 소유권이전을 함과 동시에 원고에게 선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하는 내용의 각서에, 상기 사항을 소외 회사가 이행하도록 피고가 조치할 것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기재를 하고 이에 기명날인을 하여 준 사실,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피고와 연명으로 된 위 각서를 제출받고는 같은 해 9.12. 소외 회사에게 공장건물 신축을 위한 시설자금 명목으로 도합 금 390,000,000원을 대출하고, 그 후 공장건물이 완공되자 같은 해 12.19. 공장건물과 그 안에 설치된 기계, 기구 등에 대하여 공장저당법 제7조에 따라 근저당권자 원고, 채무자 소외 회사, 채권최고액 금 550,000,000원으로 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으나, 위 공장부지에 대하여는 소외 회사가 분양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음과 동시에 선순위 담보권을 설정키로 하여 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실, 한편 위 공장부지는 그 후 지번과 지적이 위 같은 리 (지번 2 생략) 공장용지 10,234m2(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로 확정되었는데, 피고는 1989.1.30. 소외 회사와 위 가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대금 126,089,000원에 정식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한 다음, 같은 해 7.8.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거나 소외 회사로 하여금 원고에게 위 각서에 기한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도록 하는 등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소외 회사에게 위 분양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었고, 이에 소외 회사는 원고와의 위 당초 약정에 반하여 같은 날 채무자 소외 회사, 근저당권자 소외 현대종합상사주식회사, 채권최고액 금 1,000,000,000원으로 하는 1순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사실, 그 후 소외 회사는 경영상태의 악화로 부도가 발생하여 1991.1.9. 원고의 신청에 따라 위 공장건물과 기계, 기구설비 및 이 사건 토지 등에 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원고는 위 공장저당법에 의한 공장건물 등으로부터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 총액 금 505,201,316원 중 금 210,261,310원을 배당받았으나, 이 사건 토지로부터는 1순위 근저당권자인 위 현대종합상사주식회사에게만 그 경락대금 중 집행비용과 선순위 배당권자의 배당금을 공제한 잔액인 금 201,900,060원이 배당되었을 뿐, 원고는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한 사실등을 각 인정한 다음,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피고가 장차 소외 회사로부터 분양대금을 완납받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외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이 될 상황이 되면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사전에 원고에게 통지를 해 주기로 하는 등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계약의 취지에 위배하여 사전에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여 주지 아니하였고 이와 같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말미암아 원고는 선순위의 담보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위 현대종합상사주식회사가 배당받은 금 201,900,060원 상당을 배당받지 못하게 되어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니 피고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과 관련하여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이전에 통지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 있었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소외인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위 각서(갑 제3호증의 1)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다만 위 각서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보면, 위 각서는 소외 회사가 피고로부터 매수할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그 매매대금을 완납하고 소외 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과 동시에 원고에게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하고, 피고는 소외 회사가 이를 이행하도록 조치할 것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것으로서, 이는 피고측으로서는 소외 회사가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원고에게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도록 협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원고가 스스로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원고에게 통지하는 등의 행위를 하기로 약정한 것이라 할 것이고, 한편 소외 회사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과 동시에 위 현대종합상사주식회사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수법과 시간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가사 피고가 소외 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과 동시(또는 그 즉시)에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소외 회사의 위 현대종합상사주식회사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에 앞서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원고가 입었다는 손해가 피고의 통지의무해태에 기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위 손해발생과 피고의 통지의무해태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다.

2.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당원 1994.3.25. 선고 93다32668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가 소외 회사와 연명으로 원고에게 작성·교부한 각서를 보면, 소외 회사는 장차 피고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완납하여 소유권을 이전받게 되면 그와 동시에 원고에게 선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약정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상기 각서 사항을 소외 회사가 이행하도록 조치할 것을 확약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위 각서의 문언 자체만으로는 피고가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줌에 있어서 원고가 선순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과연 어떠한 내용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정한 것인지 그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경제기획원장관은 1986.8.19. 원고 은행등에 대하여 농공지구 입주기업에 대하여 금융지원을 하는 경우 입주기업이 공장용지 분양대금을 분할 상환중에 있는 관계로 아직 소유자가 시장 군수로 남아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과 같은 내용의 각서를 징수하는 조건으로 우선 준공된 공장건물만을 담보로 취득하도록 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시달한 바 있고, 이에 따라 소외 회사가 원고로부터 시설자금을 융자받기 위하여 피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각서의 발급을 요청하자, 피고는 당시 시행중이던 농어촌소득원개발촉진법 제23조, 제22조 제1호의 각 규정, 즉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농공지구 또는 부업단지에서 농어촌소득원개발사업을 영위하는 자에 대한 자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규정에 의거하여 적법한 내부결재를 거친 다음 위와 같은 내용의 각서를 발급해 주기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로 미루어 보면 원고가 미리 충분한 담보도 확보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소외 회사에게 거액의 시설자금을 대출하는 이례적인 내용의 여신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은 지방자치단체인 피고가 발급한 각서를 신뢰하여 장차 피고가 위 각서에 따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기대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또 농공지구의 조성자로서 그 입주기업에 자금융통의 편의를 공여하기 위하여 위 각서를 발급하게 된 피고로서도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여기에다가 위와 같은 대출이 이루어진 후 장차 매수인인 소외 회사 앞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이 이루어질 시기는 어느 누구보다도 매도인인 피고가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고, 또 피고가 소외 회사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를 교부하기에 앞서서 원고에게 이를 사전에 통지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에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게 하고 만일 그 준비과정에서 소외 회사가 위 각서 내용을 이행하지 아니할 태세를 보이는 경우에는 소외 회사에게 그 이행을 촉구하여 그러한 준비가 마쳐진 것이 확인될 때까지 소외 회사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의 교부를 거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는 위 각서의 내용대로 소외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과 동시에 원고 앞으로 선순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는 것이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불가능하게 될 염려가 적지 않는 반면,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조치를 용이하게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만일 그와 같은 조치가 이루어졌더라면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선순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고찰하면, 피고가 위 각서에 의하여 취하기로 약정한 조치속에는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를 교부하기에 앞서 원고에게 이를 사전에 통지하고 나아가 원고가 소외 회사와 사이에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조치가 당연히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피고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할 의무는 이른바 호의관계에서 부담하는 단순한 협조의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고와 한 약정에 따라 위임계약상의 수임인 또는 그와 유사한 지위에서 부담하게 되는 법적 의무라고 할 것이므로, 만일 피고가 그러한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피고로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위 각서의 단서 제1항을 보면 “위 각서는 상기업체 부실로 인한 군의 채무부담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위 단서 규정은, 그 문언 자체의 내용이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각서의 작성목적과 경위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선순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할 수 있도록 조치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위 각서에 의하여 피고가 소외 회사의 대출금채무를 보증하거나 그 채무에 대하여 담보를 제공하는 지위에 서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장차 소외 회사가 경영부실등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피고가 이를 변제할 채무는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의미에서 삽입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단서 규정에 의하여 피고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전 통지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가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채무까지 면제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과 관련하여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이전에 그러한 사실의 통지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이와 같은 그릇된 전제 아래 가사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외 회사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과 동시에, 또는 그 즉시, 원고에게 그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선순위의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어서 원고가 입은 손해와 피고의 통지의무해태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성택(재판장) 천경송 안용득(주심) 지창권

심급 사건
-대전고등법원 1993.8.17.선고 93나2481
-대전고등법원 1995.10.19.선고 95나2485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