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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두63887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공2018상,747]

판시사항

[1] 법인세법 제52조 에 정한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의미와 경제적 합리성에 대한 판단 기준

[2] 카지노업 등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을 관광개발공사 정상화 유도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를 지정기탁사유로 150억 원의 기부금을 병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하였고, 을 공사가 병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 기부금을 교부받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는데, 갑 회사가 위 기부금이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금품에 해당한다고 보아 해당 사업연도의 손금에 산입한 후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자, 과세관청이 갑 회사가 특수관계인의 지위에 있는 을 공사에 제3자인 병 지방자치단체를 통하여 우회지원을 한 것이므로 법인세법 제52조 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하여 위 기부금 전액을 손금불산입하여 갑 회사에 법인세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기부금은 손금산입이 허용되는 법정기부금에 해당하고, 갑 회사의 기부행위와 병 지방자치단체의 자금지원행위를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섣불리 단정하여 과세대상으로 삼아서는 아니 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법인세법 제52조 에서 규정한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법인이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의 거래에 있어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각호 에 열거된 여러 거래형태를 빙자하여 남용함으로써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경감시킨 경우에 과세권자가 이를 부인하고 법령에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객관적이고 타당하다고 보이는 소득이 있는 것으로 의제하는 제도로서, 경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행위계산을 하여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관한 판단은 거래행위의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과연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카지노업 등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을 관광개발공사 정상화 유도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를 지정기탁사유로 150억 원의 기부금을 병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하였고, 을 공사가 병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 기부금을 교부받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는데, 갑 회사가 위 기부금이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금품에 해당한다고 보아 해당 사업연도의 손금에 산입한 후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자, 과세관청이 갑 회사가 특수관계인의 지위에 있는 을 공사에 제3자인 병 지방자치단체를 통하여 우회지원을 한 것이므로 법인세법 제52조 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하여 위 기부금 전액을 손금불산입하여 갑 회사에 법인세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갑 회사의 기부행위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 및 수혜자를 병 지방자치단체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거기에 별다른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위 기부금은 손금산입이 허용되는 법정기부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최종적인 결과만을 내세워 위 기부행위와 병 지방자치단체의 자금지원행위를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섣불리 단정하여 과세대상으로 삼아서는 아니 되는데도, 위 기부행위가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한 비정상적인 우회행위에 해당하여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는 등의 잘못된 전제 아래 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강원랜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강석훈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영월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법인세법 제52조 에서 규정한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법인이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의 거래에 있어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각호 에 열거된 여러 거래형태를 빙자하여 남용함으로써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경감시킨 경우에 과세권자가 이를 부인하고 법령에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객관적이고 타당하다고 보이는 소득이 있는 것으로 의제하는 제도로서, 경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행위계산을 하여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고,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관한 판단은 거래행위의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과연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두1929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하여 카지노업, 관광호텔업 등을 목적으로 1998. 6. 29.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태백관광개발공사는 태백시가 2001. 12.경 리조트 사업을 하기 위하여 민간업체와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공사이다.

나. 원고는 2012. 7. 26. 지정기탁사유를 ‘태백관광개발공사 정상화 유도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로, 사용목적과 사용용도를 ‘태백관광개발공사 긴급운영자금 지원을 통한 정상화 유도 등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로 각 기재하여 태백시에 150억 원을 지정기탁하겠다는 내용의 지정기탁서를 제출하였고, 태백시는 그 무렵 기부심사위원회를 열어 원고가 기탁하는 지정기부금을 접수하기로 하였다.

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2. 8. 14. 40억 원, 2012. 11. 16. 40억 원, 2013. 1. 2. 40억 원, 2013. 8. 29. 30억 원(이하 위 합계 150억 원을 ‘이 사건 기부금’이라고 한다)을 태백시에 지급(이하 위 지급행위를 ‘이 사건 기부행위’라고 한다)하였다. 태백시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기부금을 받은 후 태백관광개발공사에 이 사건 기부금을 교부하였고,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이를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기부금이 법인세법 제24조 제2항 제1호 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금품에 해당한다고 보아 각 해당 사업연도의 손금에 산입한 후 피고에게 2012 및 2013 사업연도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다.

마. 피고는 2015. 6. 18. 원고가 특수관계인의 지위에 있는 태백관광개발공사에 제3자인 태백시를 통하여 우회지원을 한 것이므로 법인세법 제52조 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하여 이 사건 기부금 전액을 손금불산입하여야 한다면서 원고에게 2012 및 2013 사업연도 법인세를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 및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기부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부당행위계산 부인대상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가. 법인이 사업과 직접 관계없이 무상으로 지출하는 기부금은 그 공공성의 정도에 따라 손금에 산입될 수 있는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금품으로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이라 한다)의 적용을 받는 기부금품은 같은 법 제5조 제2항 에 따라 접수하는 것에 해당할 경우 이를 법정기부금으로 보아 일정한 한도 내에서 손금에 산입한다( 법인세법 제24조 제2항 제1호 ).

나.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설립 이후 오투리조트라는 이름으로 태백시 황지동에 대규모 골프장, 스키장 및 숙박시설을 건설하여 운영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는데, 이 사건 기부행위가 있기 전부터 위 오투리조트의 건설 및 운영과 관련하여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고, 태백시는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최대주주로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채무와 관련하여 농협중앙회에 1,460억 원 상당의 지급보증을 한 상태였으므로, 태백관광개발공사가 부도가 날 경우 태백시 역시 재정상 중대한 위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다. 원고는 낙후된 폐광지역의 경제를 진흥시키고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과 주민의 생활 향상을 도모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태백관광개발공사에 직접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태백시의 지속적인 요청을 계속 거절하여 왔다. 그러자 태백시는 원고가 태백시에 총 150억 원을 기부하고 태백시가 위 기부금으로 태백관광개발공사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였고, 그 과정에서 태백시장 및 태백시의회 의장은 확약서까지 작성하여 원고에 전달하기도 하였다. 이에 원고는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정상화를 통하여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공익적 목적으로 이 사건 기부행위에 이르게 된 것이다.

라. 한편 지방자치단체는 기부자가 자발적으로 기탁하는 금품이라도 이를 접수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출자·출연하여 설립된 법인·단체가 행정목적을 수행하거나 해당 법인·단체의 설립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직접적으로 필요하고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는 사용용도와 목적이 지정된 자발적인 기탁금품의 접수가 허용되고, 이때 일정한 통보 및 보고의무 등이 부여된다( 기부금품법 제5조 제2항 , 기부금품법 시행령 제14조 ).

마. 결국, 원고의 이 사건 기부행위는 이러한 기부금품법의 규정에 따라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상대방 및 수혜자를 태백시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거기에 별다른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이 사건 기부금은 손금산입이 허용되는 법정기부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최종적인 결과만을 내세워 이 사건 기부행위와 태백시의 자금지원행위를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섣불리 단정하여 과세대상으로 삼아서는 아니 된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기부행위가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한 비정상적인 우회행위에 해당하여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는 등의 잘못된 전제 아래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정기부금의 범위, 부당행위계산부인과 관련하여 경제적 합리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신 이기택 박정화(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춘천재판부 2017.9.20.선고 2017누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