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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0. 7. 14. 선고 99구27275 판결 : 항소기각, 상고기각

[고용보험료부과처분취소][하집2000-2,663]

판시사항

[1]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인 근로자의 개념

[2]합명회사인 감정평가법인의 무한책임사원이 그 신분 및 근무형태상의 여러 특수성 등에 비추어 감정평가법인에 대하여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고용보험법은 고용보험의 시행을 통하여 실업을 예방하고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의 개발·향상을 도모하며,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의 안정과 구직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제1조 참조),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 실업예방 및 고용기회의 확대 등을 도모하여 1차적으로는 취업중인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촉진하고, 부득이 실업이 되더라도 2차적으로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재취업을 촉진함으로써 근로자의 실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점, 이에 따라 근로관계에 있는 근로자 및 그 사업주를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으로 하여 원칙적으로 같은 법 소정의 적용제외 사업과 근로자 이외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의 사업주와 근로자를 보험가입자로 하고, 당해 근로자를 피보험자로 규정하고 있는 점 및 실업급여산정의 기준을 근로기준법에 의한 임금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고용보험법 제2조 제4호)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고용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사용자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같은 법에서 아무런 정의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합명회사인 감정평가법인의 무한책임사원이 그 신분 및 근무형태상의 여러 특수성 등에 비추어 감정평가법인에 대하여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원고

합명회사 중앙감정평가법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익)

피고

근로복지공단(경정 전:서울지방노동청장)

주문

1.피고가 1998. 12. 31. 원고에게 1995년분 고용보험료 27,606,380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5. 7. 1.부터 시행된 고용보험법에 따라 1996. 7.경 서울지방노동청장에게 고용보험성립신고를 한 후 1996년분 고용보험료 3,091,860원을 보고·납부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청장은 1998년도에 원고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확정, 정산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감정평가사 박이출을 비롯한 무한책임사원 55명에 대한 급여 및 상여금을 누락한 채 일반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기준으로 고용보험료를 보고·납부하였음을 확인하고, 무한책임사원도 일정한 직책을 가지고 상시근무를 하며 임금 형태의 금품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인 근로자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1998. 12. 31. 원고에게 1995년 귀속분 고용보험료 금 27,606,380원(가산금 별도)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갑 제3-1, 2호증, 을 제1호증

2. 인정 사실

가.원고는 1991. 7. 5.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이하 '평가법'이라 한다) 제19조의 규정에 의하여 감정평가업을 영위하고자 감정평가사 45명이 무한책임사원으로서 금 1,000만 원씩을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상법상의 합명회사로서, 현재 서울에 위치한 본사에는 평가법시행령 제33조에 의하여 22명의 무한책임사원이 상근하는 한편, 이들을 보조하는 40여 명의 직원이 있다.

나. 원고 회사의 정관규정:[별지] 기재와 같다.

다.원고 회사의 대표사원은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일반 직원들을 지휘·감독하면서 회사의 업무를 통할하고 있는데, 설립 이래 정관에 의하여 매년 사원총회에서 통상 연장자의 순으로 선출되어 임기 1년씩 역임하여 왔고, 임기 이후에는 평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라.정관 제19조 제4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실제 감정평가업무의 배당과 처리에 관하여는 당직근무제를 실시하여, 사전협의에 의하여 정하여진 순번에 따라 사전에 지정된 그 날의 당직근무자인 사원이 감정평가의뢰서를 접수한 후 일정한 순서대로 사원들에게 평가업무를 배정하고, 감정평가서를 심사, 회보하고 있으며, 법원의 감정평가명령에 의한 시가감정, 건설교통부의 의뢰에 의한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 및 시·군·구의 의뢰에 의한 개별공시지가 검증 등은 업무의 의뢰 당시 감정평가사가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업무집행에 관하여 대표사원이나 당직근무자가 관여할 여지가 없다.

마.사원들은 사원보수규약에 의하여 매년 1월부터 11월까지 기준보수금 및 상여금 명목으로 균등한 금원을 수령한 후 당해 연도의 경영실적 및 자금상황에 따라 매년 12월에는 다른 분기보다 많은 액수의 상여금을 수령하여 왔는데, 원고 회사는 대표사원을 포함하여 사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와 상여금을 기준으로 이에 대한 갑종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납부하고 있다.

바.고용보험법의 시행(1997. 1. 1.)을 앞두고 노동부가 1995. 6.경 발행, 배포한 '사업체고용보험업무처리요령'에 의하면, 고용보험의 피보험자인 근로자 여부는 근로기준법상의 정의에 따른다고 하면서, 원칙적으로 회사의 임원, 감사, 무한책임사원, 기타 법인·단체·조합 등의 대표자 또는 집행기관의 지위에 있는 자는 근로자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감정평가사인 무한책임사원들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만을 피보험자로 하여 1996년 하반기 고용보험료를 보고·납부하였다.

