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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5. 7. 21. 선고 92헌마144 판례집 [서신검열 등 위헌확인]

[판례집7권 2집 94~111]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 헌법소원(憲法訴願)의 대상이 된 침해행위(侵害行爲)가 종료되었어도 심판청구(審判請求)의 이익(利益)이 있다고 인정한 사례

나.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와 변호인이 아닌 자 사이의 서신(書信)을 검열(檢閱)한 행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다.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와 변호인(辯護人) 사이의 서신(書信)을 검열(檢閱)한 행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라. 피청구인의 위헌적인 공권력행사가 위헌법률에 기인한 것이라 인정하여 당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선언(違憲宣言)을 한 사례

결정요지

가. 헌법소원(憲法訴願)의 본질은 개인의 주관적(主觀的) 권리구제(權利救濟)뿐만 아니라 객관적(客觀的)인 헌법질서(憲法秩序)의 보장(保障)도 겸하고 있는 것인데, 미결수용자의 서신에 대한 검열이나 지연발송 및 지연교부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통신(通信)의 자유(自由)나 비밀(秘密)을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 및 변호인(辯護人)의 조력(助力)을 받을 권리와의 관계에서 해명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고, 또 검열행위(檢閱行爲)는 행형법의 규정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침해행위가 아미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동종행위의 반복위험성도 있어서 심판청구(審判請求)의 이익(利益)이 있다.

나.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구속제도가 헌법 및 법률상 이미 용인되어 있는 이상,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는 구속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일면의 작용인 사회적 격리의 점에 있어 외부와의 자유로운 교통과는

상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증거인멸이나 도망을 예방하고 교도소 내의 질서를 유지하여 미결구금제도(未決拘禁制度)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고 일반사회의 불안을 방지하기 위하여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의 서신(書信)에 대한 검열(檢閱)은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의 통신(通信)의 비밀(秘密)이 일부제한(一部制限)되는 것은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하여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유효적절한 방법에 의한 최소한의 제한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헌법(憲法) 제12조 제4항 본문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辯護人)의 조력(助力)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를 위하여서는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변호인(辯護人)과 사이의 충분한 접견교통(接見交通)을 허용함은 물론 교통내용에 대하여 비밀(秘密)이 보장(保障)되고 부당한 간섭이 없어야 하는 것이며, 이러한 취지는 접견의 경우뿐만 아니라 변호인(辯護人)과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 사이의 서신(書信)에도 적용되어 그 비밀(秘密)이 보장(保障)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와 변호인(辯護人) 사이의 서신(書信)으로서 그 비밀을 보장받기 위하여는, 첫째, 교도소측에서 상대방이 변호인(辯護人)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서신을 통하여 마약 등 소지금지품의 반입을 도모한다든가 그 내용에 도주·증거인멸·수용시설의 규율과 질서의 파괴·기타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라. 구(舊) 행형법(行刑法) 제62조는 형이 확정된 수형자(受刑者)에 대하여 서신검열(書信檢閱)을 규정한 같은 법 제18조 제3항 및 시행령 제62조를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에 대하여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청구인의 위 검열행위(檢閱行爲)도 위 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위 검열행위(檢閱行爲)가 위헌(違憲)임을 확인함에 있어서, 구(舊) 행형법(行刑法) 제62조의 규정 중 앞서 본 변호인과의 서신검열이 허용되는 조건을 갖추지 아니한 경우에도 검열(檢閱)을 할 수 있도록 준용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따라 위헌을 선언한다.

