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2014두35423 시정명령 및과징금납부명령 취소
현대건설 주식회사
공정거래위원회
서울고등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누45029 판결
2017. 9. 12.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 대림산업 주식회사, 금호산업 주식회사, 코오롱글로벌 주식회사(이하 모든 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는 생략하고, 위 4개 회사를 통칭하여 '원고 등 4개사'라 한다)가 각각 공동수급체를 형성하여 각자가 그 대표사로서 이 사건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건축공사 예정금액 대비 투찰률'을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하고 그와 같이 합의한 투찰률로 계산한 '입찰금액'으로 투찰하여 실행한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의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한 공동행위의 경쟁제한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공정거래법 제22조, 제55조의3 제1항, 제5항은 피고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행한 사업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에 100분의 10을 곱한 금액(매출액이 없는 경우 등에는 20억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기간 및 횟수, 위반행위로 인해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을 고려하여 과징금의 부과기준을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조 제1항은 그 본문에서 공정거래법 제22조가 규정한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이란 "위반사업자가 위반기간동안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판매한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이하 '관련 매출액'이라 한다)을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도, 그 단서에서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인 경우에는 계약금액을 말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부당공동행위에 가담한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관련한 관련매출액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나아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은 공정거래법 제22조의 규정에 의한 과징금의 부과기준은 별표 2와 같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별표2] 제2호 (가)목 3) 가) 본문은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에 관하여 "관련매출액에 100분의 10을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련매출액에 중대성의 정도별로 정하는 부과기준율을 곱하여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공정거래법령은 과징금 부과 한도 및 그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공정거래법 제22조에서 정한 '매출액'을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인 '관련 매출액'이라고 정하면서도, 입찰담합 및 이에 유사한 행위 유형에 대하여는 '계약 금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다만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 내용, 취지 · 목적 및 연혁 등을 종합해 보면, 이는 입찰담합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관련매출액'의 특수한 형태로 '계약금액'을 인정한 것일 뿐, '계약금액'을 공정거래법령이 정한 '매출액 또는 '관련 매출액의 본질적 성격과 무관한 전혀 별개의 개념으로 규정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입찰담합의 경우에도 그에 따라 체결된 계약상의 금액 중 일부가 매출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인 '계약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나.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① 조달청은 2010. 12. 14. 건축공사 예정금액 92,265,000,000원으로 이 사건 입찰 공고를 한 사실, ② 이 사건 입찰 공고 및 그 후의 공사 현장 설명서 등에 "이 사건 공사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판로지원법'이라 한다) 제12조에 따른 공사용자재 직접구매 대상이므로, 일부 품목은 공사계약 체결 이후 조달청이 직접 구매하여 공급하되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약금액에서 공제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었던 사실, ③ 원고 등 4개사가 가담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1. 4. 25. 대림산업 공동수급체(이하 '대림산업'이라 한다)가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된 사실, ④ 그 후 대림산업은 2011. 7. 4. 조달청과 투찰금액인 87,135,066,000원(공사대금 79,213,696,363원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 이하 '이 사건 계약금액'이라 한다)을 총 공사금액으로 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2) 나아가 원심은 이러한 인정사실과 함께, ① 원고 등 4개 사업자들은 조달청이 직접 구매하여 공급하는 자재(이하 '관급자재'라 한다)의 예상 자재비가 포함되어 있는 이 사건 건축공사 예정금액을 기준으로 투찰률 내지 투찰가를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대상에 관급자재 비용 해당 금액(이하 '관급자재 금액'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관급자재는 이 사건 공사완공에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로 볼 수 있는 점, ③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대림산업은 중소기업청장과 협의 하여 관급자재 대상 선정에 관여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구매하여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관급자재 금액을 계약금액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가 관급자재 금액이 포함된 이 사건 계약금액에서 부가가치세액만을 공제한 금액을 원고에 대한 과징금 기본산정기준으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 입찰 공고 등에는, '이 공사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의한 공사용자재 직접구매 대상입니다.', '직접구매 대상 품목으로 확정된 자재는 발주처가 직접 구매하여 공급하며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약금액에서 공제합니다.', '입찰자는 이를 반드시 숙지하고 입찰에 참여해야 하며, 미숙지로 인한 책임은 입찰자에게 있습니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② 공공기관이 공사예정금액 20억 원 이상인 공사를 발주하는 경우에 '직접구매' 대상 품목의 추정가격이 3천만 원 이상이면 그 품목을 해당 공사의 관급자재로 설계에 반영하고 직접구매를 하여야 한다(판로지원법 제12조 제2항, 제3항,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3항 제1호).
따라서 통상적으로는 설계에 반영된 관급자재에 대하여는 별도의 계약이 체결되므로 원칙적으로 관급자재 금액은 공사도급계약금액에 포함되지 않게 된다.
③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도 판로지원법령에 의한 '직접구매' 의무가 적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입찰은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입찰자가 입찰 당시 설계도면을 작성하고, 또한 이 사건 입찰의 현장 설명서는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된 사업자가 실시설계 단계에서 '공사용자재 직접구매 대상 품목 조서'를 작성·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발주처로서는 '입찰 공고'나 '실시설계적격자 선정' 단계에서 직접구매 대상 공사용자재를 특정하거나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건축공사 예정금액에서 제외할 수는 없었다.
④ 이에 따라 대림산업과 조달청은 관급자재 금액을 일단 이 사건 계약금액에 포함하여 계약을 체결한 다음, 추후에 관급자재 금액을 감액하여 처리하기로 하였다. 그 후 대림산업은 2012. 10. 24. 관급자재 금액을 제외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⑤ 이 사건 입찰의 낙찰자인 대림산업이 관급자재 금액을 회계상 매출액으로 처리하였거나 그 자재의 소유권을 실제로 취득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2)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①) 설계·시공 일괄입찰에 따라 체결된 이 사건 공사의 계약금액 중 관급자재 금액에 해당하는 부분은 입찰 당시부터 추후 관급자재 금액이 공제될 것이 당연히 전제된 잠정적 성격의 것으로서 계약금액에 임시적으로 포함된 것에 불과하며, 이를 확정적인 계약금액으로 볼 수 없다.
② 이 사건 입찰 공고 등이 입찰자에게 판로지원법 규정 등에 의한 공사용자재 직접구 매 사항을 충분히 숙지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 4개사도 향후 관급자재 금액은 계약금액에서 공제될 것이라는 사정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급자재 금액 부분까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제공하는 역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계약금액'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규범적 관점에서 이 부분까지 이 사건 합의의 대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③ 매출액은 사업자의 회계자료 등을 참고하여 정하는 것이 원칙인데(공정거래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별표 2] 2. 가. 비고), 위 (1)의 ⑤항 기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관급자재 금액이 회계상 대림산업의 '매출액'으로 인식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④ 그렇다면, 입찰담합의 특수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관급자재 금액 부분은 본질적으로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른 매출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관급 자재 금액 부분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9조 제1항에서 정한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인 '계약금액'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에 대한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인 '계약금액' 산정에서 이를 공제하여야 한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관급자재 금액이 포함된 이 사건 계약금액을 원고에 대한 과징금 기본산정기준으로 삼은 피고의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입찰담합에서의 과징금 기본산정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현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대법관박보영
대법관김창석
주심대법관이기택
대법과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