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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3. 22.자 2010마215 결정

[이송결정에대한이의][공2010상,857]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35조 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의 의미

[2] 수형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대한민국이 수형자의 관리주체로서 부담하는 ‘수형자의 민사소송을 위한 장거리 호송에 소요되는 상당한 인적·물적 비용’은 행정적인 부담이지 소송상대방으로서 부담하는 것이 아니어서, 민사소송법 제35조 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하여 이송이 필요한 사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1] 민사소송법 제35조 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라 함은, 주로 피고(상대방) 측의 소송수행상의 부담을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원고 측의 손해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할 것이고, 피고(상대방) 측이 소송을 수행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법 제35조 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 또는 소송의 지연을 가져올 사유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수형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대한민국이 수형자의 관리주체로서 부담하는 ‘수형자의 민사소송을 위한 장거리 호송에 소요되는 상당한 인적·물적 비용’은 행정적인 부담이지 소송상대방으로서 부담하는 것이 아니어서, 민사소송법 제35조 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하여 이송이 필요한 사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재항고인

재항고인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민사소송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5조 는 “법원은 소송에 대하여 관할권이 있는 경우라도 현저한 손해 또는 지연을 피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소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관할법원에 이송할 수 있다. 다만, 전속관할이 정하여진 소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규정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라 함은, 주로 상대방(피고) 측의 소송수행상의 부담을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재항고인(원고) 측의 손해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할 것이고, 상대방 측이 소송을 수행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정만으로는 법 제35조 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 또는 소송의 지연을 가져올 사유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 대법원 2003. 5. 21.자 2003마577 결정 , 대법원 2007. 11. 15.자 2007마502 결정 등 참조).

원심은, 재항고인이 자신이 대전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기간에 교정공무원이 자신의 영치금접수원을 담당교도관 아닌 다른 수형자를 통하여 재항고인에게 전달하게 함으로써 재항고인의 사생활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상대방(대한민국)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09가단43628호 로 손해배상의 소를 제기한 사실, 제1심법원이 2009. 9. 29. 손해나 지연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 제35조 에 의하여 직권으로 위 사건을 재항고인이 수형되어 있는 목포교도소를 관할하는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으로 이송하는 결정을 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사건의 경우 재항고인의 수형장소가 곧 다른 곳으로 변경될 것이라는 소명이 없는 점, 수형자의 민사소송 수행을 위한 장거리 호송에 상당한 인적·물적 비용이 소요되는 점, 위 사건의 특성상 제1심법원이 이를 처리한다고 하여 특별히 증거조사 등이 더 용이하리라 볼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사건을 제1심법원보다는 현재 원고의 수형장소 관할법원인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재판하는 것이 현저한 손해 및 소송의 지연을 피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들고 있는 ‘수형자의 민사소송 수행을 위한 장거리 호송에 소요되는 상당한 인적·물적 비용’은 대한민국이 소송 상대방(피고)으로서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제1심 법원에 적극적으로 소를 제기한 수형자인 재항고인(원고)의 관리주체로서 부담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이러한 행정적 부담까지 법 제35조 의 손해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고,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들고 있는 나머지 사정들만으로는 법 제35조 에서 말하는 현저한 손해 또는 소송의 지연을 가져올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으며, 그밖에 달리 제1심법원에서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으로 본안사건을 이송하여 심리하도록 하는 것이 소송수행상 현저한 손해나 지연을 피할 수 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을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더욱이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이 원심결정 전인 2009. 10. 21. 안동교도소로 수형장소가 변경되었다는 내용의 보정서를 제출한 사실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에서 본안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법 제35조 에 의한 소송이송의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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