당사자

청 구 인 이 ○ 호 외 1인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유 현 석 외 5인

피청구인 진주교도소장

심판대상조문

구(舊) 행형법(行刑法)(1995.1.5. 법률 제4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에 대(對)한 본법(本法)의 준용(準用)) 미결수용자(未決收容者)에 대(對)하여 본법(本法) 또는 본법(本法)의 규정(規定)에 의(依)하여 발(發)하는 명령(命令)에 특별(特別)한 규정(規定)이 없는 때에는 수형자(受刑者)에 관(關)한 규정(規定)을 준용(準用)한다.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75조제5항 (인용결정(認容決定)) ①∼④ 생략

⑤ 제2항의 경우에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는 공권력(公權力)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가 위헌(違憲)인 법률(法律) 또는 법률(法律)의 조항(條項)에 기인한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인용결정(認容決定)에서 당해 법률(法律) 또는 법률(法律)의 조항(條項)이 위헌(違憲)임을 선고(宣告)할 수 있다.

⑥∼⑧ 생략

참조판례

가.나.다. 1992.1.28. 선고, 91헌마111 결정

주문

1. 청구인 박○옥이 1992.5.26. 청구인 이○호에게 발송한 서신 및 청구인 이○호가 같은 해 6.2. 청구인 박○옥에게 보내기 위하여 발송의뢰한 서신을 피청구인이 각 검열한 행위는 청구인들의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 청구인 이○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2. 청구인 이○호가 1992.5.25. 청구외 유○렬에게 보내기 위하여 발송의뢰한 서신을 피청구인이 발송거부한 부분에 관한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3. 구 행형법(1995.1.5. 법률 제4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의 준용규정 중 같은 법 제18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2조를, 미결수용자와 그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 사이의 서신으로서 그 서신에 마약 등 소지금지품이 포함되어 있거나 그 내용에 도주·증거인멸·수용시설의 규율과 질서의 파괴 기타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에도 준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 이○호는 교사로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전교조”라 한다) 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1989.12.11. 명동성당 입구에서 “전교조 합법성쟁취 및 해직교사 원상복직을 위한 결의대회” 등을 주도한 혐의로 1991.6.25.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 등으로 구속·기소되어 1,2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하여 1992.4.25. 상고한 후 진주교도소에 수용중이었으며, 청구인 박○옥은 변호사로서 위 사건의 1,2심에서 변호인으로 선임되었었고 상고심에서도 1992.5.29. 변호인 선임신고서를 제출하였다.

(2) 피청구인은, ① 청구인 이○호가 1992.5.25. 전교조 진주지회 소속 청구외 유○렬 앞으로 보내기 위하여 발송의뢰한 서신을 검열한 다음 그 발송을 거부하였고, ② 청구인 박○옥이 위 이○호에게 보낸 1992.5.25.자 서신(발송은 같은 달 26.) 및 같은 해 5.26.자 서신(발송은 같은 달 27.)을 각각 같은 해 5.29.과 5.30.에 접수하

여 이를 각 검열하고 같은 해 6.2. 오후에 비로소 위 이○호에게 교부하였으며, ③ 위 이○호가 위 박○옥에게 보내기 위하여 발송의뢰한 1992.6.2.자 서신(같은 달 3.에 사방근무자에게 제출)을 검열하고 같은 해 6.7.에 비로소 발송하였다(같은 해 6.8.자 진주우체국의 소인이 있다).

(3)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의 위 ①의 서신검열·발송거부행위(청구인 이○호는 피청구인이 그 서신을 폐기하였다고까지 주장하나,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이 이를 폐기하지 아니하고 보관중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②의 서신검열·지연교부행위 및 위 ③의 서신검열·지연발송행위로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1992.7.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4) 한편 청구인 이○호는 1992.8.14. 상고기각으로 그 형이 확정되어 복역중 1993.3.6. 사면으로 출소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청구인 이○호의 1992.5.25.자 서신을 각 검열·발송거부한 행위와 청구인 박○옥의 1992.5.25.자 서신과 5.26.자 서신을 각 검열·지연교부·지연발송한 행위 및 청구인 이○호의 1992.6.2. 서신을 각 검열·지연발송한 행위로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는지 여부이다.

