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초과배출부과금부과처분취소
2014두42834 수질초과배출부과금부과처분취소
A
부산광역시 사하구청장
부산고등법원 2014. 9. 19. 선고 2014누20544 판결
2017. 12. 22.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2013. 7. 30. 법률 제119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수질수생태계법'이라고 한다) 제35조에 의하면, 사업자는 당해 배출시설을 설치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제1항). 다만 사업자는 배출시설로부터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공동처리를 위한 공동방지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이 경우 각 사업자가 사업장별로 해당 수질오염물질에 대한 방지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보며(제4항), 사업자가 공동방지시설을 설치·운영할 때에는 당해 시설의 운영기구를 설치하고 그 대표자를 두어야 한다(제5항). 또한 공동방지시설의 설치 ·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환경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다(제6항). 그 위임에 따라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5조는 사업자 또는 공동방지시설의 대표자는 공동방지시설을 설치하려는 경우에 '사업장별 폐수배출량 및 수질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할 수 없을 때의 배출부과금·과태료 · 과징금 및 벌금 등에 대한 분담명세를 포함한 공동방지시설의 운영에 관한 규약'을 시·도지사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제1항 제6호), 공동방지시설의 운영관리와 관련된 배출부과금의 납부는 '사업자별로 부담비율을 미리 정하여 분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항 단서). 위와 같은 규정의 취지는, 공동방지시설을 설치할 경우 각 사업장별 폐수배출량 및 수질오염물질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배출부과금 부담비율을 정할 경우 행정청이 이를 존중하여 공동방지시설에서 배출된 총 수질오염물질에 대하여 산정한 배출부과금을 사업자들이 정한 부담비율에 따라 각 사업자별로 분담시켜 부과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배출부과금 산정에서 편의와 적정성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사업자들이 배출시설로부터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공동처리를 위하여 공동방지시설을 설치하였고, 사업장별 폐수배출량 및 수질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할 수 없는 경우에 행정청이 사업자들이 제출한 '공동방지시설의 운영에 관한 규약'에서 정해진 '사업장별 배출부과금 부담비율'에 근거하여 사업자들에게 배출부과금을 부과하였다.면, 그 규약에서 정한 분담기준이 현저히 불합리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러한 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30조 제1항에 의하면, 중소기업협동조합(이하 '협동조 합'이라고만 한다)은 예산과 회계에 관한 사항(제1호), 가입금 및 경비 부과에 관한 사항(제2호), 그 밖에 조합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제3호)에 관하여는 정관으로 정하는 것 외에는 규약으로 정할 수 있다. 또한 같은 법 제130조 제1항, 제3항에 의하면 협동조합은 위 각 사항이 규정된 규약을 제정하거나 개정하거나 폐지하려면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같은 법 제136조에 의하면 주무관청은 규약의 제정, 개정 또는 폐지의 승인 권한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에게 위탁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 및 체계에 더하여 규약은 협동조합의 조직, 활동, 조합원의 권리·의무관계 등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으로서 협동조합과 그 조합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자치법규인 점, 주무관청의 규약에 대한 승인은 협동조합의 조직 및 운영의 공익성·합리성을 보장하고, 협동조합과 조합원 상호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하여 협동조합에 대한 감독권한의 일환으로 인정되는 제도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협동조합이 주무관청으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그 밖에 조합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원칙적으로 '협동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내부관계에서 조합의 운영·관리 등과 관련하여 협동조합이 조합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공동방지시설의 운영기구가 협동조합이라면, 그 규약 중 '사업장별 배출부과금 부담비율을 정하는 조항'은 부과 행정청과 사업자들 사이에서 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의 기준이 될 수 있을 따름이고 그 자체에 의하여 조합원들의 권리·의무관계를 발생 · 확정시키는 성격의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그 규약 조항이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승인 대상인 '조합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 11. 23. 선고 2014두13225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B협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고 한다)의 정관(2013. 10. 16.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1항 제2호, 제35조 제1항에 의하면, '규약의 제정·변경 또는 폐지'는 총회의 의결사항이고, 총회는 법령이나 정관 또는 규약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총 조합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며, 출석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되어 있다.
