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예비적죄명: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과실치사]] 항소[각공2017하,492]
생후 약 8개월 된 아동 갑의 부(부)인 피고인이, 갑이 타고 있던 유모차를 1분여 동안 앞뒤로 강하게 흔들고, 계속하여 울고 있던 갑의 겨드랑이에 양팔을 낀 채 갑을 빠르고 강하게 위아래로 흔들거나 피고인의 머리 뒤로 넘겼다가 무릎까지 빠른 속도로 내리면서 흔드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갑을 머리 뒤로 넘긴 상태에서 놓쳐 거실 바닥에 떨어뜨린 결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하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사례
생후 약 8개월 된 아동 갑의 부(부)인 피고인이, 갑이 타고 있던 유모차를 1분여 동안 앞뒤로 강하게 흔들고, 계속하여 울고 있던 갑의 겨드랑이에 양팔을 낀 채 갑을 빠르고 강하게 위아래로 흔들거나 피고인의 머리 뒤로 넘겼다가 무릎까지 빠른 속도로 내리면서 흔드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갑을 머리 뒤로 넘긴 상태에서 놓쳐 거실 바닥에 떨어뜨린 결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하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그로부터 약 1시간 후 갑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다가 피고인의 머리 뒤쪽까지 올린 상태에서 갑을 놓쳐 떨어뜨린 행위는 비록 행위 방법이 두 가지로 나뉘기는 하나 모두 피고인의 단일한 학대 범의하에 이루어진 일련의 학대행위로 평가할 수 있고, 피고인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갑을 위아래로 흔들던 중 피고인의 머리 뒷부분의 높이에서 갑을 놓쳐 바닥에 떨어뜨렸고, 갑은 잠깐 울다가 곧바로 경련을 일으킨 후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경막하출혈, 뇌부종, 양안 다발성 망막출혈 등으로 수술 및 치료를 받던 중 약 4주 후 뇌간마비로 사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일련의 학대행위와 갑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피고인도 위와 같은 위험한 행위 도중 갑을 떨어뜨릴 경우 갑이 머리 부분 손상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사례.
피고인
이선봉 외 1인
법무법인 온세계 외 1인
피고인을 징역 3년 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한다.
[모두 사실]
피고인은 법률상 배우자인 공소외 1(여, 41세, 2001. 12. 4. 혼인신고)과 사이에 각 12세, 9세, 5세, 1세(공소외 2, 2015. 4. 5. 출생)인 4명의 자녀가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4. 9.경부터 핸드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공소외 3(여, 39세)과 교제하다가 집을 나와 2015. 1.경부터 위 공소외 3과 동거를 하였고, 그러던 중 위 공소외 3은 피해자 공소외 4를 임신하게 되어 2016. 1. 4. 피해자 공소외 4를 출산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2015. 11.경 공소외 3과 동거생활을 하면서 공소외 3의 바람대로 배우자인 공소외 1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을 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공소외 1과 그 사이에 출생한 자녀 4명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중 태어날 때부터 심장병으로 투병 중인 위 공소외 2(2015. 4. 5.생)에 대하여 제대로 돌보지 못하였다는 자괴감과 더불어 각별한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상태에서 배우자인 공소외 1에게 매월 자녀 양육비 및 생활비 등으로 200만 원 상당을 지급하는 외에 위 공소외 2(2015. 4. 5.생)의 병원비 등을 부담하면서 과도한 부채로 경제적 부담감을 가지게 되었으나, 배우자 공소외 1과 4명의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동거녀인 공소외 3에게는 회사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부천에 있는 배우자 공소외 1의 집과 용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를 오가는 이중생활을 하였는데, 이와 같은 이중생활을 하면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과도한 부채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 4명의 자녀에게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괴감을 가지게 되었다. 나아가 피고인은 공소외 3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에게 돌아갈 마음을 먹고 있으면서, 평소에 심하게 울며 보채는 피해자를 돌보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피해자를 싫어하는 마음을 공소외 1에게 수회 토로하였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6. 9. 11. 09:21경 배우자 공소외 1과 약속한 대로 배우자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를 만나기 위하여, 동거녀인 공소외 3에게는 “회사에 출근하였다가 과외 수업이 시작되기 전인 14:00까지는 돌아오겠다.”라고 거짓말한 후 피고인의 용인 집에서 나와 배우자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가 다니고 있는 부천 소재 ○○○ 교회에서 배우자 공소외 1 및 4명의 자녀를 만나고 있던 중, 공소외 3으로부터 “과외 수업을 가야 하니 빨리 와 달라.”라고 재촉하는 문자메시지를 받게되었고, 이에 용인 집으로 돌아가려는 피고인을 배우자 공소외 1과 자녀들이 “좀 더 있다 가라.”라고 붙잡았으나 어쩔 수 없이 돌아가게 되자 배우자 공소외 1과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마음이 불편하고 짜증이 나게 되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상태에서 같은 날 14:45경 용인시 기흥구 (주소 생략) 주거지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과외 수업을 하러 가는 공소외 3을 만나 공소외 3으로부터 유모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당시 생후 8개월)를 인계받았다.