(2) 한편 위 심판대상행위와 관련되는 구 행형법(1995.1.5. 법률 제4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등 관계법령의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법 제18조[접견과 서신의 수발] ① 수형자는 소장의 허가를 받아

타인과 접견하거나 서신을 수발할 수 있다.

③ 수형자의 접견과 서신수발은 교도관의 참여 또는 검열을 요한다.

구법 제62조[미결수용자에 대한 본법의 준용] 미결수용자에 대하여 본법 또는 본법의 규정에 의하여 발하는 명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때에는 수형자에 관한 규정(제46조 제2항 제7호의 접견·서신금지 중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고 하는 자와의 접견·서신금지를 제외한다)을 준용한다.

다만 1995.1.5. 법률 제4936호로 행형법이 개정되었는바, 개정된 행형법제18조에서 수형자와 미결수용자를 포함하는 “수용자”에 대하여 규정하고 구법 제62조의 준용규정을 삭제하였다.

그리고 위 행형법에 근거한 시행령은 서신의 검열과 제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행형법시행령 제62조[서신의 검열] ① 소장은 재소자가 수발하는 서신을 검열하여야 한다.

② 수형자가 발송하는 서신은 봉함을 하지 아니하고 교도소에 제출하게 하며, 수형자가 수령할 서신은 교도소에서 개피하여 검인을 압날하여야 한다.

제63조[서신의 제한] 소장은 수형자의 교도상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서신은 그 수발을 허가하지 아니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헌법 제18조에 의한 서신의 자유와 비밀의 보장은 서신을 보내는 자와 이를 받는데 특정한 이익을 가진 자 쌍방에 대하여 보장

되는 것이고, 미결구금자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기본권이 제한되어야 하고 특히 미결구금자의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의 접근권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효과적으로 보장되기 위하여는 미결구금자와 변호인 사이의 서신에 대한 비밀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구법 제62조, 제18조, 구법 시행령 제62조, 제63조는 교도관이 필요적으로 서신을 검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특히 시행령 제63조는 “교도상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서신”이라는 극히 추상적이고도 애매한 규정에 의하여 서신의 수발을 불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 제27조 제4항(무죄추정권), 헌법 제18조(통신의 자유와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 헌법 제10조(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헌법 제12조 제4항(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의 규정이며, 피청구인이 위헌인 위 구법의 규정을 적용하여 청구인들의 각 서신을 검열한 행위와 청구인 이○호의 청구외 유○렬에 대한 1992.5.25.자 서신의 발송을 거부한 행위는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위 각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이다.

(2) 피청구인이 청구인들 사이의 위 각 서신을 지연교부 또는 지연발송한 행위는 청구인들의 통신의 자유와 비밀을 침해한 것이고 청구인 이○호에 대하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 및 법무부장관의 의견요지

(1) 본안전 요건에 대한 의견

(가) 피청구인의 각 처분에 대하여 청구인들은 행정심판 및 행정

소송에 의한 사전구제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청구인 이○호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 후 형이 확정되어 복역중 1993.3.6. 사면으로 출소하였으므로, 미결수용자에 대한 서신검열로 인한 기본권침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되었다.

(2) 본안에 대한 의견

(가) 구법 제62조, 제18조, 구법 시행령 제62조, 제63조가 미결수용자의 서신검열 및 수발제한을 규정함으로써 헌법 제18조에 의한 통신의 자유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는 미결수용자에 대한 구금의 목적이나 구금시설의 질서유지 등을 위한 것으로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것이며 그로 인하여 통신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그리고 무죄추정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된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변호인과 미결수용자와의 서신에 대하여도 단순히 서신의 표면에 수신인 또는 발신인이 변호인이라고 규정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그 서신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기 위한 것이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고 그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위 규정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

(나) 청구인들이 지연교부 또는 지연발송되었다고 주장하는 각 서신에 대하여는 그 지연된 시간이 교도소 내의 문서수발절차에 불가피하게 소요되는 정도에 불과하므로 이를 가지고 청구인들의 통신의 자유, 청구인 이○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3. 판 단

가.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먼저 청구인 이○호가 청구외 유○렬에게 보내기 위하여 발송의뢰한 1992.5.25.자 서신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발송을 거부한 행위를 대상으로 한 심판청구부분에 관하여 살펴본다.

