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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2857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미간행]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의 규정 취지 및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2] ‘2009년 3월 말경부터 같은 해 6월 말경까지 진주시 이하 장소를 알 수 없는 곳에서,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 불상 양을 불상의 방법으로 1회 투약하였다’는 공소사실의 경우, 투약시기에 관한 위와 같은 기재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판단은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광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형사소송법」제254조 제4항 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취지는, 심판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것이므로, 검사로서는 위 세 가지 특정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도록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5도7465 판결 등 참조). 이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서도 마약류를 투약하였음을 내용으로 하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공소사실에 관한 기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6도391 판결 참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009년 3월 말경부터 같은 해 6월 말경까지 진주시 이하 장소를 알 수 없는 곳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 불상 양을 불상의 방법으로 1회 투약하였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메스암페타민의 투약시기에 관한 위와 같은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고, 단기간 내에 반복되는 이 사건 공소 범죄사실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이 투약시기로 기재된 위 기간 내에 복수의 투약가능성이 농후하여 심판대상이 한정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의 기재는 「형사소송법」제254조 제4항 에 정해진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었음을 전제로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