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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5. 26. 선고 94다59257 판결

[건물명도][공1995.7.1.(995),2257]

판시사항

가. 확인의 소의 대상 및 확인의 이익

나. 확인의 이익이 없다 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소를 각하한 사례

판결요지

가. 확인의 소는 반드시 원고·피고 간의 법률관계에 한하지 아니하고, 원고·피고의 일방과 제3자 또는 제3자 상호간의 법률관계도 그 대상이 될 수있는 것이나, 그러한 법률관계의 확인은 그 법률관계에 따라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고·피고 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

나. 확인의 이익이 없다 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소를 각하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대희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중권 외 2인

주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이 사건 소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원래 소외 1, 소외 2의 소유이었다가 소외 주식회사 서울신탁은행(이하 서울신탁은행이라고 한다)이 1985. 10. 22. 이를 경락받아 소유하고 있던 중, 소외 3이 1987. 2. 20. 위 서울신탁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대금 336,110,000원에 매수한 사실,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일부씩을 임차하여 점유하고 있던 소외 4 등 10여명의 임차상인들은 위 소외 3이 위 각 부동산의 소재지와 떨어진 서울 사람이라서 임차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들에게 임차보증금을 임의로 반환하지 아니할 것을 우려하여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 각 부동산의 전 소유자인 위 소외 1과 매수인인 위 소외 3에게 항의하자, 위 소외 3이 위 매매계약을 포기하기로 하고, 위 소외 1의 처인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을 아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여 줄 것을 사정하여 원고는 1987. 4. 13. 위 소외 3 및 서울신탁은행과의 사이에,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서울신탁은행과 소외 3과 사이의 위 매매계약에 있어서의 매수인의 지위를 원고가 그대로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갱개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런데, 위 갱개계약 체결 당시 위 소외 4 등 임차상인들과 피고는 위 임차상인들의 임차보증금을 원고가 반환하여 주고, 그 채권의 확보를 위하여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임대인인 피고도 넣어 줄 것을 요구하므로, 원고는 위 임차상인들 및 피고와의 사이에, 원고가 임차상인들이 시설한 각 점포의 시설물을 인수하는 대신 임차상인들에게 임차보증금 합계 금 70,000,000원을 반환하기로 하고, 그 이행을 담보하는 뜻으로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피고의 명의를 넣되 원고가 위 임차보증금을 모두 반환하면 위 갱개계약서에 피고의 명의를 삭제하기로 약정한 다음,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피고의 명의를 기재한 사실, 그 후 원고가 위 서울신탁은행에 위 매매대금을 전부 지급하고, 위 임차보증금 70,000,000원 중 일부는 임차상인들에게 직접 반환하고, 나머지는 피고에게 지급하여 임차상인들에게 반환하도록 한 사실, 그러나 피고는 위 갱개계약서의 양수인란에 위와 같이 피고의 명의가 기재되어 있음을 기회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원고와 공동으로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집에 들어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위 갱개계약서사본 및 대금납입영수증 등 관련서류를 절취하여 가는 한편, 원고가 서울민사지방법원 93가합76083호로 위 서울신탁은행을 상대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위 서울신탁은행을 보조하기 위하여 위 소송에 참가하여 피고가 원고와 함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주장을 다투고 있을 뿐더러, 이 사건 소송의 계속 중에도 그와 같은 내용으로 일관하여 다투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터 잡아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원고가 단독으로 갱개계약을 체결하여 매수하였고, 다만 임차상인들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이행의 담보를 위하여 피고의 이름을 양수인란에 기재하였을 뿐인데, 그 후 원고가 위 임차보증금을 전부 반환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갱개계약에 있어서 양수인으로서의 아무런 권리가 없다 할 것임에도 피고가 이를 다투면서 그가 공동 매수인이라고 주장하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하여 위 갱개계약에 있어서 양수인의 권리가 피고에게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확인의 소는 반드시 원고, 피고간의 법률관계에 한하지 아니하고, 원고, 피고의 일방과 제3자 또는 제3자 상호간의 법률관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나, 그러한 법률관계의 확인은 그 법률관계에 따라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 불안이 야기되어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위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아 원고, 피고간의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4.11.8.선고 94다23388 판결, 1991.12.10.선고 91다14420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의 주장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소는 그에 대한 원고의 승소판결이 있다 하여도 그 판결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고 소외 서울신탁은행에 대하여 그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것도 아니어서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정을 제거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은 사실관계하에서는 원고가 단독 양수인으로서의 권리 또는 그 지위의 불안, 위험을 해소시키기 위하여는 곧바로 소외 서울신탁은행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효 적절한 방법이고 또 그로써 충분함에도 불구하고(위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과는 별도로 서울신탁은행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있고, 피고는 위 소송에 보조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이 사건 청구취지와 같은 내용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인바,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이 이를 간과하고 본안에 나아가 심리판단한 것은 확인의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피고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할 필요도 없이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여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법원이 종국판결을 하기로 하는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소송의 총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11.4.선고 94나3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