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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0도14640 판결

[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구 축산물 위생관리법령상 도축업 영업자가 도축한 닭을 포장지에 담아 봉인하고 제조일자와 유통기한 표시를 마치는 등 포장을 완료하여 판매 가능한 상태에 이른 닭 식육의 냉장제품을 보관하던 중 이를 다시 냉동하여 냉동육의 유통기한 등을 표시하여 유통시키는 것이 금지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이는 2015. 1. 6. 총리령 제1123호로 개정된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제2호 (나)목 6)에서 닭 등 가금류의 처리방법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였더라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 이영삼 외 2인

원심판결

청주지법 2020. 10. 15. 선고 2019노73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허위표시로 인한 「축산물 위생관리법」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허위표시로 인한 「축산물 위생관리법」위반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1) 피고인 1은 2014. 9. 5. 피고인 주식회사 체리부로(이하 ‘피고인 체리부로’라고 한다)에서 2014. 9. 3.과 2014. 9. 4.에 생산되어 포장 완료된 닭고기 냉장육 15,120마리를 매수인인 주식회사 (거래처 1 생략)이 지정하는 냉동 창고로 배송하여 냉동시켜 냉동육으로 전환하면서, 피고인 체리부로 직원들로 하여금 그 포장지에 기재된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10일’ 표시 위에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24개월’로 기재된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하여 제품명과 유통기한을 허위표시한 것을 비롯하여 2014. 1. 27.경부터 2015. 5. 21.경까지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고인 체리부로에서 생산한 닭고기 냉장육 약 131,290마리의 제품명과 유통기한을 허위표시하고, 2) 피고인 체리부로는 그 종업원인 피고인 1이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 판단

1) 원심은,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1 내지 63(거래처 1 생략), 순번 2 내지 7, 11 내지 15(거래처 2 생략), 10(거래처 3 생략), 18 내지 23(거래처 4 생략), 24, 26(거래처 5 생략), 27 내지 29, 38, 46(거래처 6 생략), 47 내지 60(거래처 7 생략), 64(거래처 8 생략) 부분(이하 ‘이 사건 쟁점 냉동육 출고 거래처’라고 한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도축한 닭을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10일’로 표시된 비닐포장지에 담아 냉장 상태로 보관하다가 위 (거래처 1 생략)으로부터 냉동육 주문을 받자 비닐포장지 위에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24개월’로 표시된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하여 냉동육으로 출고한 사실, 그 외 피고인들이 위 각 거래처로부터 냉동육을 주문받고 냉장육으로 도축된 이 사건 식육을 냉동제품으로 출고하여 유통한 사실을 인정하고서, ① 닭 도축업자로서 피고인 체리부로가 도축하여 냉장 상태로 보관 중인 이 사건 식육을 냉동으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도축업자가 도축 후 냉각, 냉장, 냉동의 과정을 순차로 거쳐 48시간 이내에 냉동제품을 생산하였다고 하여 식품의 위생에 해를 끼쳤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피고인들이 도축한 닭을 유통기한이 10일로 표시된 비닐포장지에 담아 보관하였다고 하여 냉장제품으로 생산 완료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는 점, ④ 이 사건 식육은 냉동육으로 최종 생산되어 냉동육에 관한 제품명, 유통기한 등이 기재된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으므로 실제 냉동육의 실질과 다르게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냉장육을 냉동육으로 전환하여 제품명과 유통기한을 허위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원심은,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중 나머지 부분의 경우 피고인들이 냉장육으로 보관한 닭 식육을 냉동육으로 출고하였는지가 불분명하여 공소사실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위 나머지 부분의 공소사실 또한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1 내지 63(거래처 1 생략) 부분