사.원고는 1997. 12. 31.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무한책임사원인 감정평가사들에 대한 1994년부터 1998년분까지의 산재보험료 합계 금 48,022,640원의 부과처분을 받고 이를 납부한 후, 감정평가사들은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 환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1998. 5. 18. 원고 회사의 정관규정에 의하면, 감정평가사들이 대내외적으로 균등한 권리행사와 무한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기 보다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위 산재보험료를 전액 환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4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호증의 1 내지 5, 갑 제19호증의 1 내지 20, 증인 최병주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3. 판 단

가. 고용보험의 피보험자인 근로자의 개념

(1)원고는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인 근로자 역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고용보험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고용보험의 피보험자인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14조에 규정된 근로자의 범위보다 넓게 보아야 하고, 따라서 법인의 대표이사를 제외한 임원이라 하더라도 사업주의 지휘, 명령하에 상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 형태의 금품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고용보험의 피보험자인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2)살피건대, 고용보험법은 고용보험의 시행을 통하여 실업을 예방하고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의 개발·향상을 도모하며,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의 안정과 구직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제1조 참조),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 실업예방 및 고용기회의 확대 등을 도모하여 1차적으로는 취업중인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촉진하고, 부득이 실업이 되더라도 2차적으로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재취업을 촉진함으로써 근로자의 실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점, 이에 따라 근로관계에 있는 근로자 및 그 사업주를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으로 하여 원칙적으로 같은 법 소정의 적용제외 사업과 근로자 이외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의 사업주와 근로자를 보험가입자로 하고, 당해 근로자를 피보험자로 규정하고 있는 점 및 실업급여산정의 기준을 근로기준법에 의한 임금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고용보험법 제2조 제4호)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고용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사용자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같은 법에서 아무런 정의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피고가 고용보험법상의 근로자 개념은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개념보다 그 범위가 넓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의 입법 취지, 그 적용 및 규율의 대상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나.원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들이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1)피고는 또한, 원고 회사 소속 무한책임사원인 감정평가사들이 대표사원의 묵시적인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아 이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여 왔으므로 고용보험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들은 아래와 같은 신분상, 근무형태상의 여러 특수성을 갖고 있다.

(가)회사의 대표권 또는 업무집행권의 유무에 관계없이 회사의 재산으로 회사의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에는 회사 채무에 대하여 연대, 무한의 책임을 부담하고 있고(평가법 제19조 제7항, 상법 제212조, 정관 제30조 제1항), 가입과 탈퇴의 제한을 받고 있는 반면, 달리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취업규칙을 적용받고 있지 아니할 뿐 아니라 새로이 가입한 사원은 가입 전의 회사 채무에 대하여도 다른 사원과 동일한 책임을 지고, 탈퇴한 사원도 퇴사 전에 행한 업무에 관하여 법률상의 책임을 지고 있다(정관 제25조, 제26조, 제30조).

(나)정관 제16조, 제19조에 의하면 임원인 대표사원이 회사의 업무를 통할하여 집행하면서 감정평가업무를 담당할 사원을 지정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대표사원은 사원총회에서 관례적으로 사원들 중 연장자 가운데에서 1년의 임기로 선출되어 왔고 그 임기가 종료된 후에는 다시 일반 사원으로 돌아가 감정평가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회사의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은 사원총회나 운영위원회의 결의에 의하고 있다.

(다)원고의 무한책임사원인 감정평가사들은 평가법 제14조 소정의 자격을 갖추고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토지 등을 감정평가함을 그 직무로 하는 자들로서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등록을 한 후 언제든지 감정평가사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성실의무와 함께 허위 또는 부실한 감정평가에 대하여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있으며(같은 법 제26조, 제27조), 감정평가업무의 실제에 있어서도 당직제에 의한 감정평가업무의 배당 또는 외부에서 의뢰받은 감정평가업무 중 일부는 그 의뢰 당시에 이미 감정평가사가 지정되어 있어 대표사원이 무한책임사원들의 감정평가업무에 관여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라)감정평가업무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원고 회사의 사업목적, 무한책임사원 전원이 감정평가사로 구성되어 있는 점,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상여로 받는 소득에 대하여도 갑종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납부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들이 사원보수규정(사원총회의 결의에 따라 마련된 것임)에 따라 매월 지급받아 온 금품은 감정평가사로서 감정평가업무의 수행에 대한 대가 또는 당해 연도의 사업실적에 따른 상여금으로 볼 수 있고, 대표사원에게 지급되는 보수에 대하여도 갑종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납부되었다.

(2) 소결론

위와 같이 원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들의 신분상, 근무형태상의 여러 특수성에다가 원고가 피고로부터 무한책임사원들에 대하여 부과, 납부된 산재보험료를 모두 환급받은 점 및 고용보험법의 시행을 앞두고 노동부 및 그 산하 지방노동청에서 발행, 배포한 '사업체고용보험업무처리요령'에서도 원칙적으로 무한책임사원을 근로자로 보지 아니하여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였던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들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고, 따라서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들이 고용보험의 적용대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도형 김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