피고인은 2016. 9. 11. 14:49경 위 주거지 아파트 지하 1층 승강기 출입구에서 승강기를 기다리던 중, 평소에 피해자가 심하게 울고 보챌 때 쉽게 달래지지 않아 힘이 들고, 조금 전 배우자 공소외 1의 자녀들이 가지 말라고 만류하였으나 동거녀 공소외 3의 재촉으로 귀가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등으로 인해 짜증이 나게 되자,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피해자의 몸과 머리가 심하게 들썩거릴 정도로 1분 5초 동안 약 23회에 걸쳐 앞뒤로 강하게 흔들고, 계속하여 15:40경 위 피고인의 주거지 아파트 안에서 약 30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난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심하게 울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자 양팔을 피해자의 겨드랑이 사이에 낀 채 피해자를 빠르고 강하게 위아래로 수회 흔들고, 계속하여 피해자를 피고인의 머리 뒤로 넘겼다가 무릎까지 빠른 속도로 내리면서 흔드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피해자를 머리 뒤로 넘긴 상태에서 피해자를 놓쳐 피해자로 하여금 거실 바닥에 떨어지게 하였다.
피고인은 이로 인하여 2016. 9. 30. 17:50경 수원시 소재 △△대학교 병원에서 경막하출혈, 뇌부종, 양안 다발성 망막출혈 등으로 치료를 받던 피해자를 뇌간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증인 공소외 5의 법정진술
1. 영상녹화물 CD 동영상(피고인의 행적 및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드는 주1) 영상)
1.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3, 공소외 1, 공소외 6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경찰 작성 검증조서, 현장검증사진(증거기록 2권 1078쪽)
1. 각 의사소견서(의사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작성), 사망진단서(의사 공소외 8 작성), 수사보고(의사 공소외 7의 학대영상 시청 후 구두상 소견), 아동학대의심 변사사건 특별자문위원회 회의록 및 의견서
1.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의뢰회보
1. 112신고사건 처리표, 변사자조사결과보고(변사자, 현장 사진 첨부)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 제2조 제4호 (가)목 , (나)목 , 형법 제260조 제1항 , 제273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의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흔든 것은 학대에 해당하나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으로서도 유모차를 흔드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고 위아래로 흔들다가 피해자를 떨어뜨린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고 피고인도 그 행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는 있었으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달래 잠을 재우기 위해서 그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일 뿐이므로,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학대의 고의도 없었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학대행위 및 학대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는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 아동학대치사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 법에 의하면, ‘아동학대범죄’란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 형법상 폭행죄, 학대죄 등에 해당하는 죄를 말하며, ‘아동학대’란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 에 의해 ‘성인이 아동의 건강을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먼저 위 규정 및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거나 정신적으로 차별대우를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상 학대죄의 개념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할 때, 피고인의 행위가 위 규정 적용의 전제가 되는 학대행위에 포섭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나) 한편 학대죄에 있어서의 범의는 반드시 계획적인 학대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학대가 되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또한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되는 것이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흔들어 피해자에게 충격을 가하고 피해자를 두 팔로 안고 위아래로 강하게 흔들다가 피해자를 떨어뜨린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는 위 법리에 따른 학대행위로 평가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피고인에게 학대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학대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재우려는 생각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으며 평소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거나 이 사건 외에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피고인이 한 행위의 태양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약 1분 동안 약 23회에 걸쳐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앞뒤로 강하게 흔들었다. 