헌법소원심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피청구인은 위 발송거부행위에 대하여는 행정소송법행정심판법에 의하여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이 가능할 것이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심판청구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위 각 서신검열과 서신의 지연발송 및 지연교부행위를 대상으로 한 심판청구부분이 적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에 관하여 피청구인은 사전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거나 또는 이미 청구인 이○호가 출소하여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각 행위는 이른바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설사 그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종료된 행위로서 소의 이익이 부정될 가능성이 많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외에 달리 효과적인 구제방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보충성의 원칙에 대한 예외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또 비록 피청구인의 위 각 행위는 이미 종료되었고 청구인 이○호도 출소하였지만 헌법소원의 본질은 개인의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보장도 겸하고 있는 것인데, 위와 같은 미결수용자의 서신에 대한 검열

이나 지연발송 및 지연교부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통신의 자유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의 관계에서 그 위헌 여부가 해명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고, 그러한 검열행위는 행형법의 규정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검열 후 서신의 발송지연·교부지연행위 등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도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동종행위의 반복위험성도 있어 심판청구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청구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그 심판청구부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서신검열·지연발송·지연교부행위로 인한 기본권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

나아가 피청구인의 위 서신검열과 서신의 지연발송 및 지연교부 행위로 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1) 서신검열행위

(가) 헌법 제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통신의 중요한 수단인 서신의 당사자나 내용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될 수 없으므로 서신의 검열은 원칙으로 금지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본권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고, 다만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나) 미결수용자의 서신에 대한 검열에 있어서는 그것이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검열이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인지의 여부가 문제로 된다.

본래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려는 헌법정신 특히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인하여 현행의 형사사법제도는 불구속수사·불구속재판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도망 또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하여 구속수사 또는 구속재판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구속제도가 헌법 및 법률상 이미 용인되어 있는 이상 구속의 요건에 해당하여 구금된 미결수용자는 구속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일면의 작용인 사회적 격리의 점에 있어 외부와의 자유로운 교통과는 상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뿐만 아니라 수사 및 재판과정에는 고소·고발인, 수사경찰관, 피해자, 증인, 감정인 등 많은 사람들이 관련되는데 미결수용자의 처지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원망과 분노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므로, 만약 미결수용자가 이들에게 서신을 제한 없이 발송할 수 있게 한다면 증거인멸의 부탁, 출소 후의 보복 협박, 교도소 등에 있는 동안의 뒷바라지 강요 등 각양각색의 협박편지가 그대로 발송될 수 있고, 이와 같은 사례들이 사회에 전파될 때 많은 사람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의 증언 또는 진술을 기피할 것이고 보복이 두려워서라도 각종 불법행위를 외면하게 되어 공정한 사법제도가 운영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증거의 인멸이나 도망을 예방하고 교

도소 내의 질서를 유지하여 미결구금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고 일반사회의 불안을 방지하기 위한 미결수용자의 서신에 대한 검열은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미결수용자에 대한 서신검열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통신의 비밀을 보호하려는 헌법정신에 따라 그 검열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운용되어야 하고 검열에 의한 서신 수발의 불허는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야 하며 또 서신내용의 비밀은 엄수되어야 할 것인바, 교도관집무규칙 제78조와 재소자계호근무준칙 제284조 등은 서신검열의 기준 및 검열자의 비밀준수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와 같은 제도하에서 운용되는 서신검열로 인하여 미결수용자의 통신의 비밀이 일부 제한되는 것은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하여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유효적절한 방법에 의한 최소한의 제한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 그러나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미결수용자의 서신 중 변호인과의 서신은 다른 서신에 비하여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라고 규정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데, 이 무죄추정의 원칙은 불리한 처지에 놓인 피의자·피고인의 지위를 보호하여 형사절차에서 그들의 불이익을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게 하자는 것으로서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궁극의 목표로 하고 있는 헌법이념에서 나온 것이다. 구속은 피의자나 피고인에

