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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 1997. 8. 21. 선고 96구7510 판결 : 확정

[법인세부과처분취소 ][하집1997-2, 503]

판시사항

[1]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의 의미

[2] 형식상 과점주주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실제 아무런 출자를 하지 않고 주주로서의 권한행사도 한 적이 없는 자에게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라 함은 법인의 경영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여 법인을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 즉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 또는 '당해 법인의 발행주식총액의 100분의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2] 상법상의 주식회사 설립요건인 발기인의 수를 충족하는 데 필요하여 실제 출자자가 아닌 자에게 주주 및 이사 명의를 빌려 줄 것을 부탁하여 그로부터 인감증명서와 도장을 빌려 사실상의 1인 회사인 소외 회사를 설립하고 법인등기부에 그를 이사로 등재한 다음, 그로부터 교부받은 인감도장과 주주확인용 인감증명서를 이용하여 그가 마치 위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여 출자한 것처럼 주주출자확인서를 작성하여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였으나, 그는 아무런 출자도 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위 회사의 임원으로서 회사의 운영에 관여한 바도 없고, 배당을 받은 적도 전혀 없었으며, 위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한 적도 없다면, 그가 형식상 과점주주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그가 위 회사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 또는 회사의 발행주식총액의 100분의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로서 위 회사가 체납한 국세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자로 볼 수는 없다고 한 사례.

원고

박원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피고

동대구세무서장

주문

피고가 1994. 12. 5. 원고를 소외 주식회사 서광전기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원고에게 같은 회사의 법인세 등 체납세액 465,534,190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이 사건 과세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3, 갑 제2호증, 갑 제13호증의 1 내지 5,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소외 주식회사 서광전기(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1992. 7. 2. 자본금을 금 50,000,000원, 발행주식의 총수를 5,000주, 1주의 금액을 금 10,000원으로 하고 본점의 소재지를 대구 동구 신천동 371로 하여 설립된 회사인데, 1994. 12. 31. 현재 그 주주명부에 원고의 동서이자 소외 회사 대표이사인 소외 김병직이 2,000주, 동인의 처인 소외 오금자가 1,200주, 원고가 750주, 원고의 처이자 오금자의 언니인 소외 오금희가 250주, 소외 회사의 직원들인 소외 심병태, 김상수, 김우동이 각 250주, 소외 김종달이 50주를 각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등재되어 있었고, 소외 회사의 법인등기부에 원고가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나. 소외 회사가 1994. 11. 30. 부도나자 피고는 국세징수법 제14조 의 규정에 따라 납기전 징수결정을 하여 1994. 12. 1.을 납부기한으로 하는 법인세 3건, 부가가치세 5건, 갑근세 2건의 국세를 고지하고, 법인 소유의 재산이 없으므로 피고는 소외 회사의 납세의무성립일 현재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상 친족 기타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인 원고와 위 김병직, 오금자, 오금희가 소외 회사의 총발행주식 5,000주 중 4,200주(84%)를 소유하고 있어 그들의 소유주식금액이 소외 회사 발행주식총액의 100분의 51 이상에 달하고, 소외 회사의 법인설립신고서에 원고 명의의 주주출자확인서와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 있으며, 소외 회사의 법인등기부에 원고가 이사로 등재되어 있고, 근로소득세원천징수영수증에 원고가 1993. 10.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사이에 소외 회사로부터 급여 1,980,000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확인되자, 국세기본법 제39조 제1항 제2호 (라)목 , 제2항 같은법시행령 제20조의2 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를 소외 회사의 위 국세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자로 보고, 1994. 12. 5. 원고에 대하여 소외 회사의 위 체납세액 465,534,190원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통지를 함과 동시에 위 세액의 납부통지(이하 '이 사건 과세처분'이라고 한다)를 하였다.

