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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2두8534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공2004.1.1.(193),74]

판시사항

임대차계약 해지 후 임차인이 임차건물을 계속 점유·사용하고 있고 임대인은 임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임료 상당액을 공제하고 있는 경우,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임대인의 해지통고로 건물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어 임차인의 점유가 불법점유가 된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건물을 명도하지 아니하고 계속 사용하고 있고 임대인 또한, 임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아니하고 보유하면서 향후 월 임료 상당액을 보증금에서 공제하는 관계에 있다면, 이는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고, 대가를 받기로 하고 타인에게 용역을 공급한 이상 실제로 그 대가를 받았는지의 여부는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국민연금관리공단

피고,상고인

강남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8. 1. 30. 주식회사 시네마강남(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원고 소유의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 지상건물 중 1,315.55평(이하 '이 사건 임대목적물'이라 한다)을 임차보증금 4억 1,000만 원, 월 임료 33,825,000원, 월 관리비 19,075,400원(월 임료 및 관리비는 각 부가가치세 별도, 이하 같은 항목은 동일하다), 임대차기간 1998. 2. 21.부터 1999. 2. 20.까지로 정하여 임대하고, 소외 회사가 기간만료 후 원상회복하지 아니하는 등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명도나 복구된 날까지 통상 임료 및 관리비의 2배액과 임차보증금의 3%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한 사실, 계약기간 만료 후 3차례에 걸쳐 계약기간을 1999. 4. 30.까지 연장하기로 당사자 사이에 합의하면서 임차보증금은 80,268,780원, 월 임료는 27,680,860원, 월 관리비는 18,509,800원으로 변경한 사실, 소외 회사가 최종적으로 연장된 기간을 지나고도 이 사건 임대목적물을 계속 점유·사용하자 원고는 여러 차례 그 명도와 아울러 약정된 월 임료의 2배 상당액 등 약정된 금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한편, 서울지방법원에 명도 및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1999. 11. 25. 소외 회사는 원고에게 임대목적물을 명도하고 1999. 5. 1.부터 명도시까지 매월 78,622,649원(월 임료 및 관리비의 1.5배 상당액을 포함한 액수)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 그 무렵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연장경위, 연체임료 등을 공제하면 1999. 6. 1.경에는 보증금 잔액이 남지 아니하여 소외 회사에 동시이행항변권 등 점유를 정당화할 법률상 권원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점,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에 따라 즉시 명도를 촉구한 점, 명도를 위한 소송 이외에는 소외 회사를 퇴거시킬 합법적인 방법이 없었던 점, 계약 종료 이후에는 임료 등을 수령할 가능성이 별로 없었던 점 등을 들어 소외 회사의 1999. 6. 1.부터의 점유는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을 결한 불법점유이어서 원고가 소외 회사에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임대용역이나 관리용역 등을 공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임대인의 해지통고로 건물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어 임차인의 점유가 불법점유가 된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건물을 명도하지 아니하고 계속 사용하고 있고 임대인 또한, 임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아니하고 보유하면서 향후 월 임료 상당액을 보증금에서 공제하는 관계에 있다면, 이는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고 ( 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누4018 판결 , 2002. 11. 22. 선고 2002다38828 판결 등 참조), 대가를 받기로 하고 타인에게 용역을 공급한 이상 실제로 그 대가를 받았는지의 여부는 부가가치세 납부의무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4누1144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드는 바와 같이 소외 회사가 계약종료 후 점유·사용하는 도중에 연체임료 등을 공제하면 임차보증금 잔액이 남지 않게 된다든가, 계약 종료 이후에 임료 등을 받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등의 사정이 그대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임대차기간 만료 후 소외 회사가 원상회복하지 않는 등 의무에 위반하는 경우 통상 임료 및 관리비의 2배액 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그 기간 만료 이후에도 임차인이 목적물을 계속 점유·사용한다면 원고가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였다는 점을 넉넉히 알 수 있는 이 사건에서, 원심이 드는 것과 같은 사정만으로 소외 회사의 점유가 계약상 또는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불법점유가 되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고 볼 수 없고, 원심이 설시한 그 밖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달리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에는 부가가치세법상 과세대상이 되는 용역의 공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