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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3395 판결

[보험금][미간행]

판시사항

[1] 보험약관의 해석에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및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소극)

[2] 갑이 을 보험회사와 체결한 보험계약의 약관 조항에서 ‘암의 진단확정은 병리 전문의사에 의하여 조직검사 등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하여야 하고,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임상학적 진단이 암의 증거로 인정된다’고 정하고 있는데, 갑의 종양은 임상학적으로 악성 종양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병리학적으로 악성 종양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에서, 위 약관 조항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병리학적으로 양성 종양이 명백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악성 종양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까지 보험금 지급사유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려우므로 위 약관 조항은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 보험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보겸)

피고, 피상고인

농협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윤영규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보험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81633 판결 ,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6030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그 약관 조항이 일의적으로 해석된다면 그 약관 조항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 (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7다5120 판결 ,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9284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이 사건 종양이 수술을 통한 완치가 어렵고 재발가능성이 높으며 신경학적 장해가 발생한 것은 인정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보험약관에 따르면 암의 진단확정은 병리 전문의사에 의하여 조직검사 등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하여야 하고,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임상학적 진단이 암의 증거로 인정된다. 이 사건 종양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상세불명의 수막(D32.9)’으로 분류되는 질병으로 그 발생 위치, 치료방법, 예후 등에 비추어 임상학적으로 악성 종양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병리학적으로 악성 종양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임상학적 진단 등 다른 증거가 보충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

나. 이 사건 보험약관 해당 조항은 ‘병리학적 진단에 의한 암진단 확정’을 원칙적인 보험금 지급 사유로 하고 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 한하여 비로소 임상학적 진단에 수반된 다른 증거방법에 의한 암진단 확정을 예외적·보충적 보험금 지급사유로 정하고 있다.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병리학적으로 양성 종양임이 명백하더라도 그 위험성 등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악성 종양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까지도 보험금 지급사유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약관의 해당 조항은 작성자 불이익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원고와 피고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악성 종양에 준할 만큼 위험한 양성 종양에 대해서도 악성 종양으로 보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정을 하지 않은 이상, 단순히 그 위험성만으로 명시적 약정에 반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수는 없다. 이렇게 해석하면 보험금 지급사유가 매우 불명확해지고 자의적으로 확대 또는 축소될 여지도 있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보험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다19940 판결 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김소영 권순일(주심) 조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