이 사건 유모차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바라보면서 탑승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피고인이 유모차를 앞뒤로 강하게 흔들 경우 피해자로서는 몸이 들썩이면서 유모차의 등받이 부분과 충돌하여 머리, 목, 등 부분에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드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팔을 앞으로 강하게 내뻗으며 유모차를 흔드는 모습과 그로 인하여 유모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의 몸과 머리가 심하게 들썩거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의 연령(생후 약 8개월),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방식, 피해자가 받았을 충격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신체에 반복적으로 손상을 줄 수 있음이 명백하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의 겨드랑이를 양손으로 잡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그에 맞추어 피해자를 피고인의 무릎 사이에서 머리 뒷부분에 이르기까지 위아래로 크게 흔들었다. 당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아서 가볍게 흔들고 보행기를 태워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울음을 그치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피고인이 앉았다 일어나면서 이에 맞추어 피해자를 흔들었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상당히 큰 회전반경과 비교적 빠른 속도로 피해자를 흔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4~5회 피고인의 무릎에서 머리 높이 정도까지 흔들다가 머리 뒤로 넘기는 일련의 동작을 3~4회 정도 했다는 것으로, 결국 피해자가 심하게 흔들린 횟수가 상당히 많고, 현장검증 시 도구인 인형이 실제 피해자보다 가벼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동작의 크기 등에 비추어 실제로도 상당한 가속도가 붙었을 것이어서 이로 인해 충격이 더해졌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
④ 피고인은 비행기 놀이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른바 비행기 놀이는 아이를 양손으로 잡고 머리 앞쪽에서 위아래로 가볍게 흔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일반인의 상식이라 할 것인데,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를 흔들어 머리 뒷부분까지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거꾸로 서는 형태가 되거나 단순히 겨드랑이만을 붙잡고 있던 피고인이 피해자를 놓칠 위험이 있는 등 행위의 태양 등에 비추어 매우 비상식적이어서, 통상적인 비행기 놀이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것이다.
⑤ 또한 비행기 ‘놀이’라고 하려면 이로 인해 피해자가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 것인데,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몇 번씩 머리 뒤로 피해자를 넘겼는데도 피해자가 계속하여 심하게 울었다는 것이고, 피해자가 말로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생후 8개월에 불과한 유아인 점 및 위와 같은 피해자의 반응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오히려 피해자가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이전 경험 등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를 잡고 흔들었을 때 피해자의 안구가 빨갛게 충혈되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어 피해자를 흔드는 행위 자체의 위험성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피해자의 친모인 공소외 3으로부터 피해자를 흔드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수차 요청받기도 하였는바, 그 당시의 피고인의 행위는 아이를 머리 뒤로 넘기지 않는 등 이 사건에 비해 그 강도가 낮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좀 더 약한 정도로 아이를 흔드는 것도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과 같이 행동함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타 정황에 관하여]
① 위와 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매트, 소파 등 피해자가 추락할 경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어떠한 안전장치 없이 거실 한복판에서 피해자를 흔들었고, 머리 뒷부분에서 피해자를 놓쳐 피해자가 거실 바닥에 전도되게 하였다.
② 비행기 놀이는 울지 않는 아이를 상대로 놀아줄 때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통상 우는 아이를 잠재우려면 가볍게 흔들거나 안아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바, 피고인 또한 이전에 공소외 1에게서 같은 취지의 조언을 듣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 피해자를 달래서 잠을 재우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지극히 부자연스럽고 비상식적이다.
