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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형사지법 1984. 4. 27. 선고 84노182 제5부판결 : 상고

[중과실치사피고사건][하집1984(2),474]

판시사항

임차한 방실이 문짝이 제대로 맞지 아니하거나 방바닥이 갈라져 있는등 하자가 있는 경우 그 수선 및 관리의무자

판결요지

임차한 방실이 문짝이 제대로 맞지 아니하거나 방바닥이 갈라지고 방벽과 사이에 연필 1개가 들어갈 정도의 틈이 있는등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하자는 임차인이 위 방실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파손상태라거나 대규모의 하자라고 볼 수 없는 사소한 하자이므로 이는 임차인의 통상의 수선 및 관리의무에 속한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이 사건 피해자 공소외 1, 공소외 2가 피고인 소유인 서울 동작구 상도 4동 (번지 생략) 소재 가옥의 건넌방(이하 이 사건 방이라 한다)에서 잠을 자다가 사망한 것은 이 사건 방의 바닥 및 벽면에 생긴 틈이나 부엌문과 문짝사이의 틈 등의 하자 자체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들이 부엌문을 제대로 닫지 아니하고 가스배출기의 “푸러그”를 빼놓은 채 잠을 잔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고, 설사 이 사건 방에 위와 같은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전세입주자로부터 수리요청을 받은바 없어 하자가 있는줄 몰랐을 뿐 아니라 이와 같은 하자는 사소한 정도의 것이어서 이에 대한 통상의 수리의무는 임대인인 피고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 공소외 3에게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발생에 있어 피고인의 과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은 중대한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다고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과실로 위법을 범하였고 둘째,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데 있다.

그러므로 먼저 첫째 항소이유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들고있는 증거들과 피고인의 당심법정에서의 진술, 당심의 현장검증결과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1978. 10.경에 위 가옥을 공소외 4로부터 아들 공소외 5 명의로 매수하여 공소외 4에게 독채전세를 주었고 공소외 4는 1984. 4. 30.경 공소외 3, 공소외 6 부부에게 위 가옥의 건넌방을 전세놓았으나 같은해 9. 19.경에 공소외 4가 다른 곳으로 이사감으로써 피고인인 공소외 4와 공소외 3간의 위 전세계약을 인수한 사실, 공소외 3 부부가 위 건넌방에 이사온 첫날밤에 연탄개스냄새가 났고 그 다음날 밤에는 공소외 6이 연탄개스에 취하여 쓰러지는 일이 일어나자, 공소외 4가 개스배출기를 달어 주었고 그 후부터는 흐린날이나 비오는날 또는 정전으로 개스배출기가 작동되지 아니한때 이외에는 개스냄새가 나지 않았던 사실, 위 건넌방은 약 4평으로서 부엌문의 문짝과 문틈이 이가 맞지 않아서 제대로 닫지 않으면 중간 상단부 위에 약간의 틈이 생기지만, 방안에서 문을 들어서 닫으면 틈이 생기지 아니하는 사실, 연탄화덕과 부엌문의 거리는 약 30센티미터 정도이고 방바닥의 여러곳이 갈라져 있고, 방바닥과 방벽사이에 연필 1개 정도가 들어갈 만큼의 틈이 나 있으나 이러한 정도의 하자는 큰공사비를 들이지 아니하고도 쉽게 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사실, 피고인은 1981. 초경 전세입주자인 공소외 6으로부터 이 사건 방을 “새마을 보일러식”으로 개조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가옥을 팔 예정이라서 이를 미루어 오던중 1982. 4. 13. 07:30경 마침 공소외 3 부부가 출타중에 그의 아들 공소외 1과 친구 공소외 2가 부엌문을 제대로 꼭 닫지 아니하고 개스배출기 플러그를 빼놓은 채 함께 잠을 자다가 그 전날 저녁에 갈아넣은 연탄의 개스가 부엌문의 문틈과 방바닥의 틈으로 새어들어서 이에 중독되어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와 같은 정도의 하자는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인 이 사건 방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파손상태라거나 반드시 임대인에게 수선의무있는 대규모의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임차인인 공소외 3의 통상의 수선 및 관리의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사소한 하자라고 할 것이니 2년동안 별탈없이 지내온 이 사건 방에 대하여 임대인인 피고인이 그와 같은 하자를 수선하지 아니한 것이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방의 하자에 대한 통상의 수선의무가 임차인측에 있는 이상 피고인이 임차인으로부터 통상의 수선범위를 넘어서서 이 사건 방을 “새마을 보일러”식으로 개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이를 이행치 않았다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도 할 수 없으며, 달리 피고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중대한 과실이었다는 이유로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중과실치사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도2096 판결 ; 1984. 1. 24. 선고, 81도615 판결 참조) 양형부당에 관한 나머지 항소이유를 살표볼 필요없이 원심판결은 부당하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있다.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당심은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기로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78. 10.경 서울 동작구 상도 4동 (번지 생략)호 소재 가옥을 공소외 4로부터 아들 공소외 5 명의로 매수하여 건너방을 공소외 3에게 전세주어 공소외 3이 1980. 5. 9.경부터 거주하게 되었는바, 위 건너방은 부엌으로 통하는 문이 1개밖에 없고 문짝이 제대로 맞지 아니할 뿐 아니라 방바닥이 갈라져 연탄개스가 스며들 위험성이 있었으므로 당시 위 가옥을 관리하던 피고인으로서는 문짝을 수리하고 방바닥 등을 고쳐 연탄개스가 스며들지 않도록 함으로써 연탄개스 중독사고를 미리 방지할 통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위 공소외 3 부부로부터 여러차례 위 건너방을 수리하여 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위 가옥은 팔려고 내놓은 집이므로 돈을 들여 수리할 수 없다고 수리하여 주지 아니하고 그대로 방치한 중대한 과실로 1982. 4. 13. 07:30경 위 건너방에서 잠자던 공소외 1(8세)과 공소외 2(11세)를 그 방에 스며든 연탄개스에 중독되게 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바, 이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열(재판장) 홍성무 유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