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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3다21666 판결

[손해배상(지)][공2013하,1596]

판시사항

[1] 상표법 제67조 제3항 의 규정에 따라 상표권 등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손해 발생에 관한 주장·증명의 정도 및 상표권자가 침해자와 동종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증명한 경우 영업상의 손해를 입었음이 사실상 추정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자는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추정을 벗어나기 위하여 주장·증명하여야 할 사항

[3] 상표법 제67조 제3항 에 따라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경우에도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상표법 제67조 제3항 은 상표권자 등이 상표권 등의 침해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손해에 관한 상표권자 등의 주장·증명책임을 경감하는 취지의 규정이고, 손해의 발생이 없는 것이 분명한 경우까지 침해자에게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할 것이나, 그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손해의 발생에 관한 주장·증명의 정도는 손해 발생의 염려 내지 개연성의 존재를 주장·증명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상표권자가 침해자와 동종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증명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표권 침해에 의하여 영업상의 손해를 입었음이 사실상 추정된다.

[2] 상표권의 존재 및 그 내용은 상표공보 또는 상표등록원부 등에 의하여 공시되어 일반 공중도 통상의 주의를 기울이면 이를 알 수 있고, 업으로서 상표를 사용하는 사업자에게 해당 사업 분야에서 상표권의 침해에 대한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타인의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특허법 제130조 , 실용신안법 제30조 , 디자인보호법 제65조 제1항 본문) 상표권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만 이와 달리 보아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그럼에도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자에게 과실이 없다고 하기 위하여는 상표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는 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거나 자신이 사용하는 상표가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믿은 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는 것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3]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때에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면서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하고,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불법행위에 관련된 제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며,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되고, 이러한 법리는 상표법 제67조 제3항 에 따라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남선알미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위더스 담당변호사 김광재)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피엔에스알미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중원 담당변호사 강윤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표의 혼동가능성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금속제 문, 금속제 창문용 손잡이, 금속제 창문틀’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고 ‘ ’과 같이 구성된 원고의 등록상표(등록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등록상표’라 한다)와 ‘알루미늄 등 금속제 창호 관련 제품’에 사용된 원심 판시 피고상표 ‘ ’은 그 호칭이 유사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상품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으므로 서로 유사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상표의 혼동가능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손해발생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상표법 제67조 제3항 은 상표권자 등이 상표권 등의 침해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손해에 관한 상표권자 등의 주장·증명책임을 경감하는 취지의 규정이고, 손해의 발생이 없는 것이 분명한 경우까지 침해자에게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할 것이나, 그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손해의 발생에 관한 주장·증명의 정도는 손해 발생의 염려 내지 개연성의 존재를 주장·증명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상표권자가 침해자와 동종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증명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표권 침해에 의하여 영업상의 손해를 입었음이 사실상 추정된다고 볼 것이다 ( 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3119 판결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다6291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하여 ‘알루미늄 등 금속제 창호 관련 제품’을 제작·판매해 오고 있는데, 피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피고상표를 사용하여 원고와 같은 제품을 제작·판매함으로써 원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상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 발생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의 과실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상표권의 존재 및 그 내용은 상표공보 또는 상표등록원부 등에 의하여 공시되어 일반 공중도 통상의 주의를 기울이면 이를 알 수 있고, 업으로서 상표를 사용하는 사업자에게 해당 사업 분야에서 상표권의 침해에 대한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타인의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특허법 제130조 , 실용신안법 제30조 , 디자인보호법 제65조 제1항 본문) 상표권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만 이와 달리 보아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할 것이고, 그럼에도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자에게 과실이 없다고 하기 위하여는 상표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는 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거나 자신이 사용하는 상표가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믿은 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는 것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상표권을 침해한 피고에게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는 한편, 지정상품을 ‘알루미늄 새시, 금속제 창문, 금속제 창호시스템 유닛’ 등으로 하는 피고상표가 2004. 10. 23. 등록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2005. 12. 26. 피고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여 그 등록을 무효로 하는 심결이 확정된 이상 피고상표에 관한 상표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게 되었고( 상표법 제71조 제3항 본문), 피고가 상표권 침해 당시 자신의 상표권에 기하여 피고상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믿었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상표권의 효력이 피고상표에 미치지 아니한다고 믿었던 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상표가 등록되어 있었음을 내세워 상표권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없다고 하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상표권 침해자의 과실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4. 과실상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때에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하고,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불법행위에 관련된 제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며,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되고 (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7다7673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상표법 제67조 제3항 에 따라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원심이 상표법 제67조 제3항 에 따라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과실상계를 할 수 없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상표가 등록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2004. 10. 23.경부터 1년 2개월 남짓밖에 지나지 아니한 2005. 12. 26. 피고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그에 따라 2007. 10. 30. 그 등록무효심결이 내려져 그대로 확정된 때부터 얼마 지나지 아니한 2008. 5. 8.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피고의 상표권 침해행위에 대한 원고의 이와 같은 대응 및 권리행사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피고상표 사용을 묵인 내지 방조하는 등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피고의 과실상계 항변을 배척한 것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단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