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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1다43594 판결

[근저당권말소][공2012하,1491]

판시사항

[1] 영업자금 차입 행위에 상행위에 관한 상법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

[2] 회사 설립을 위하여 개인이 한 행위가 장래 설립될 회사가 상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그 개인의 상행위가 되어 상법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3] 갑이 을 등과 함께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을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하기로 한 후 병에게서 사업자금을 차용하기 위하여 을이 병에게 부담하고 있던 채무를 연대보증하고 추가로 자금을 차용하여 그 합계 금액을 차용금액으로 하는 금전차용증서를 작성하였고, 그 후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정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안에서, 갑을 자기 명의로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 사업을 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정 회사의 행위가 아닌 갑의 차용행위를 보조적 상행위로서 개업준비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영업자금 차입 행위는 행위 자체의 성질로 보아서는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준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지만,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이고 상대방도 행위자의 설명 등에 의하여 그 행위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점을 인식한 경우에는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2] 영업을 준비하는 행위가 보조적 상행위로서 상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행위를 하는 자 스스로 상인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므로, 어떠한 자가 자기 명의로 상행위를 함으로써 상인자격을 취득하고자 준비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인의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 행위는 행위를 한 자의 보조적 상행위가 될 수 없다. 여기에 회사가 상법에 의해 상인으로 의제된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기관인 대표이사 개인은 상인이 아니어서 비록 대표이사 개인이 회사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차용한다고 하더라도 상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차용금채무를 상사채무로 볼 수 없는 법리를 더하여 보면, 회사 설립을 위하여 개인이 한 행위는 그것이 설립중 회사의 행위로 인정되어 장래 설립될 회사에 효력이 미쳐 회사의 보조적 상행위가 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장래 설립될 회사가 상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개인의 상행위가 되어 상법 규정이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갑이 을 등과 함께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을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하기로 한 후 병에게서 사업자금을 차용하기 위하여 을이 병에게 부담하고 있던 채무를 연대보증하고 추가로 자금을 차용하여 합계 금액을 차용금액으로 하는 금전차용증서를 작성하였고, 그 후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정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안에서, 갑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 제조 공장이나 그에 관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설립이 예정된 정 회사의 사업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병에게서 금원을 차용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갑을 자기 명의로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 사업을 하는 상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정 회사의 행위가 아닌 갑의 차용행위를 보조적 상행위로서 개업준비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갑의 차용금채무가 상사채무로서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찬우)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개시하기 전에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자는 영업으로 상행위를 할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므로 그 준비행위를 한 때 상인자격을 취득함과 아울러 개업준비행위는 영업을 위한 행위로서 그의 최초의 보조적 상행위가 된다. 이와 같은 개업준비행위는 반드시 상호등기·개업광고·간판부착 등에 의하여 영업의사를 일반적·대외적으로 표시할 필요는 없으나 점포구입·영업양수·상업사용인의 고용 등 그 준비행위의 성질로 보아 영업의사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당해 준비행위는 보조적 상행위로서 여기에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대법원 1999. 1. 29. 선고 98다1584 판결 참조). 그리고 영업자금의 차입 행위는 행위 자체의 성질로 보아서는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준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지만,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이고 상대방도 행위자의 설명 등에 의하여 그 행위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점을 인식한 경우에는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다104246 판결 참조).

그런데 이러한 준비행위가 보조적 상행위로서 상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그 행위를 하는 자 스스로 상인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므로, 어떠한 자가 자기 명의로 상행위를 함으로써 상인자격을 취득하고자 준비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인의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 행위는 그 행위를 한 자의 보조적 상행위가 될 수 없다. 여기에, 회사가 상법에 의해 상인으로 의제된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기관인 대표이사 개인은 상인이 아니어서 비록 대표이사 개인이 회사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차용한다고 하더라도 상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 차용금채무를 상사채무로 볼 수 없는 법리 (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7948 판결 ,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83226 판결 등 참조) 를 더하여 보면, 회사 설립을 위하여 개인이 한 행위는, 그것이 설립중 회사의 행위로 인정되어 장래 설립될 회사에 효력이 미쳐 회사의 보조적 상행위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장래 설립될 회사가 상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그 개인의 상행위가 되어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

2. 원심은, (1)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① 소외 1은 2003년경 소외 2 등과 함께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을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하기로 한 사실, ② 소외 1은 2004. 4. 12. 피고로부터 위 사업자금을 차용하기 위하여 소외 2가 피고에게 부담하는 70,000,000원의 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하고, 30,000,000원을 추가로 차용하여 위 연대보증금 및 차용금 합계 100,000,000원을 차용금액으로 하는 금전차용증서를 작성한 사실, ③ 소외 1은 2004. 4. 16.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을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 ④ 소외 1과 소외 2는 피고에게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 관련 사업계획서를 교부하면서 위 사업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2) 소외 1은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제조사업을 할 목적으로 그 준비행위의 일환으로 피고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였고 피고도 그와 같은 영업의사를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소외 1의 차용행위는 보조적 상행위로서 개업준비행위에 해당하여, 이 사건 차용금채무는 상사채무로서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① 소외 1이 위 금전차용증서에서 자신의 채무로 편입시킨 소외 2의 피고에 대한 70,000,000원의 채무는 소외 2가 2002년 말경과 2003년 초경 피고로부터 개인적으로 부담한 차용금채무일 뿐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 사업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채무인 사실, ② 소외 1이 소외 2 등과 함께 운영하기로 하였다는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을 제조하는 공장이나 피고에게 보여주었다는 사업계획서는 소외 1이 피고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기 이전에 이미 설립되어 있던 주식회사 에비크의 공장과 사업계획서인 사실, ③ 소외 1은 피고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그 자신이 상인으로 사업을 한 바 없고 주식회사 알엠씨를 설립하였을 뿐인 사실, ④ 소외 1이 피고로부터 차용금을 송금받은 날 이후의 지출내역만으로는 소외 1이 자기 명의로 상인자격을 취득하고자 하는 준비행위에 그 차용금을 사용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소외 1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 제조 공장이나 그에 관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주식회사 에비크 또는 설립이 예정된 주식회사 알엠씨의 사업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피고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것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소외 1을 자기 명의로 시각장애인용 인도블록 사업을 하는 상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 회사들의 행위가 아닌 소외 1의 위 차용행위를 보조적 상행위로서 개업준비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소외 2의 피고에 대한 채무 내지는 이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포함한 소외 1의 이 사건 차용금채무를 상사채무로 볼 만한 사정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이와 달리 소외 1의 위 차용행위를 그 자신의 보조적 상행위로서 제조사업준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차용금채무를 상사채무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상법에서 정하는 상인과 보조적 상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2009.9.15.선고 2009가단27909
-대구지방법원 2010.6.8.선고 2009나15433
-대법원 2010.10.14.선고 2010다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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