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명도][공1988.2.1.(817),270]
가. 채증법칙위배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건물임차인이 임대료 반환을 요구하면서 명도를 거부하는 것이 금반언 내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한 사례
가. 채증법칙위배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임대인인 갑이 을에게 임차하여준 자기소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은행융자를 받음에 있어 임차인인 을이 위 건물의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받도록 하기 위하여 은행직원에게 아무런 임료도 지급함이 없이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거짓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으며 또 위 건물에 대한 경매절차가 끝날 때까지도 그 임대차관계를 밝히지 아니하여 경락인인 병이 이를 알지 못하였다면 을이 병의 명도청구에 즈음하여서 태도를 번복하여 그 임대료(전세금)반환을 요구하면서 그 명도를 거부하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 내지 신의칙에 위반된다.
가. 민사소송법 제187조 , 나. 민법 제2조
김임이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정현
피고 1 외 9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용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1이 전소유자인 소외 유복열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였다는 피고들 주장에 부합하는 판시 여러 증거들을 배척하고, 특히 그 중 중요한 증거인 을 제1,8호증(각 임대차계약서)에 대하여는 그 채택증거들을 내세워, 피고 1과 그의 처인 소외 1은 1979.6.부터 위 건물의 원소유자로서 위 피고의 동서인 소외 2로부터 위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을 승낙받아 위 건물에 입주하고 있는 것을 기화로, 위 소외 2로부터 위 건물을 1981.4.경 양수한 소외 유복열로부터도 아무런 임차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가 1984.8.경 위 건물을 경락받은 원고에게 대항하기 위하여 위 건물에 대한 위 유복열 명의의 임대차계약서인 위 을 제1, 8호증을 위조한 것이라고 인정한 다음, 피고 1이 위 유복열로부터 위 건물을 임차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들의 이 사건 동시이행항변은 더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하여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 1이 1979.6.경부터 그 동서인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무상 사용할 것을 승낙받고 입주하였다하더라도 1981.4.경 판시와 같이 소외 유복열이 위 건물을 양도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한 후 3년이 지나도록 새로운 소유자인 위 유복열과 사이에 아무런법률관계의 설정도 없이 계속하여 그대로 이에 거주한다는 것은 이 점에 관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우리의 경험칙에 비추어 쉽사리 수긍이 되지 아니할뿐 아니라, 피고들이 소론 임대차의 증거로 제출한 을 제1,8호증을 보면 이는1981.4.28자 및 1983.5.8자로 된 피고 1( 피고 1의 처 소외 1 명의)과 소유자인 위 유복열간의 임대차계약서로서 원심은 이것을 피고 1이 위조한 것이라고 결론지었을 뿐, 어떻게 위조하였는가의 점에 관한 아무런 설시도 없다. 도리어 원심이 배척하지도 아니한 을 제9호증의 17(수사보고서, 갑제5호증의7과 같다)의 기재에 의하면, 위 임대차계약서에 찍힌 유 복열의 도장과 위 유복열이 작성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이전등기신청서에 찍힌 도장의 인영이 서로같다는 것이어서 만약 위 임대차계약서에 찍힌 유복열의 인영이 유복열 자신의 도장에 의한 것으로 인정이 된다면 위 임대차계약서는 그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할 것인데(따라서 위 문서가 위조되었다는 주장과 입증은 원고가 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위임대차계약서를 피고 1이 위조한 것이라고 단정한 근거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살펴보면, 갑 제5호증의5는소외 유 복열에 대한 경찰진술조서로서 동 소외인이 피고 1에게 이 사건 건물을 전세준 바 없고 위 임대차계약서는 자신이 작성하지 아니한 허위의 계약서라는 것일 뿐 자신의 도장이 거기에 어떻게 찍혔는가에 관하여는 아무런 합리적인 설명이 없어 그 진술내용은 선뜻 믿기 어렵다 할 것이고, 갑 제5호증의4 및 을 제9호증의 29는 모두 원고에 대한 진술조서로서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의 임의경매신청인인 은행측으로부터 피고 1이 이 사건 건물에 거주하고는 있으나 그 소유자인 위 유복열에게 임대차보증금 등을 지불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위 피고명의의 확인서(갑 제4호증의1)를 제시받아 보았고 또한 위 유 복열의 말을 들어서 위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위 유 복열로부터 임차한 일이 없는 것으로 안다는 내용이고, 갑 제4호증의1은 피고 1이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임료 등을 지급하지 않고 무료로 거주하고 있다는 취지의 위 피고명의의 사실확인서이고, 을 제9호증의28, 30은 소외 양인석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및 진술조서인데 위 양 인석이 이 사건 건물의 임의경매신청인인 은행의 직원으로서 그 건물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고 소외 유 복열에게 금전을 대출함에 있어서 위 유 복열이 임대차관계없이 그 건물에 사는 사람이 있다기에 임대차관계를 알아보러 위 건물에 간 일은 있으나 당시 피고 1은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뒤에 위 유복열로부터 피고 1 명의의위 확인서 (갑 제4호증의1)와 동 피고의 인감증명서(갑 제4호증의2)를 건네받았다는 내용이어서 이것들만으로는 피고 1이 위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하였다고 단정할 자료가 된다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처분문서인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을 제1호증의1,8)의 진정성립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해 보지도 아니한 채 위와 같이 모호한 증거들을 내세워 위 서류들을 모두 피고 1이 위조한 것이고, 따라서 위 피고와 위 유복열 사이에 아무런 임대차관계가 없다고 단정하였음은 결국 그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인정을 잘못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고 이점을 탓하는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할 것이다.
다만 원고가 제출한 갑 제4호증의 1은 피고 1이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아무런 임대차관계없이 그냥 무료로 거주만 하고 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인 바(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확인서는 피고 1의 딸인 소외 3이 은행측에서 전세 살고 있는 여부를 확인한다기에 영문도 모르고 위 피고 1의 도장을 내어 주어 날인한 것일 뿐 위 피고의 의사에 기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그 진정성립을 다투고 있으나 원심이 채택한 위 갑 제5호증의4, 을 제9호증의 28,29,30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판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된 다음 당시 소유자인 소외 유 복열과 은행직원이 임대차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피고측을 찾아가 위의 확인서를 받아오고, 또 위 피고의 인감증명서까지 받았다는 것이어서 그 성립을 인정할 여지가 전혀없는 것도 아니라고 보여진다) 만약 위 확인서의 성립이 인정된다면 (원심도 그 성립을 인정하는 취지인 듯하다) 이는 임차인인 피고 1이 소유자인 위 유복열로 하여금 은행융자를 받음에 있어 이 사건 건물의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받도록 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아무런 임료도 지급함이 없이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거짓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준 것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매절차가 끝날 때까지도 그 임대차관계를 밝히지 아니하여 경락인인 원고가 이를 알지 못하였다면 위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명도에 즈음하여 또다시 태도를 번복하여 그 임대료(전세금)반환을 요구하면서 그 명도를 거부하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 내지 신의칙에 위반된다 할 것인바 ( 당원 1987.5.12선고 86다카2788 판결 ; 당원 1987.11.24 선고 87다카1708판결 참조) 원심은 이 점에 관하여도 심리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원심으로 하여금 더 심리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