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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7도7937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림)·산림자원의조성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산지관리법위반·장사등에관한법률위반][공2018하,1527]

판시사항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1호 에서 금지하는 무허가 법인묘지 설치행위의 의미(=법인이 ‘분묘를 설치하기 위하여 부지를 조성하는 행위’) 및 이를 묘지의 조성에서 더 나아가 분묘 설치나 매장을 완료하는 행위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위 규정에서 금지하는 무허가 법인묘지를 설치한 죄가 즉시범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15. 1. 28. 법률 제13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장사법’이라고 한다) 제2조 , 제14조 제1항 제4호 , 제3항 , 제39조 제1호 , 제40조 제2호 , 제5호 , 제9호 에 의하면, 장사법은 묘지와 분묘, 분묘 설치와 매장의 의미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고, 구 장사법 규정에 위반한 묘지 설치, 분묘 설치, 매장행위를 모두 구분하여 처벌하고 있다. 또한, 장사법은 법인묘지의 ‘설치·관리’ 행위에 대하여 시장 등의 허가를 요구하면서도, 허가를 받지 않은 법인묘지의 ‘설치’행위만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미 설치된 무허가 법인묘지 등에 대한 시장 등의 시설 폐쇄명령 등의 조치 권한, 그 조치의무 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구 장사법이 ‘묘지’와 ‘분묘’를 명확히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고, 위 법이 장사의 방법과 장사시설의 설치·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는 것 외에도,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점( 장사법 제1조 )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 장사법 제39조 제1호 (이하 ‘처벌규정’이라고 한다)가 금지하는 무허가 법인묘지 설치행위는 법인이 ‘분묘를 설치하기 위하여 부지를 조성하는 행위’를 의미할 뿐, 묘지의 조성에서 더 나아가 분묘 설치나 매장을 완료하는 행위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은 구 장사법의 문언과 체계에 비추어 보면, 처벌규정이 금지하는 무허가 법인묘지를 설치한 죄는 법인묘지의 설치행위, 즉 법인이 ‘분묘를 설치하기 위하여 부지를 조성하는 행위’를 종료할 때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이른바 즉시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홍도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림)의 점 및 피고인 4 재단법인에 대한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림)죄의 산림훼손 면적 산정 및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가.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의미는 해당 법률에 정의규정이 있다면 그에 따를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살피는 외에 그것이 해당 법률에서 어떠한 의미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체계적, 논리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3도841 판결 참조).

나. (1) 구 장사법은 제2조 에서 “묘지”란 ‘분묘를 설치하는 구역’을, “분묘”란 ‘시체나 유골을 매장하는 시설’을, “매장”은 ‘시체나 유골을 땅에 묻어 장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같은 법 제14조 제1항 제4호 는 “법인묘지”는 ‘법인이 불특정 다수인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라고 하면서, 제14조 제3항 은 ‘법인묘지를 설치·관리하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묘지를 관할하는 시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처벌규정인 제39조 제1호 (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고 한다)는 무허가 법인묘지를 ‘설치’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40조 제2호 는 위 법이 정한 묘지 외의 구역에 매장을 한 자를, 같은 조 제5호 는 위 법이 정한 면적기준 또는 시설물의 설치기준을 위반하여 분묘·묘지 또는 시설물을 설치한 자를, 같은 조 제9호 는 무허가 법인묘지 설치행위 등에 대한 시장 등의 시설 이전·개수명령, 시설의 폐쇄, 사용 금지 또는 업무의 정지 명령( 제31조 제1호 )을 위반한 자를 각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구 장사법 관련 규정들에 의하면, 장사법은 묘지와 분묘, 분묘 설치와 매장의 의미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고, 구 장사법 규정에 위반한 묘지 설치, 분묘 설치, 매장행위를 모두 구분하여 처벌하고 있다. 또한 장사법은 법인묘지의 ‘설치·관리’ 행위에 대하여 시장 등의 허가를 요구하면서도, 허가를 받지 않은 법인묘지의 ‘설치’행위만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미 설치된 무허가 법인묘지 등에 대한 시장 등의 시설 폐쇄명령 등의 조치 권한, 그 조치의무 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3) 위와 같이 구 장사법이 ‘묘지’와 ‘분묘’를 명확히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고, 위 법이 장사의 방법과 장사시설의 설치·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는 것 외에도,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점( 장사법 제1조 )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벌규정이 금지하는 무허가 법인묘지 설치행위는 법인이 ‘분묘를 설치하기 위하여 부지를 조성하는 행위’를 의미할 뿐, 묘지의 조성에서 더 나아가 분묘 설치나 매장을 완료하는 행위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4) 나아가, 위와 같은 구 장사법의 문언과 체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벌규정이 금지하는 무허가 법인묘지를 설치한 죄는 법인묘지의 설치행위, 즉 법인이 ‘분묘를 설치하기 위하여 부지를 조성하는 행위’를 종료할 때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이른바 즉시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도247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시효는 피고인들이 무허가 법인묘지의 조성행위를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하는데, 기록에 비추어 보면, 늦어도 2010. 1.경에는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기재 법인묘지의 조성이 완료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공소제기는 그로부터 공소시효 기간 5년이 지난 후인 2015. 8. 26. 제기되었으므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구 장사법의 무허가 법인묘지 설치행위는 묘지의 부지 조성뿐만 아니라 비석, 상석과 같은 시설물이나 분묘가 설치되어야 묘지 설치행위가 완성되고, 이후 계속된 분묘 설치는 묘지 부지 조성행위와 포괄하여 일죄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에서 최종적으로 분묘 설치행위를 마친 2014. 11. 7.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면소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한 다음 유죄를 선고하고, 원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구 장사법 제39조 제1호 , 제14조 제3항 이 금지하는 ‘무허가 법인묘지 설치행위’의 해석과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파기의 범위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구 장사법 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는 원심판결 중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고영한(주심) 김소영 조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