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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서울고등법원 2009. 7. 30.자 2009라801 결정

[중재인선정][미간행]

신청인, 항고인

신청인 주식회사 (비송대리인 법무법인 원 담당변호사 오성진)

피신청인, 상대방

피신청인 주식회사 (비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우 담당변호사 박종흔)

주문

1. 제1심 결정을 취소한다.

2.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3. 비송총비용은 신청인이 부담한다.

신청취지 및 항고취지

제1심 결정을 취소한다. 광주 금남로에 있는 광주도시철도1호선 턴키공구 내 굴반공사중 발생한 쉴드기계 파손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에 대한 보상판단에 대하여 신청인·피신청인간의 계약이행에 관한 분쟁의 중재를 위하여 기사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자로서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를 중재인으로 선정한다.

이유

1. 제1심 결정의 절차상 하자

직권으로 보건대, 이 사건 신청과 같이 중재합의를 한 당사자 사이에 중재인 선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일방 당사자가 중재법 제12조 제3항 , 제4항 에 의하여 법원에 중재인의 선정을 구한 경우 그 신청사건은 비송사건이므로 비송사건절차법 제13조 에 따라 그 심문을 공개하지 않아야 함에도 제1심 법원은 2005. 4. 6. 심문기일을 진행하면서 심문을 공개한 사실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제1심 결정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로 인하여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2. 신청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신청인의 주장

신청인은, 광주시 지하철 건설본부로부터 광주지하철 1호선 티케이(T.K) 공사를 수주받아 공사를 진행하면서 피신청인과 사이에 건설공사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보험계약에서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 당사자 쌍방이 협의하여 선정한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제3자에게 중재를 의뢰하여 그 중재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2001. 1. 25.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후 당사자 사이에 중재인 선정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법원이 적정한 중재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은 1997. 11. 24.경 피신청인(당시 상호는 ‘ ○○○ 주식회사’였으나 2007. 1. 3.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과 사이에 피보험자는 ‘신청인’, 보험기간은 ‘1997. 11. 3.부터 2001. 7. 3.까지’, 총보험가입금액은 ‘118,500,000,000원’으로 한 건설공사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신청인이 작성한 보험청약서(소갑 제3호증)에는 보험 항목이 ‘공사목적물’, ‘공사용 기계기구’, ‘공사용 중장비’, ‘잔존물 제거비용’, ‘제3자 배상책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그중 ‘공사목적물’란과 ‘제3자 배상책임’란에만 보험가입금액 등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공사용 기계기구’란이나 ‘공사용 중장비’란에는 아무런 기재가 없는 사실, 또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건설공사 보통보험약관(소갑 제4호증)에도 보험 목적이 ‘영구 또는 일시공사, 편입되는 자재 포함’ 및 ‘1사고당 대인대물일괄 1,200,0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건설장비 또는 건설기계의 보험금액에 대하여는 ‘해당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및 이 사건 사고는 공사목적물 자체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신청인이 보유한 공사용 쉴드기계(이하 ‘이 사건 건설기계'라고 한다)에 발생한 사고인 사실이 소명되는바, 위 소명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건설기계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 목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와 달리 이 사건 건설기계가 보험 목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예정하고 있는 보험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이 사건 건설기계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 목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하여 보험자인 피신청인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건설기계를 포함한 총보험가입금액을 근거로 피신청인이 산정한 보험료를 납부한 것이므로 피신청인으로서는 신청인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을 위하여 신청인이 작성한 건설공사보험청약서에도 그 보험 항목란 중 ‘공사목적물’란과 ‘제3자 배상책임’란에만 보험가입금액 등이 기재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피신청인의 설명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신청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가사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예정하고 있는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보험금청구권은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추상적인 권리에 지나지 않고 보험사고의 발생으로 인하여 구체적인 권리로 확정되어 그때부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다19624 판결 등 참조), 신청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하여 피신청인에 대하여 가지는 보험금청구권은 상법 제662조 에 의하여 그 소멸시효기간이 2년이라고 할 것인데, 신청인이 이 사건 신청을 한 2005. 3. 17. 당시 이미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01. 1. 25.부터 2년이 경과하였음은 역수상 맹백하므로, 신청인의 피신청인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이 사건 건설기계의 손상 사실을 알게 된 2001. 3.경부터 피신청인에게 수시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신청인은 손해사정회사의 손해사정이 끝나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여 따로 피신청인에게 보험금청구를 하지 않았으나 2004. 9. 13.경에 이르러 피신청인이 갑자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였으므로, 신청인의 피신청인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은 채무자인 피신청인의 승인으로 그 소멸시효 진행이 중단되었다가 2004. 9. 13.경부터 비로소 진행되었고, 따라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신청인이 피신청인의 승인 사실을 소명하기 위한 자료로 제출한 사고처리안내문(소갑 제6호증)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인 2000. 4. 26.경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발송한 것으로 이를 가지고 피신청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지급채무를 승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그 밖에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신청인이 신청인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신청인은 다시, 보험금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법적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해 오던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보험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은 2001. 3. 1.경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보상을 요청하였으나 그 무렵 피신청인은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예정하고 있는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사실, 그 후 신청인은 2004. 3.경 다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보상을 요청하였고 피신청인은 2004. 9. 13.경 이미 2001. 3.경 인지된 것처럼 이 사건 건설기계가 보험 목적에 포함되지 않아 보상이 불가하다는 취지의 통보를 한 사실, 그러자 신청인은 2004. 9. 17.경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사고의 보상판단을 위한 중재인을 선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신청인은 2004. 9. 24.경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예정하고 있는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아 중재인 선정 조항이 적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신청인에 대한 보상책임을 거부한 후 이미 12개월이 지나 중재인 선임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통보한 사실이 소명되는바, 위 소명사실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보험금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법적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는 등 피신청인의 소멸시효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써 허용될 수 없도록 하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한편 신청인은 이 사건 신청은 이 사건 사고의 보상판정을 위한 중재인의 선정을 구하는 것이므로 신청인의 피신청인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중재인 선정 여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하는바, 중재는 사법상의 분쟁을 적정·공평·신속하게 해결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신청인의 피신청인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신청인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 대하여까지 중재인을 선정하고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중재에 응하도록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더구나 위 (1)항에서 판단한 것처럼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예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 사건 사고는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의 중재합의의 대상이 되는 분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신청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 결정에는 비송사건의 심문을 공개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이를 취소하고,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성보(재판장) 손철우 권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