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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9. 10. 선고 93다16222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3.11.1.(955),2731]

판시사항

계약의 무효로 인한 원상회복의무에 있어서도 동시이행에 관한 민법 제536조 가 준용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규정한 민법 제536조 의 취지는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합당하기 때문이며, 동조가 민법 제549조 에 의하여 계약해제의 경우 각 당사자의 원상회복의무에 준용되고 있는 점을 생각할 때, 쌍무계약이 무효로 되어 각 당사자가 서로 취득한 것을 반환하여야 하는 경우에도 동시이행관계가 있다고 보아 민법 제536조 를 준용함이 옳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곽종석

피고, 상고인

창원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익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피고 시가 이 사건 사파지구 부지조성사업을 실시함에 있어 그 사업계획에서 개발제한구역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하여 개발제한구역에 해당하지 아니한 토지를 사업지구의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개발제한구역과의 경계선상에 위치하고 있던 토지들에 관하여는 1필지의 토지 중 위 사업시행토지에 편입되지 아니하는 잔여지가 생기게 된 사실, 피고 시의 위 사업계획의 시행을 위하여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따라 해당 토지들을 소유자들로부터 협의매수함에 있어 그들에게 위와 같은 잔여지의 존재사실 및 잔여지 매수의 경우에는 위 특례법의 일정한 요건하에서 그들의 매수청구가 있어야만 협의매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고 그들로부터 매수요청을 받은 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잔여지를 포함한 해당 토지 전체를 일괄 협의매수할 의도로 전체토지에 대한 보상가액을 사정하여 미리 책정한 다음 그 소유자들에게 이에 따른 손실보상협의요청서를 발송하고 매수협의를 진행한 사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소외인은 그 소유의 이 사건 토지 중 원심판시의 1,170평방미터(이하 이 사건 잔여지라 한다)가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되어 있어 사업대상토지에서 제외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 시의 담당직원이 이 사건 토지의 정확한 편입상황을 알려주지 아니한 채 그 전부에 대하여 보상가액을 책정하고 매수요청을 하는 바람에, 이 사건 토지 전부가 사업대상에 편입된 것이거나 혹시 일부만이 편입되었더라도 전부를 매도하여야 하고 피고측의 협의매수에 응하지 아니하면 결국 수용당하고 말게 될 것이라고 잘못 판단한 나머지 피고 시의 협의매수에 응하게 된 사실을 인정하였는바,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없다.

원심은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이 사건 토지의 협의매수의 경위를 위 특례법의 제규정에 대비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잔여지에 관한 한 그 매수협의에 있어서 매도당사자인 위 소외인에게 동기의 착오가 있었다고 전제하고, 매수협의를 담당한 피고 소속 공무원이 위 착오 발생의 유발요인을 상당정도 제공하였고, 이 사건 토지 중 잔여지는 편입대상부분에 비하여 그 면적이 현저히 넓고 다른 농지에 접해 있어 위 소외인이 이를 종래의 용도인 농지로 계속 사용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아, 위 소외인은 위와 같은 동기의 착오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잔여지에 대한 협의매수요청에 선뜻 응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동기는 이 사건 협의매수에 있어 내용의 중요부분을 이룬다는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토지 중 근소한 일부만이 협의매수 대상이 되는데도 위 소외인이 잔여지를 포함한 토지 전부에 대하여 협의매수에 응한 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고, 이와 같은 사정이 없었다면 잔여지까지 매매계약을 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인정되는 경우라 할 것이므로 이는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고, 그 동기의 착오가 의사표시의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가 아니라거나 이것이 피고 시에 표시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그리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수협의가 성립된 후 위 소외인이 아무런 이의 없이 보상금을 수령하고 등기관계서류를 넘겨주었으니 민법 제145조 제1 , 2호 에 의하여 위 협의매수를 법정추인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될 무렵 위 소외인은 그 취소의 원인인 착오의 상태에서 벗어났으므로 취소권은 위 등기일로부터 3년이 지나 소멸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원심은 위 소외인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보상금을 수령하고 피고에게 등기관계서류를 넘겨 줄 당시는 물론 피고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될 때에 위 착오상태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하여 위 소외인이 위 착오상태에서 벗어난 상태에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위 항변을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판단도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의 추인 및 취소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협의매수로부터 취소에까지 이른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소론과 같은 기간이 지나고 토지가격이 상승한 후에 취소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규정한 민법 제536조 의 취지는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합당하기 때문이며, 동조가 민법 제549조 에 의하여 계약해제의 경우 각 당사자의 원상회복의무에 준용되고 있는 점을 생각할 때, 쌍무계약이 무효로 되어 각 당사자가 서로 취득한 것을 반환하여야 하는 경우에도 동시이행관계가 있다고 보아 민법 제536조를 준용함이 옳다고 해석된다. 공평의 관념상 계약이 무효인 때의 원상회복의무이행과 계약해제때의 그것이 다를 바 없어 이를 구별하여야 할 이유가 없으며, 계약무효의 경우라 하여 어느 일방의 당사자에게만 먼저 그 반환의무이행이 강제된다면 공평과 신의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당원 1993.5.14. 선고 92다45025 판결 ; 1993.8.13. 선고 93다5871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취소됨으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원고들의 매매대금반환의무와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그리고 원심이 1993.1.경의 공시지가에 따른 가액 상당 또는 시중은행 대출금리에 따른 이자 상당 금원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배척한 조치도 정당하다. 논지는 이유 없다.

4. 이상의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김상원 안우만(주심) 윤영철

심급 사건
-창원지방법원 1993.2.18.선고 92나6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