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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누5137 판결

[공원점.사용불허가처분취소][공1995.8.15.(998),2816]

판시사항

공원점유·사용허가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이 재량권 일탈로 위법하다고 본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개인이 자신의 비용으로 건설한 수영장을 그 부지인 토지와 함께 시에 기부채납하고 매년 허가를 받는 형식으로 수영장을 점유·사용하여 오다가 시의회의 의결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의 방법에 의한 사용허가를 하기로 하는 시의 방침변경으로 그 개인의 수영장 점유·사용허가신청이 거부된 경우, 그 거부처분이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로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현범

피고, 상고인

전주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1972년경 자신의 비용으로 건설한 이 사건 수영장을 그 부지인 이 사건 토지와 함께 피고에게 기부채납하면서 피고가 도시공원의 용도 또는 목적에 장애가 없는 한도 내에서 원고나 그 상속인 기타의 포괄승계인에게 무상으로 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약정한 사실, 원고는 그 때부터 1991년 말까지 매년 피고의 허가를 얻는 형식으로 이 사건 수영장을 무상으로 점유. 사용하여 오다가, 1991. 말경에 이르러 사용료를 납부하여 달라는 피고의 요구를 받아들여 1992.2.29. 피고로부터 이 사건 수영장에 관하여 사용기간은 같은 해 12.31.까지로 하는 내용의 사용허가를 받고 그 사용료로 금 3,068, 630원을 납부한 사실, 그런데 피고가 재정수입의 증대를 위하여 1992.12.15. 기부채납재산으로서 무상 사용기간이 경과한 행정재산인 공원시설물에 대한 점유. 사용허가를 공개입찰방식에 의한다는 의안을 전주시의회에 상정한 결과 위 의회가 같은 달 23. 이 사건 수영장 등에 대한 사용허가는 공개입찰방식으로 할 것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1993.5.3.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수영장에 관한 사용허가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위와 같은 전주시의회의 의결을 들어 이를 거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가 향후 이 사건 토지 및 수영장을 도시공원의 용도에 사용하려고 한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수영장을 계속 사용한다고 하여 피고의 행정목적에 어떤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며,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수영장을 기부채납 받으면서 원고와의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전주시의회의 의결이 있었다는 사유를 들어 원고의 계속적인 사용허가신청을 거부한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1992.12.31.까지로 된 이 사건 수영장의 사용허가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피고의 반환명령에 불응한 채 이를 계속 점유.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로서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1973년부터 1991년까지 사이의 기간 동안 이 사건 수영장을 무상으로 점유. 사용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로써 이 사건 수영장을 건설하고 그 부지를 매수하는데 소요된 비용을 상당 부분 회수하였다고 보여지는 점, 이 사건 수영장의 기부채납 당시 시행되던 구 지방재정법시행령(1988.5.7. 대통령령 제1244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는 "행정재산으로 할 목적으로 기부채납한 공유재산은 그 용도에 사용하지 아니하는 기간 중 이를 무상으로 그 기부인 또는 그 상속인 기타의 포괄승계인에게 사용을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그 후 위 규정은 "기부채납재산의 무상사용 기간은 재산의 가액을 연간 임대료액으로 나눈 연수를 초과할 수 없도록" 개정(지방재정법시행령 제83조 제1항)되었고, 또한 위 지방재정법시행령 제83조 제1항의 규정은 행정재산으로 할 목적으로 기부채납한 공유재산은 그 용도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는 기간 중 이를 무상으로 기부자 또는 그 상속인 등에게 사용을 허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지 반드시 무상사용을 허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아닌 이상 피고가 이 사건 수영장의 사용허가신청을 거부한 것을 가리켜 지방재정법시행령 제83조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수영장을 점유. 사용함에 있어서 피고로부터 1년 단위로 사용허가를 받는 형식을 취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1992년에 이르러서는 사용기간을 1992.12.31.까지로 하는 내용의 사용허가를 받고 그 사용료까지 납부하였으므로, 원고로서도 그 이후에 이 사건 수영장을 계속 사용하기 위하여는 피고로부터 따로 사용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여지는 점, 구 지방자치법(1994.3.16. 법률 제47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7조, 제130조 제1항, 제35조 제1항 제1호, 제4호, 제7호의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지방자치단체는 재산의 사용에 대하여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고, 그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며, 지방의회는 조례의 제정 및 개폐, 법령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사용료 등의 부과와 징수, 공공시설의 설치 관리 및 처분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인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산인 이 사건 수영장에 대한 점유. 사용을 공개입찰의 방법으로 하기로 한 전주시의회의 의결은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에 따른 적법한 것이고, 그 내용 역시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이 아니라거나 타당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수영장의 사용허가의 기준을 정한 위와 같은 전주시지방의회의 의결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만 이 사건 수영장의 사용을 허가하여 오던 기존의 방침을 변경하여 향후에는 전주시의회의 의결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의 방법에 의한 사용허가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원고의 기존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설시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할 위법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고 단정한 데에는 재량권 범위의 일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4.3.24.선고 93구2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