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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1다78958 판결

[대여금등][미간행]

판시사항

[1] 확정채무의 연대보증인이 자신의 동의 없이 피보증채무 이행기가 연장된 경우에도 보증채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처분문서의 해석 방법

[2] 주채무자 갑의 을 은행에 대한 대출에 관하여 병이 연대보증하였는데, 그 후 병의 동의 없이 채무 상환기일이 연장된 사안에서, 가계대출금의 연대보증인이 주채무 상환기일 연장 시에도 계속하여 책임을 부담토록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등 사정만으로, 여신거래 약정서 문언과는 달리, 병의 연대보증책임이 소멸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 이유불비 또는 처분문서의 해석 및 확정채무에 관한 연대보증인의 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도민저축은행(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도민상호저축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홍렬)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대영)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주채무자 배영철이 원고로부터 3천만 원을 대출받음에 있어 피고가 이에 대해 연대보증한 사실, 상호저축은행의 여신거래에 관한 약관인 이 사건 여신거래약정서 제12조 제6항은 “이 약정에 의한 채무의 상환기일이 보증인의 동의를 받아 연장된 때에는 채무자는 계속하여 여신거래약정서 제1조의 약정에 따르기로 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채무의 상환기일이 연대보증인의 동의를 받아 연장된 경우에 계속하여 당초의 여신거래약정서 제1조의 약정에 따르기로 한다는 내용으로서, 확정채무에 대하여 보증한 연대보증인으로서는 자신의 동의 없이 피보증채무의 이행기가 연장되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그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원고가 특별히 위와 같은 내용의 약관을 두고 있는 점, 이 사건 대출금과 같은 가계용 대출의 연대보증인은 통상 친분관계에 의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주채무 상환기일까지만 위험부담을 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주채무 상환기일 연장 시에도 계속하여 책임을 부담토록 하는 것은 지나친 점 등에 비추어 위 약정서 제12조 제6항은 저축은행이 보증인의 동의 없이 주채무의 상환기일을 연장한다면 보증채무는 당초 약정된 상환기일이 경과함으로써 소멸한다는 내용의 특약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보아, 연대보증인인 피고의 동의 없이 채무의 상환기일이 연장된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의 연대보증채무는 당초 약정된 상환기일이 경과함으로써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채무가 특정되어 있는 확정채무에 대하여 보증한 연대보증인으로서는 피보증채무의 이행기가 연장되면 자신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그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4853 판결 등 참조), 특히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며,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달리 해석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46531 판결 ,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2676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이 보증채무 소멸의 근거로 들고 있는 이 사건 약정서 제12조 제6항은 ‘채무자’의 책임에 대하여 정하고 있을 뿐 ‘보증인’의 책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의 의미를 ‘연대보증인의 동의 없이 피보증채무의 이행기가 연장된 때에는 연대보증인의 보증채무가 소멸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넘어서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대출 당시 그 상환기일의 연장을 위해서는 연대보증인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였다거나 그 밖에 당사자 사이에서 연대보증인의 동의 없이 피보증채무의 이행기가 연장된 경우에는 연대보증인의 보증채무를 소멸시키기로 하였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있는지 살펴보기 전에는 당초의 상환기일이 연장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연대보증인의 책임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위 조항의 문언이 보증인이 아닌 채무자의 책임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문언대로 상환기일이 보증인의 동의를 받아 연장된 때에만 채무자의 계속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뜻이라면 그러한 약정 또한 이례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조항에 관한 당사자의 진정한 약정 취지부터 밝혀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가계대출금의 연대보증인이 주채무 상환기일 연장 시에도 계속하여 책임을 부담토록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처분문서의 문언과는 달리, 연대보증인인 피고의 동의 없이 상환기일이 연장됨으로써 피고의 연대보증책임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유불비 내지 처분문서의 해석 및 확정채무에 관한 연대보증인의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전수안(주심)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