가)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 체리부로가 2014. 9. 3.과 2014. 9. 4. 도축한 닭을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10일’로 표시된 비닐포장지에 담아 봉인하고 비닐포장지 표면에 제조일자를 날인하여 포장을 완료한 후 냉장 상태로 보관한 사실, ② 냉장 상태의 닭은 통상 도축일로부터 1~2일이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10일이 지나면 폐기물로 처리하게 되는데, 피고인 1은 추석 연휴를 앞둔 2014. 9. 5. 재고 물량을 조속히 소진하기 위해 1~2일 전 도축해 냉장 상태로 보관 중이던 닭 식육을 50%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처 1 생략)에 판매하기로 한 사실, ③ 그런데 당시 (거래처 1 생략) 측에서 냉동육으로 공급할 것을 요청하자, 피고인 1이 직원들로 하여금 위 비닐포장지의 제품명, 유통기한이 표시된 부분 위에 ‘제품명 닭고기(신선육)’, ‘유통기한 제조일로부터 24개월’이 표시된 스티커를 덧붙이게 한 후 위 닭 식육을 (거래처 1 생략)이 지정한 냉동창고로 배송한 사실, ④ ‘신선육’의 사전적 의미는 ‘냉동, 해동, 조리 등의 처리를 하지 않은 신선한 식육’이고, 피고인 체리부로의 대표이사와 직원들은 물론 피고인 1도 수사기관에서 ‘신선육’은 ‘얼리지 않은 고기’ 혹은 ‘냉장육’을 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1) 구 「축산물 위생관리법」(2016. 2. 3. 법률 제140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32조 제1항 제2호 , 제2항 , 법 시행규칙(2015. 12. 31. 총리령 제12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2조 제1항 제4호 , 제6호 는 포장 등에 축산물의 명칭·제조방법, 품질·영양표시, 그 밖에 해당 제품의 사실과 다른 내용의 표시·광고와 제조연월일, 유통기한 등을 표시함에 있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의 표시·광고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법 제45조 제3항 은 이를 위반하여 허위표시를 한 자를 처벌한다.

(2) 법 제10조의2 , 법 시행령 제12조의7 , 법 시행규칙 제7조의11 , [별표 2의3] 및 법 제6조 ,「축산물의 표시기준」(2015. 9. 21.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내지 제5조, 제9조, [별표 1]은 도축업 영업자가 도축한 닭의 식육을 포장한 다음, 포장에 지워지지 않는 잉크 등을 사용하여 작업장의 명칭 및 소재지, 생산연월일, 유통기한, 보존방법, 내용량 등을 표시하도록 하여 축산물의 위생적인 관리와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제공 및 공정한 거래의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3) 구 식품위생법(2015. 2. 3. 법률 제13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호 는 ‘식품이란 모든 음식물(의약으로 섭취하는 것은 제외한다)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위 식품에는 가공 및 조리된 식품뿐 아니라 ‘자연식품’도 포함되므로(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237 판결 등 참조), 도축된 닭 식육 역시 ‘식품’에 포함된다. 구 식품위생법 제7조 제1항 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 등에 관한 제조·가공 등 방법에 관한 기준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에 따라 마련된 「식품의 기준 및 규격」(2015. 6. 11.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5-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식품공전’이라 한다)의 제1. 총칙, 3. 식품원재료 분류 항 및 제5. 식품별 기준 및 규격, 11. 식육 또는 알가공품 항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닭 식육’의 제조·가공 등 방법에 관해서도 식품공전이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식품공전은 제2. 식품일반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6. 보존 및 유통기준 항에서 ‘냉동제품을 해동시켜 실온 또는 냉장제품으로 유통시켜서는 아니 되며, 실온 또는 냉장제품을 냉동시켜 냉동제품으로 유통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닭 식육의 냉장제품을 냉동시켜 냉동제품으로 유통시키는 것은 금지된다.

(4) 법 제4조 제2항 ,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2015. 8. 25.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붙임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은 가금육의 냉장제품은 -2~5℃, 냉동제품은 -18℃ 이하에서 보존·유통하도록 정하고, 유통기간의 산출은 포장완료 시점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제1 축산물에 대한 공통기준 및 규격, 8. 보존 및 유통기준 항, (사)목, (더)목].