나. 이 사건 조합은 2012. 8. 31. 임시총회를 열어, '공동협동화 사업장 규정'에 '회원이 부담하는 분담금'의 종류로 배출부과금 등을 추가하는 규정(제10조 제7항)과 사업장별 폐수배출량 및 수질오염 물질 농도를 측정할 수 없을 때의 배출부과금 등에 대한 분담기준을 정하는 규정(제12조 제7항, 이하 '이 사건 분담규정'이라고 한다)을 신설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조합원 43개 업체 중 40개 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30개업체의 찬성으로 위 안건을 가결하였다.
다. 이 사건 분담규정은, 사업장별 폐수배출량 및 수질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할 수 없을 때의 배출부과금 등에 대한 분담 중 크롬 등 중금속에 관한 분담에 대하여, ① 배출부과금은 배출 업체가 부담하고(제1호), ② 분담비율은 2012. 2.자 폐수처리장 운영에 따른 분담금 결정을 위한 자료 분석 연구(이하 '이 사건 연구'라고 한다) 표21. '크롬에 의한 운영비 비율 산정'에 따르되, 미가동 확인업체에 대한 분담비율은 백분율에 의거 잔여업체가 분담한다고(제4호) 규정하고 있다.
라. 이 사건 연구 용역은 이 사건 조합이 자체적으로 의뢰한 것인데, 그 용역을 수행한 H 교수는 피혁 제조업체 중 원피를 사용하는 주식회사 K, 가공피를 사용하는 주식회사 I, 어피를 사용하는 J을 대표업체로 지정하여 각 3회에 걸쳐 시료를 채취한 결과를 평균하여 이를 동종 업종별 단위 당(mg/ℓ) 크롬 배출량으로 정하고, 여기에 각 사업장별 용수량을 적용하여 총 오염물질량을 계산한 후 그 비율에 따라 크롬에 관한 배출부과금 부담비율을 정하였다.
마. 이 사건 조합은 피고에게 이 사건 분담규정을 제출하였고, 피고는 2012. 10. 4. 이 사건 공동시설에 대한 총 초과배출부과금을 합계 17,317,908,080원으로 산정한 후, 이를 이 사건 분담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각 사업장별로 배분하여 원고에게 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바. 이후 이 사건 조합은 중소기업중앙회에 이 사건 분담규정의 신설에 따른 승인을 신청하였으나, 2013. 1. 21. 이 사건 분담규정 중 크롬에 대한 부담비율을 정한 제4호 부분은 승인을 받지 못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만 승인을 받았다.
3. 가.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분담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와 같이 초과배출부과금을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분담규정은 이 사건 조합의 총회에서 정관이 정한 정족수를 충족하여 의결되었고, 달리 의결 과정에 절차상 흠이 있다고 볼 자료는 없다. 한편, 이 사건 분담규정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30조 제1항 제3호가 규정하는 '그 밖에 조합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을 정한 규약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승인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에 영향이 없다.
2) 이 사건 조합은 배출부과금 분담기준 설정을 위한 목적으로 전문가에게 용역을 맡계 산출된 연구 결과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 그 기준을 정하였고, 그 절차와 과정이 위법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피혁 제조업체 업종별로 각 대표업체를 선정하여 크롬 배출량을 측정하는 방법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연구를 진행하면서 시행한 시료 채취 과정 및 시료 분석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연구 결과 중 크롬에 대한 부분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분담규정이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30조 제1항 제3호가 규정하는 '그 밖에 조합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을 정한 규약에 해당하여 그 신설에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잘못된 전제 아래, 이 사건 분담규정 중 그 승인을 받지 못한 위 제4호 부분은 효력이 없고 위 규정이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 중 크롬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 규약의 승인 및 공동방지시설에서의 초과배출부과금 부과기준의 위법성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대법관조희대
대법관고영한
대법관권순일
주심대법관조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