③ 피고인이 범행 당시 이중생활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압박감 및 울고 보채는 피해자에 대한 짜증스러운 감정에 시달리고 있었음은 피고인도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육자로서 피해자를 해하려는 마음까지는 먹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짜증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나. 학대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및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 인정 여부
(1) 먼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그로부터 약 1시간 후 피해자를 위아래로 크게 흔들다가 피고인의 머리 뒤쪽까지 올린 상태에서 피해자를 놓쳐 떨어뜨린 행위는 비록 행위 방법이 두 가지로 나뉘기는 하나, 그 시간적 간격이 크지 않고, 피해자가 보채려고 하거나 울면서 심하게 보채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점, 위 두 가지 행위 사이에 피고인이 특별히 다른 일을 하거나 피해자 곁을 떠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모두 피고인의 단일한 학대 범의하에 이루어진 일련의 학대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2)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들던 중 피고인의 머리 뒷부분의 높이에서 피해자를 놓쳐 바닥에 떨어뜨렸고, 피해자는 잠깐 울다가 곧바로 경련을 일으켰으며 약 1시간 후 △△대학교 병원 응급실에서 경막하출혈, 뇌부종, 양안 다발성 망막출혈 등으로 수술 및 치료를 받던 중 약 4주 후 뇌간마비로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① 피해자의 진료를 담당하였던 의사들이 피해자의 머리 부분 충격과 사망 사이에 의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과 공소외 3 등 관계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유모차를 흔들고, 피해자를 잡아 피고인의 무릎에서 머리 뒷부분까지 위아래로 흔들다가 떨어뜨린 피고인의 행위 외에 피해자의 사망을 유발할 다른 요인이 개입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③ 피해자가 떨어진 높이는 피고인의 키에 해당하는 약 169cm에 가깝고, 피고인의 동작에 의해 가속도가 붙었을 것임을 감안하면 추락 시의 속도와 충격은 상당히 크다고 볼 것인 점, ④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는, 이 사건 아동학대치사죄의 기본적 고의 범죄인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드는 행위의 전형적 위험이라고 볼 수 있는 추락이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일련의 학대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피고인으로서도 위와 같은 위험한 행위 도중 피해자를 떨어뜨릴 경우 피해자가 머리 부분 손상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심하게 흔들어 피해자의 몸과 머리에 충격을 가하였는바, 공소외 7의 응급의학과 의사소견서(증거기록 1권 주2) 362쪽), 공소외 5의 의사소견서(증거기록 1권 주3) 366쪽), 수사보고(의사 공소외 7의 학대영상 시청 후 구두상 주4) 소견), 아동학대의심 변사사건 특별자문위원회 주5) 회의록 및 의견서, 공소외 6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이 법정에서의 공소외 5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유모차를 강하게 흔드는 것만으로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하여 경막하출혈, 뇌부종 및 망막출혈이 발생하였을 의학적 가능성이 있어, 결국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의학적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유모차를 흔든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바,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국내 의학계에서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아동이 사망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고, 아이를 흔들면 통상 아이의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사회 일반의 인식이 존재할 뿐, 아이를 흔드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는지에 관하여 적어도 현재까지는 국내 의학계에서 통일된 이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의학적 연관성만으로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단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의 위 주장은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들다가 놓친 행위가 학대행위가 아니라는 전제하의 주장으로서, 위 행위가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더불어 일련의 학대행위를 구성하는 이상 유모차를 흔든 행위만을 따로 떼어 사망에의 인과관계나 예견가능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은 발생 초기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아래로 흔든 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망막출혈이 발견되자, 유모차를 흔든 행위를 두고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을 의심하였던 것으로, 후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들고 머리 뒤로 넘긴 상태에서 떨어뜨려 피해자에게 뇌손상이 발생되었음이 인정되었을 뿐 아니라, 피해자를 위아래로 심하게 흔드는 것으로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만큼,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흔들린 아이 증후군의 연관성 여부나 연관성의 정도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 ~ 5년
