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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3도3 판결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인정된죄명: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공2013상,834]

판시사항

피고인이 출석한 공판기일에서 증거로 하는 데 부동의한다는 의견이 진술된 후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공판기일에 변호인만이 출석하여 증거로 하는 데 동의한 경우, 증거동의의 효력 유무(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형사소송법 제318조 에 규정된 증거동의의 주체는 소송 주체인 검사와 피고인이고, 변호인은 피고인을 대리하여 증거동의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출석한 공판기일에서 증거로 함에 부동의한다는 의견이 진술된 경우에는 그 후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공판기일에 변호인만이 출석하여 종전 의견을 번복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서울다솔 담당변호사 장응수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사소송법 제318조 에 규정된 증거동의의 주체는 소송 주체인 검사와 피고인이고, 변호인은 피고인을 대리하여 증거동의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을 뿐이므로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출석한 공판기일에서 증거로 함에 부동의한다는 의견이 진술된 경우에는 그 후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공판기일에 변호인만이 출석하여 종전 의견을 번복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2009. 9. 9.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는 피고인과 변호인이 함께 출석하였는데, 그 공판조서에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고소장, 공소외 1과 공소외 2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공소외 3과 공소외 4 작성의 각 확인서(이하 ‘이 사건 각 증거들’이라 한다) 등에 대하여 증거로 함에 부동의한다는 의견이 진술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 후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함에 따라 제1심법원은 소재탐지촉탁 등의 절차를 거쳐 2012. 2. 22.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하도록 명하는 결정을 하였고, 2012. 4. 5.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된 제13회 공판기일에 사선변호인만이 출석하여 위 부동의하였던 증거들 대부분에 대하여 증거동의를 하였다. 이에 제1심법원은 위와 같이 변호인이 종전 의견을 번복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한 이 사건 각 증거들에 대한 증거조사를 거쳐 다른 증거들과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제1심판결의 양형이 과중하다고 하여 이를 파기하고 새로 판결을 하면서 제1심법원 판결의 증거의 요지를 그대로 인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소송진행 경과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 한 증거부동의의 의견은 피고인 본인이 진술하였거나 변호인이 피고인을 ‘대리하여’ 하였다 할 것이므로 어느 경우든 피고인 본인이 부동의의 의견을 밝힌 효과가 있다 할 것인데, 제1심 제13회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이 이를 번복하여 증거동의를 한 것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는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각 증거들은 전문증거이므로 원진술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 등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 등이 인정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증거들은 증거로 할 수 없는 것임에도 제1심법원은 이를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아 유죄의 판단을 하였고, 원심 역시 제1심법원이 실시한 증거조사 결과를 원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는 위법하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증거동의의 주체와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에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