2. 이 사건 과세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에 원고가 주주의 한사람으로 등재되어 있으나 소외 회사는 김병직이 전액 출자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그 1인에 의하여 경영되어 온 회사이고, 회사설립에 있어서 원고의 명의가 필요하다는 위 김병직의 요청에 따라 위 김병직이 소외 회사를 설립함에 있어 원고의 명의를 사용하도록 승낙하였을 뿐, 원고는 소외 회사의 주주로서 주금을 납입한 적도 없고 이익배당을 받은 적도 없는 형식적인 주주에 불과하며, 소외 회사의 경영에 참여한 적도 없으므로, 원고가 소외 회사의 과점주주로서 소외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는 직위에 있는 임원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국세기본법 제39조 제1항 은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 등에 충당하여도 부족한 경우에는 국세의 납세의무의 성립일 현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그 부족액에 대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규정하면서 제2호 (라)목에서 과점주주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임원을 들고 있고, 제2항 제1항 제2호 에서 "과점주주"라 함은 주주 또는 그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친족 기타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서 그들의 소유주식의 합계가 당해 법인의 발행주식총액의 100분의 51 이상인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법시행령 제20조 제4호 는 '처의 2촌 이내의 부계혈족 및 그 배우자'를 법 제39조 제2항 에서 말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친족 기타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하나로 들고 있고, 제20조의2 법 제39조 제1항 제2호 (라)목 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임원"이라 함은 법인의 회장·부회장·사장·부사장·이사 등 실질적으로 법인의 경영에 참여하는 직위에 있는 자와 감사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 법령의 규정을 종합하면,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라 함은 법인의 경영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여 법인을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 즉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 또는 "당해 법인의 발행주식총액의 100분의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헌법재판소 1997. 6. 26. 선고 93헌바49, 94헌바38, 41, 95헌바64(병합) 결정 참조}, 단지 형식상으로 주주명부에 등재되거나 신고되었다는 사유만으로 곧 과점주주라 하여 납세의무를 부담시킬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 다음의 사실은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2, 3, 갑 제6호증, 갑 제7, 8, 9, 10호증의 각 1, 2, 갑 제14호증의 1 내지 15, 갑 제15호증의 1, 2, 갑 제16호증의 1 내지 5, 갑 제17호증의 1 내지 5, 8, 갑 제20호증, 갑 제21호증의 1, 2, 3, 갑 제24호증의 1 내지 8, 을 제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2, 3,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백손숙, 김상수, 박세철, 김병직의 각 증언 및 국민은행 동대구지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을 제2, 3, 8호증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김병직은 1982. 6. 20. 서광전기라는 상호로 전기제품 등의 판매업을 개업하여 소외 주식회사 서통으로부터 건전지, 부탄가스 등을 공급받아 판매하여 오면서, 주식회사 서통과 사이에 같은 회사가 세금계산서를 발부하지 아니하고 다른 곳에 판매한 매출액에 대하여 김병직 앞으로 세금계산서를 발부하기로 약정하고, 이에 따라 주식회사 서통으로부터 공급받지 아니한 매입액에 대하여도 세금계산서를 교부받게 되자 이에 매출액을 맞추기 위하여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자신의 거래처에 발부하게 됨으로써 가공의 매출액이 너무 많아지자 이를 분산하기 위하여 새로운 사업체를 개업하기로 하여 1989. 11. 1. 원고의 이름을 빌려 일흥전기라는 상호의 사업체를 개업하여 실질적으로 김병직이 이를 경영하였고, 일흥전기의 사업자 명의가 원고로 되어 있는 관계로 주식회사 서통에 대한 김병직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김병직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함에 있어서도 채무자 명의를 원고로 하였으며, 그 후 김병직이 소외 회사를 설립함에 있어서 1992. 6. 30.자로 종전의 사업체인 서광전기와 원고 명의의 일흥전기를 모두 폐업하였다.

(2) 김병직은 소외 회사를 설립함에 있어서 상법상의 주식회사 설립요건인 발기인의 수를 충족하는 데 필요하여 원고에게 주주 및 이사 명의를 빌려 줄 것을 부탁하여 원고로부터 인감증명서와 도장을 빌리고, 역시 오금자, 오금희, 심병태, 김상수, 김우동으로부터도 명의를 빌려 소외 회사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여 사실상의 1인 회사인 소외 회사를 설립하고 법인등기부에 원고를 이사로 등재한 다음,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인감도장과 주주확인용 인감증명서를 이용하여 원고가 마치 소외 회사의 주식 750주를 인수하여 7,500,000원을 출자한 것처럼 주주출자확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는데, 실제로는 그 설립자본금 50,000,000원 전액을 주식회사 서통으로부터 일시 차용하여 주금으로 납입하고 소외 회사를 설립한 직후에 납입하였던 주금을 인출하여 주식회사 서통에게 반환하였다.

(3) 위와 같이 원고는 김병직의 소외 회사 설립에 편의를 제공할 의도로 김병직이 소외 회사를 설립함에 있어 원고의 명의를 사용하는 것을 승낙하였을 뿐, 아무런 출자도 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소외 회사의 임원으로서 소외 회사의 운영에 관여한 바도 없고, 배당을 받은 적도 전혀 없었으며, 소외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한 적도 없고, 김병직이 1993. 10. 1.부터 1993. 12. 31.까지 사이에 급여 1,98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한 것처럼 근로소득세원천징수영수증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으나 실제로는 원고가 그러한 급여를 지급받지 아니하였다.

라.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국세의 납세의무성립일 현재 원고가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되어 있고 형식상 과점주주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원고를 소외 회사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 또는 소외 회사의 발행주식총액의 100분의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마.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를 국세기본법 제39조 제1항 제2호 (라)목 , 제2항 같은법시행령 제20조의2 소정의 과점주주인 임원으로 보아 소외 회사가 체납한 이 사건 국세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원고에 대하여 그 체납세액을 부과·고지한 이 사건 과세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동효(재판장) 정길용 이기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