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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2. 4. 13. 선고 81도2720 판결

[업무상과실치상ㆍ도로교통법위반][공1982.6.15.(682),512]

판시사항

고속도로상에서의 중앙선 침범과 신뢰의 원칙

판결요지

고속도로상에서 자동차는 원칙으로 우측차선으로 통행하여야 하므로 자동차운전자는 반대방향에서 운행하여 오는 차량이 앞지르기를 하거나 도로의 상황 기타 사정으로 부득이 중앙선을 침범하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믿고 운전하면 족한 것이므로 상대방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진입할 것까지를 예견하고 감속하는 등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없다.

참조조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윤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과 제 1 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판시 이 사건 사고발생지점은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소재 동해고속도로상이고 그곳은 피고인이 진행하던 차선쪽의 중앙선은 황색선으로서 추월금지선이고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선쪽의 중앙선은 백색으로서 추월선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도로사정 아래에서는 피고인이 진행하던 반대방향에서 진행하여 오는 차량들이 위 백색추월선을 넘어 피고인의 진로 앞으로 진행하여 오는 경우를 예견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제한속도내에서 감속서행하여야 함은 물론 전방좌우를 잘 살펴서 운행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고 제한속도를 넘어 시속약 80키로미터로 운행한 과실로 마침 반대방향에서 피해자 가 운전하던 트럭이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진행하여 오는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핸들을 좌측으로 꺾어 피고인이 운전하던 차량 좌측면을 들이 받아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을 이유로 하여 피고인을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으로 처단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는 고속도로에서 앞지르기를 하거나 도로의 상황 기타 사정으로 부득이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진행방향의 우측차선으로 통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는 반대방향에서 운행하여 오는 차량이 앞지르기를 하거나 도로의 상황 기타 사정으로 부득이 중앙선을 침범하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차량이 도로의 중앙선을 침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운전하면 족한 것이므로 원판시와 같은 도로상황하에서 (기록에 의하면 그 당시에는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할 사정이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운전하던 차량과 같이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중앙선을 침범하여 자기가 운전하는 차량 전방에 진입할 것까지를 예견하고 감속하는 등 충돌을 사전에 방지할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주의의무는 없다 할 것이다.

또 원판시 사고발생경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충돌사고는 피해차량이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도로의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대 그 직접적인 원인이 있었음을 알 수 있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상대방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을 발견한 때의 그 차량과의 거리는 15미터에 불과하였다는 것이므로 그 제동거리 도로의 상황 및 상대방 차량의 속력과 그 제동거리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제한속도인 시속 70키로 미터의 속력으로 운행하였다 하더라도 그 충돌사고를 피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점에 의심이 가는바 이러한 경우 위와 같은 제반사항을 밝혀보고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넘어 과속으로 운행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는지의 여부를 심리판단하지 아니하고서는 이 사건에 있어서 제한속도보다 과속으로 운행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원심이 위와 같은 점들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사고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제 1 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결과에 있어서 업무상의 주의의무에 대한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균(재판장) 김중서 윤일영 김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