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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다237329 판결

[추심금][미간행]

판시사항

[1] 부동산 신탁계약에서 분양대금에 의한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가 확보된 상태에 이른 경우, 위탁자인 시행사가 매수인에게 분양된 부동산에 관한 신탁을 일부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우선수익자는 신탁 일부 해지의 의사표시에 관하여 동의의 의사표시를 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신탁계약상 ‘우선수익자의 서면요청이 있는 경우 수탁자는 매수인으로부터 확약서를 징구한 다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직접 이전할 수 있다’는 취지의 특약을 한 경우, 이를 매수인에게 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직접 취득하게 하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신탁행위로 수익자를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로 정하였는데, 수익자의 채권자가 수익자의 수탁자에 대한 신탁수익권의 내용인 급부청구권을 압류한 경우, 압류의 효력이 수익자가 귀속권리자로서 가지는 신탁원본의 급부청구권에 미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엄종규)

피고, 상고인

케이비부동산신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문일봉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 신탁계약에서 분양대금에 의한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가 확보된 상태에 이르면, 위탁자인 시행사는 매수인에게 분양된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기 위하여 그 부분에 관한 신탁을 일부 해지할 수 있고, 우선수익자는 그 신탁 일부 해지의 의사표시에 관하여 동의의 의사표시를 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81289 판결 참조).

그리고 이와 같이 신탁계약이 해지된 후에는 ‘신탁재산귀속’을 원인으로 하여 위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다음 다시 ‘분양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신탁계약상 ‘우선수익자의 서면요청이 있는 경우 수탁자는 매수인으로부터 확약서를 징구한 다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직접 이전할 수 있다’는 취지의 특약사항의 의미는 수탁자로 하여금 분양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탁자에게 하는 대신 매수인에게 직접 하게 하는 것도 허용하는 취지를 규정하는 것일 뿐이다. 이와 달리 위 특약사항을 매수인에게 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직접 취득하게 하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다19433 판결 참조).

한편 신탁행위로 수익자를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로 정한 경우 수익자의 채권자가 수익자의 수탁자에 대한 신탁수익권의 내용인 급부청구권을 압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압류의 효력은 수익자가 귀속권리자로서 가지는 신탁원본의 급부청구권에 미친다 (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15654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소외인과 피고는 2015. 3. 20.경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하여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신탁등기를 마쳤다.

② 이 사건 신탁계약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은 ‘분양(매매)대금을 완납한 수분양자(매수자)에 대하여 우선수익자의 수분양자(매수자) 앞 소유권이전 서면요청이 있는 경우, 수탁자는 수분양자(매수자)로부터 붙임의 확약서를 징구한 다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수분양자(매수자)에게 직접 이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③ 소외인의 채권자인 원고는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하여 소외인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신탁수익청구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위 압류 및 추심명령은 2016. 7. 11.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④ 소외인은 2016. 10. 18. 이 사건 오피스텔을 매수인들에게 매도하였고, 소외인과 우선수익자는 피고에게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을 근거로 매수인들에 대하여 소유권을 직접 이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⑤ 이에 피고는 2016. 10. 18. 매수인들에게 해당 호실 오피스텔에 대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소외인은 매수인들로부터 수령한 매매대금 중 일부를 우선수익자에 대한 채무변제와 신탁보수 지급에 사용하였다.

3.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신탁계약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은 신탁계약의 종료에 따른 소유권이전의 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하기 위한 합의사항에 불과할 뿐 이를 피고에게 신탁부동산의 처분권을 부여하는 조항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는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신탁계약의 종료에 따른 피고의 소외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소외인의 매수인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단축되어 이행된 것에 불과하고, 그와 달리 피고가 신탁계약에서 정한 바대로 이 사건 오피스텔을 처분하여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은 소외인의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미치므로, 결국 압류 및 추심명령이 피고에게 송달된 후 피고가 매수인들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것은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법적 성질과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 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 조재연(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