(5) 한편 법 제31조 제2항 , 법 시행규칙 제51조 제1항 , [별표 12] 제4호 (바)목은 축산물가공업 또는 식육포장처리업 영업자는 ‘전환 품목명, 중량, 보관방법, 유통기한, 냉동으로 전환하는 시설의 소재지 및 냉동 전환을 실시하는 날짜’를 사전에 관할 시·도지사 등에게 보고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기준을 준수하여야 냉장제품을 냉동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6) 위와 같은 규정 등을 종합해 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축업 영업자가 도축한 닭을 포장지에 담아 봉인하고 제조일자와 유통기한 표시를 마치는 등 포장을 완료하여 판매 가능한 상태에 이른 닭 식육의 냉장제품을 보관하던 중 이를 다시 냉동하여 냉동육의 유통기한 등을 표시하여 유통시키는 것은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015. 1. 6. 총리령 제1123호로 개정된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 , [별표 1] 제2호 (나)목에서 닭 등 가금류의 처리방법에 ‘계절적인 이유 등 일시적인 도축 물량 증가로 도축장의 시설만으로 도축한 물량을 제때 냉동할 수 없는 경우 해당 도축장을 관리하는 검사관의 사전 승인을 받고 사후 보고를 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여 도축장 인근에 있는 외부 냉동시설을 이용하여 냉동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였으나, 이는 도축업 영업자의 관리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절차에 불과하다 .

다) 앞서 본 인정 사실과 위 법리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① 피고인 체리부로가 2014. 9. 5. (거래처 1 생략)에 판매한 닭고기는 2014. 9. 3.과 2014. 9. 4. 이미 제조일자 날인과 포장까지 마쳐진 것으로, 냉장육으로서 생산이 완료된 점(피고인 체리부로의 육계도계팀장 김기영도 수사기관에서 ‘2014. 9. 3.과 2014. 9. 4. 생산된 신선육은 포장이 완료된 상태로 냉장실로 입고되어 그 상태로 바로 판매가 이루어진다.’고 진술하였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닭 도축업 영업자가 포장을 완료하여 판매 가능한 상태에 이른 닭 식육의 냉장제품을 보관하던 중 이를 다시 냉동하여 냉동제품으로 유통시키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바, 피고인 1이 위와 같이 제조일자 날인과 포장 등 생산이 완료된 냉장육을 거래처의 냉동창고로 배송하여 냉동시킨 것을 정상적인 냉동육 생산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없는 점, ③ 따라서 위와 같이 냉장육으로 생산 완료된 위 닭고기의 상태와 비닐포장지에 덧붙여진 스티커의 표시를 비교하여 보면, ‘신선육’이라는 제품명 표시는 ‘냉장육’인 위 닭 식육의 사실과 일치하여 허위표시로 볼 수 없으나, 냉동육을 전제한 ‘24개월’의 유통기한 표시는 ‘냉장육’인 위 닭 식육의 사실과 달라 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거래처 1 생략)을 제외한 나머지 ‘이 사건 쟁점 냉동육 출고 거래처’ 부분

(거래처 1 생략)을 제외한 나머지 ‘이 사건 쟁점 냉동육 출고 거래처’ 부분의 경우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기록만으로는 피고인 1이 냉장 상태인 닭고기의 비닐포장지에 위와 같은 스티커를 덧붙인 후 냉동 상태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냉장 상태의 닭고기를 냉동 상태로 만든 후에 위 스티커를 덧붙인 것인지 등을 알 수 없어 스티커에 인쇄된 제품명, 유통기한의 표시와 제품의 사실과의 일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이 위 닭 식육을 냉동육으로 만든 시점과 경위, 위와 같은 스티커를 덧붙인 시점과 경위, 그에 이르게 된 동기와 전후 과정 등을 더 심리하여 유통기한, 제품명의 허위표시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3)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이 사건 쟁점 냉동육 출고 거래처’ 부분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이 금지하는 허위표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인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이 사건 쟁점 냉동육 출고 거래처’ 부분인 원심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7, 10 내지 15, 18 내지 24, 26 내지 29, 38, 46 내지 64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위 범죄일람표의 나머지 부분은 위 파기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원심판결 중 허위표시로 인한 법 위반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2. 나머지 상고 부분

검사는 원심판결 중 냉장육의 냉동전환 절차 위반 및 냉동전환 축산물의 표시기준 위반으로 인한 각 법 위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원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에 대한 불복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허위표시로 인한 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