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미간행]
피고인
검사
이성일
변호사 김의종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마약범죄의 특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모발에 대하여 감정을 실시한 결과 모발에서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이 판명되었음에도 피고인이 그 투약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경우, 검사로서는 그 투약의 시기 및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힐 증거를 확보하기가 용이하지 아니한 점을 고려할 때, 검사가 기소 당시의 증거에 의하여 가능한 한 범행의 시일와 장소를 특정한 것이라면, 범죄의 시일을 일정범위의 기간 내로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2. 11. 20. 서울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2003. 4. 17. 그 형의 집행을 마치고, 마약류 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004. 11. 14.경부터 2005. 2. 4.경까지 사이에 군산시 이하 번지 불상지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속칭 ‘필로폰’) 약 0.05g 내지 0.1g을 1회용 주사기에 넣고 생수에 희석한 뒤 왼쪽 팔뚝에 주사하거나, 맥주 등 음료수에 타서 마시는 방법으로 투약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은 위 공소사실의 기재는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 정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검사의 공소를 기각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기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취지는, 심판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것이므로, 검사로서는 위 세 가지 특정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도3082 판결 , 2000. 11. 24. 선고 2000도2119 판결 , 2001. 4. 27. 선고 2001도506 판결 , 2002. 9. 27. 선고 2002도3194 판결 , 2003. 9. 5. 선고 2003도284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범행 일시를 피고인의 모발감정 결과를 근거로 메스암페타민 투약이 가능한 2개월 20일이라는 장기간으로 하고 있어 피고인으로 하여금 방어권 행사에 과도한 부담을 지울 뿐만 아니라, 범행 장소도 막연한 추측에 기하여 피고인의 주소지 일원으로 되어 있고, 피고인이 투약한 메스암페타민의 분량이나 투약 방법 또한 막연히 피고인의 종전 전과에 나타난 투약량과 투약 방법을 근거로 한 것에 불과한바, 이러한 공소사실의 기재는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소정의 특정된 사실의 기재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공소사실은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