대하여 특히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인정되는 제도이나, 단순히 수사나 재판의 편의만을 위하여 수사기관이나 재판기관에 의하여 구속제도가 남용되기 쉬우며 특히 구속된 피의자에 대하여는 고문이나 폭행 등이 자행되기 쉽고 구속된 상태에서는 헌법 제12조 제2항에 규정하고 있는 진술거부권도 효과적으로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무죄추정을 받고 있는 피의자·피고인에 대하여 신체구속의 상황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폐해를 제거하고 구속이 그 본래의 목적에 벗어나 부당하게 이용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은 위와 같이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게 하기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와의 사이에 충분한 접견교통을 허용하여야 할 것이다. 변호인 등은 구속된 자와의 접견교통에 의하여 그에게 피의사실이나 공소사실의 의미와 진술거부권 등의 중요성 및 행사방법을 인식시키며 자백강요나 고문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법을 가르쳐 허위자백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피의자로부터 수사기관의 부당한 조사 유무를 수시로 확인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러한 일은 구속된 자와 변호인의 교통 내용에 대하여 비밀이 보장되고 부당한 간섭이 없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리하여 헌법재판소는 “(피고인의)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어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 등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고(1992.1.28. 선

고, 91헌마111 호 결정), 그 결과 1995.1.5. 행형법 제18조 제3항, 제62조제66조 등이 개정되어 미결수용자와 변호인과의 접견에는 교도관의 참여가 허용되지 않도록 되었던 것이다. 위와 같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기본적인 취지는 접견의 경우뿐만 아니라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와 피의자 또는 피고인 사이의 서신의 경우에도 적용되어 그 비밀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라) 다만 피의자나 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서신의 비밀을 보장받기 위하여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첫째, 교도소측에서 상대방이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변호인이 피의자나 피고인을 면회하는 경우에는 교도관이 그 신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지만, 서신의 경우에는 이를 확인할 수 없어서 제3자가 변호인이라고 사칭하거나 수감자가 제3자를 변호인으로 칭하여 서신을 교환하면서, 도주·증거인멸·수용시설의 규율과 질서의 파괴·기타 위법행위를 도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결수용자의 변호인과의 사이의 서신임이 확인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하여 마약 등 소지금지품의 반입을 도모한다든가, 그 내용에 도주·증거인멸·수용시설의 규율과 질서의 파괴·기타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불법을 도모한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단지 변호인과의 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검열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빙자하여 행하여지는 불법을 방치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 그 의심은 교도

소측의 자의적인 것이어서는 아니되고 합리적인 기준에서 판단되어야 하며, 그 판단기준으로는 피고인의 범죄혐의 내용, 신분, 평소의 생활이력 및 구금시설 안에서의 생활태도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마)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먼저 청구인 이○호가 변호인이 아닌 청구외 유○렬에게 발송한 서신은 위에서 본 미결수용자의 서신검열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검열이 가능하고, 또한 청구인 박○옥이 1992.5.25.자로 위 이○호에게 보낸 서신의 경우 위 박○옥이 변호인이라는 사실이 피청구인에게 확인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이 위 각 서신을 검열한 행위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위 박○옥이 위 이○호에게 보낸 같은 해 5.26.자 서신과 위 이○호가 같은 해 6.2.자로 위 박○옥에게 보낸 서신의 경우에는 그 각 서신의 봉투에 발신인 또는 수신인이 변호사라는 사실이 표시되어 있고, 위 이○호는 위 박○옥으로부터 발송된 위 5.25.자 서신을 전달받으면서 변호인으로부터 온 서신을 검열한 데 대하여 항의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그 서신에 소지금지품이 포함되어 있거나 불법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청구인 박○옥과 이○호 사이의 위 5.26.자 서신과 6.2.자 서신에 대하여는 그것이 변호인과의 사이의 서신교환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또 위 이○호의 범죄혐의내용(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이나 신분(교사) 등에 비추어 소지금지품의 포함 또는 불법내용의 기재 등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음에도 피청구인이 이를 검열한 것이므로, 이는 헌

