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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1937 판결

[공직선거법위반][공2009하,1074]

판시사항

[1]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 규정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행위가 일상적·의례적·사교적 행위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탈법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2]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알리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위 후보나 개소식과 직접 관련없는 사람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선거구민들에게 대량으로 발송한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 규정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행위가 일상적·의례적·사교적 행위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탈법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위 조항의 입법 목적이 그에 정한 행위가 비록 선거운동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성을 침해하므로 그러한 탈법적인 행위를 차단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임을 염두에 두고, 행위의 시기, 동기, 경위와 수단 및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행위 당시의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알리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위 후보자나 개소식과 직접 관련없는 사람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선거구민들에게 대량으로 발송한 행위가, 문자메시지 발송 시기, 동기, 방법, 내용과 태양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회생활상의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 후보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 당선이나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하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에 규정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행위가 일상적·의례적·사교적 행위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탈법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위 조항의 입법 목적이 그에 정한 행위가 비록 선거운동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성을 침해하므로 그러한 탈법적인 행위를 차단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임을 염두에 두고, 행위의 시기, 동기, 경위와 수단 및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행위 당시의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도896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문자메시지 대량전송 사이트를 이용하여 대전 동구 선거구민 9,308명의 휴대전화에 ‘모시는 글, ○○○당 동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공소외인 개소식, 2월 16일 PM 3시, 용전4거리 금강병원’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문자메시지 내용이 단순히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알리는 것에 불과하고, 공소외인의 지지를 부탁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항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문자메시지 발송대상도 대부분이 ○○○당 일반당원 및 책임당원들이거나 그 밖에 공소외인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동문들을 비롯한 사회생활상 통상적 지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점, 피고인은 사전에 관할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에게 문의하여,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 내용은 정보전달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 당직자나 개소식에 관련된 당원, 지인 등에게는 발송가능한 것이라는 답변을 들은 점 및 그 밖에 문자메시지 발송 시기, 동기, 방법, 내용과 태양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사회생활상의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에 불과하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대상자가 선거사무소 수용범위를 초과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예비후보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 당선이나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하는 ‘선거운동’ 내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인은 위 문자메시지 발송 당시 다른 후보들에 비하여 인지도가 낮은 상태였고, 피고인 스스로도 공소외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하여 위와 같은 대량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검찰조사 과정에서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대상자 중 최소한 500명은 공소외인의 지인들이 선거운동을 위하여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준 동구주민들로서 공소외인과 아무런 친분이 없는 사람들이고, 경찰에서 문자메시지 발송대상자 중 92명을 발췌하여 조사한 결과도 조사대상 중 상당수는 ○○○당 당원도 아니고 공소외인과 아무런 친분도 없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의 위 진술에 부합하는 점, 공소외인은 국회의원 출마 이전에는 위 문자메시지 발송대상자 중 일부와 사이에서만 통상적인 연락을 주고 받는 관계였는데, 국회의원 출마를 계기로 피고인이 위와 같은 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게 된 점, 피고인이 문자메시지 발송 전에 관할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에게 문의하여,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직접 관련이 있는 당원, 정당의 간부, 선거사무 관계자, 한정된 범위의 지인 등 선거사무소 수용범위를 고려한 제한된 범위의 자에게 개소식을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발송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인과 평소 특별한 친분도 없고 개소식과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사람들을 다수 포함하는 9,308명에게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공소외인의 사무실 면적은 약 100평에 불과하여 위 문자메시지 발송대상에 비하여 수용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문자메시지 발송행위가 사회생활상의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예비후보자인 공소외인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 당선이나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하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 발송행위가 사회생활상의 일상적·의례적·사교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라는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박시환 안대희 신영철(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