[권고형의 범위]
아동학대범죄처벌법상 아동학대중상해·치사 〉 제2유형(아동학대치사) 〉 감경영역(2년 6개월 ~ 5년)
[특별양형인자]
미필적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6개월
○ 의사표현과 행동이 자유롭지 않은 생후 8개월에 불과한 아동에게 울음은 유일한 표현수단이다. 피해자의 친모인 공소외 3과 그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피고인이 모두 인정하였듯이 피해자는 특히나 울음이 많은 편이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양육할 의무가 있음을 망각하고 피해자가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짜증이 나 피해자를 심하게 흔들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바닥에 떨어뜨려 결국 이 사건에 이르렀다. 피해자는 약 4주간의 수술 및 치료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망하였다. 이와 같은 범행의 경위, 방법, 피해자의 나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 피고인이 피해자를 학대하고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 중에는 피고인의 이중생활로 인한 압박감, 과도한 부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겪었을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했으며, 그러한 부담감이 피고인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피고인의 상황은 무고한 어린 생명인 피해자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무책임성을 부각시키는 요인에 해당한다.
○ 또한 피고인이 처한 환경이 사회적 안전망의 미비로 인한 것이라거나, 사회가 피고인 개인에게만 피해자 양육의 부담을 부당히 전가함에 따라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이는 피고인이 자초한 상황이므로, 피고인의 범행 동기나 경위에 특별히 참작할 사정도 없다.
○ 피고인은 피해자를 흔들다 떨어뜨린 후 20~30분이 지나서야 119 신고를 하였고, 그 신고내용도 허위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와 같은 지연 및 허위신고로 인해 피해자의 구호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피고인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였을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은 심각한 신체손상을 입은 친아들(혼외자)인 피해자의 안위 외에도 자신의 범행이 탄로날 것을 염려하는 등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 피해자의 친모는 예기치 못한 이 사건 결과로 인해 자식을 잃은 고통을 감내해야 할 처지에 놓였는바, 피고인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용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이상의 점을 볼 때 피고인에게는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요구되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 다만 ① 피고인이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② 피고인이 스스로 인정하듯이 몇 번 정도 피해자를 다소 강하게 흔든 것 외에는 평소에도 피해자를 학대하였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 ③ 이 사건 범행의 위험성이 상당히 크긴 하나, 도구에 의한 체벌이나 반복적인 괴롭힘 등 전형적인 학대행위보다는 그 정도가 다소 약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범행을 저지름에 있어 피고인에게 학대의 목적이나 계획적 학대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은 피해자의 친모인 공소외 3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피해자를 양육해 왔는바, 피해자의 사망으로 인해 피고인이 받았을 심리적 고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은 구속된 이후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방법, 범행 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였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주1) 증거목록 순번 113, CD 16번
주2) ‘흔드는 행위가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갖는다 규정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반복적으로, 얼마나 강하게 외력이 행사되었는가에 따라 뇌출혈 소견이 더 심해지면 경과가 안 좋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기재
주3) ‘유모차를 강하게 흔드는 것만으로도 흔드는 영아증후군을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뇌경막하출혈과 뇌부종도 흔드는 영아증후군의 증상으로 발현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이라고 기재
주4) ‘영상 속에서 유모차를 세게 흔드는 행위만으로도 아이 머리가 들썩거리는 것이 보이며, 영상 속의 일회성의 행위만으로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8개월 된 영아는 위와 같이 유모차에서 세게 흔들었을 때 머리를 지지할 힘이 없어서 저항을 버틸 수가 없다’고 기재
주5) 피해자와 같은 아이들은 경막하수종이 흔히 있어 약간의 충격으로도 뇌출혈이 생겨서 사망할 수 있으므로 뇌손상 소견만으로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이 사건과 같이 망막출혈이 함께 발견된 경우에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는 취지 등의 기재(증거기록 1권 5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