법상 보장된 청구인들의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와 청구인 이○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구법 제62조는 형이 확정된 수형자에 대하여 서신검열을 규정한 같은 법 제18조 제3항 및 시행령 제62조를 미결수용자에 대하여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청구인의 위 검열행위도 위 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위 검열행위가 위헌임을 확인함에 있어서 위 구법 제62조의 규정 중 앞서 본 변호인과의 사이의 서신검열이 허용되는 조건을 갖추지 아니한 경우에도 검열을 할 수 있도록 준용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따라 위헌선언을 하기로 한다.

(2) 서신의 지연교부 및 지연발송행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은 청구인 박○옥이 위 이○호에게 보낸 1992.5.25.자 서신은 5.29.에, 그리고 5.26.자 서신은 5.30.에 각 접수하고 모두 같은 해 6.2. 위 이○호에게 교부하였으나, 진주교도소에서는 통상 오전 11:00경 우편물 취급직원이 우편집배원으로부터 우편물을 접수하여 이를 내용물에 따라 분류하여 해당부서의 담당직원에게 인계하면, 재소자 서신의 경우 교무과로 인계하고 교무과에서는 편지를 개피하여 내용을 검열한 후 소장의 최종적인 허가과정을 거쳐 본인에게 교부하고 있으며, 1일 평균 약 85통의 재소자 서신을 접수하고 있으므로 교도소에서 접수된 지 1일이나 2일 이내에 위와 같은 절차를 완료하여 본인에게 교부해 오고 있는데, 위 각 서신을 접수한 5.30.은 토요일이고 다음날은 일요일이어서 위 서신은 앞서 본 절차를 마치고 화요일인 6.2.에야

교부한 사실, 또한 청구인 이○호는 위 박○옥에게 보내기 위한 위 6.2.자 서신을 6.3. 사방근무자에게 발송요청하여 그 서신은 같은 날 18:30경 교무과에 인계되었고, 교무과에서는 6.4. 피청구인의 허가를 받아 6.5. 19:00경 다른 재소자의 일반봉함엽서 126통과 함께 진주시 장대동 소재 우체통에 넣어 발송하였는데, 6.6.이 현충일이고 그 다음날이 일요일이어서 우편물이 수거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 서신에는 진주우체국 소인이 6.8.자로 찍히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에서 인정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서신의 발송 및 교부가 어느 정도 지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교도소 내의 서신발송과 교부 등 업무처리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소요되는 정도에 불과할 뿐 피청구인이 고의로 발송이나 교부를 지연시킨 것이라거나 또는 업무를 태만히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통신의 자유, 청구인 이○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① 피청구인의 서신발송거부행위를 대상으로 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② 서신검열행위 중 청구인들 사이의 1992.5.26. 자 서신 및 같은 해 6.2.자 서신의 각 검열행위에 대하여는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위에서 본 기본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나 이미 행위가 종료되어 취소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위헌확인을 하며, 아울러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따라 위 검열행위의 근거가 된 구법 제62조의 준용규정 중 같은 법 제18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2조를, 미결수용자와

그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 사이의 서신으로서 그 서신에 마약 등 소지금지품이 포함되어 있거나 그 내용에 도주·증거인멸·수용시설의 규율과 질서의 파괴 기타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에도 준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며, ③ 나머지 서신검열 및 서신의 지연교부·지연발송행위에 대하여는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1995. 7. 21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주심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