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금
2004가단94203 수표금
A
B단체
C조합
2006. 1. 17.
2006. 2. 7.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4. 10. 12.부터 2004. 11. 17.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과 같다.
1.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갑 제1호증의 1, 2, 3, 4,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2004. 10. 5. 피고 B단체 부평지점에서 3,000,000,000원을 원고의 계좌(D)에서 인출하면서 다음과 같이 자기앞수표 4장(이하, '이 사건 수표들'이라 한다)을 피고로부터 발행받아 이를 소지하고 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수표들의 소지인으로서 지급제시기간 내인 2004. 10. 12. 소외 주식회사 을 통하여 이 사건 수표들을 지급제시하였으나, 이 사건 수표들이 사고수표라는 이유로 피고를 대리하여 위 주식회사 이 지급을 거절하였다.
2. 판단
가. 수표금 지급채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수표들의 발행인인 피고는 이 사건 수표들의 소지인인 원고에게 위 수표금 합계 3,0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 및 피고 보조참가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기초사실
갑 제11호증의 1 내지 3, 을 제9호증의 1 내지 13,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J, K, L, M, N, O, P, Q, R, S, T이 U, V, W, X, Y, 성명불상의 일명 Z 등과 순차로 공모하여, 오는 2004. 8.경 AA에게 정상적으로 발행된 자기앞수표의 액면금 및 수표번호 등의 정보내용(이하 '자금표'라 한다)을 빼내 달라고 의뢰하고, AA 이 'AB 주식회사'의 계열사 사장인 AC에게 부탁하여 이 사건 수표들에 대한 자금표를 빼내어 이를 건네주자, 2004. 9. 21.경 및 2004. 10. 5.경 이틀에 걸쳐 인천 부평구에 있는 피고 B단체 부평지점에서 L을 통하여 위조에 사용할 자기앞수표 22만원권 2장(수표번호 : AD, AE), 33만원권 1장(수표번호 : AF), 27만원권 1장(수표번호 : AG) 등 4장을 발행받아 이를 U에 전달하고, U, V 등은 위 자기앞수표 4장을 이용하여 Q가 AA을 통해 입수한 자금표 대로 자기앞수표 10억원권 2장(수표번호 : E, F), 5억원권 2장(수표번호 : G, H) 등 액면금 합계 30억원 상당의 수표(이하 '이 사건 위조수표'라 한다)를 불상의 방법으로 위조하여 이를 L에게 건네주고, T은 U과 J, O 등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J, 0 등에게 ‘돈을 인출하여 장난치지 말고 틀림없이 가져와라'고 당부하고, L은 2004. 10. 6. 15:50경 의정부시 AH에 있는 피고 보조참가인 장암지점에서 이 사건 위조수표 4장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가장하여 그 정을 모르는 그곳 직원인 AI에게 일괄 제시하여 이를 행사하고, 이를 진정한 것으로 오인한 그곳 직원인 AJ로부터 그 자리에서 현금 3억원, AK조합 발행의 액면금 1억원권 자기앞수표 10장(수표번호 : AL 내지 AM, AN 내지 AO, AP)을 교부받고, L 명의의 정기예탁금계좌(계좌번호 : AK조합 장암점 AQ)로 2억원, R 명의의 예금계좌(계좌번호 : AR은행 인천영업부 AS)로 15억원을 송금받는 등 피고 보조참가인 장암지점으로부터 합계 30억원 상당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이에 피고 보조참가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J, K, L 등이 공모하여 이 사건 수표들의 정보를 뼈내어 수표를 위조한 후 이를 피고 보조참가인 장암지점에서 지급제시하였고 이에 피고 보조참가인 장암지점 직원이 이 사건 위조수표를 진정한 것으로 믿고 수표금을 지급하였는바, 위조수표의 지급인은 사기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수표법 제35조에 따라 면책되고, 나아가 위 수표법의 적용이 없는 경우라도 위 수표금 지급 당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였으므로 법률상, 약관상 또는 상관습 (상관습이 없으면 민법 제470조에 근거하여)에 의하여 수표금지급의무를 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지급인의 선의 면책에 관한 규정인 수표법 제35조는 수표가 진정한 것이어서 유효한 지급위탁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여 지급인의 책임을 경감한 것이기 때문에, 유효한 지급위탁이 없는 위조 또는 변조된 수표에 대하여는 수표법 제35조를 적용할 수 없으므로, 피고 보조참가인의 수표법 제35조에 의한 면책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편, 다른 사람이 위조한 무효의 수표에 대한 은행의 변제가 유효로 되는 것은 특별법규, 면책약관 또는 상관습이 있는 경우에 한하고 이 경우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의 법리는 적용되지 않는다 할 것인바(대법원 1971. 3. 9. 선고 70다2895 판결 참조), 지급인의 면책에 관한 특별법규나 상관습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에 있어 자기앞수표의 거래에 관한 면책약관 또한 존재하지 않으며(피고 보조참가인이 제출한 예금거래기본약관(을 제7호증의 1) 및 예탁금거래기본약관(을 제7호증의 2)은 자기앞수표의 거래에 관한 면책약관이 아니므로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다, 위조수표의 경우에는 민법 제470조(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의 법리가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피고 보조참가인의 위 면책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3) 피고 보조참가인은 다시, 원고가 이 사건 수표들의 정보를 제3자에게 알려줌으로써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위조수표에 대하여 수표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예금거래 기본약관 제16조 제2항에 의하여 수표금지급의무를 면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약관은 자기앞수표의 거래에 관한 약관이 아니므로 이유 없다.
(4) 피고 보조참가인은, 원고나 AC가 이 사건 위조수표 범죄행위에 가담하였거나 방조하였고, 또한 이 사건 수표들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수표들에 대한 수표금 청구는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나 AC가 이 사건 위조수표 범죄행위에 가담하거나 방조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 보조참가인이 거시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5) 피고 및 피고 보조참가인은 예비적으로, 원고 및 원고의 피용자 AC가 이 사건 위조수표 범죄행위에 공모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렀거나, 이 사건 위조수표 범행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 사건 수표들을 2박 3일간 보호예수 하는 등 과실에 의한 방조책임이 인정되므로 위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가사 원고에게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피용자인 AC가 이 사건 위조수표 범죄행위에 가담하였으므로 원고는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 책임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수표들에 대한 수표금지급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의 수표금채권을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9호증의 1, 8, 12의 각 기재 및 을 제9호증의 3, 7의 각 일부 기재에 의하면, 소외 AC가 이 사건 수표들에 대한 정보를 이 사건 위조수표 범죄행위의 공범인 AA에게 알려주고, AA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수표들을 I에 보호예수한 사실 및 AC가 AA로부터 미화 5,000달러를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나 AC가 이 사건 위조수표 범죄행위에 공범으로 가담하였다거나 방조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 및 피고 보조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있음을 전제로 한 위 상계주장은 이유 없다.
{오히려, 갑 제13호증의 1, 2, 갑 제14호증, 을 제9호증의 4의 각 기재 및 을 제9호증의 3, 7의 각 일부 기재에 의하면, ① AC가 AA을 통하여 40억원 상당의 채권을 원고가 가지고 있는 30억원으로 싸게 구입하려고 한 사실 및 ② AA이 AC에게 “채권을 가진자 측에서 돈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도록 거액의 수표를 발행하여 그 원본수표의 사본과 그 수표를 찾지 않기로 하는 보호예수를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 ③ 이에 AC는 수표사본은 줄 수 없다고 하면서 이 사건 수표들에 대한 수표번호, 금액, ARS(은행 콜센터의 자동조회시스템) 번호 등이 기재된 자금표만을 AA에게 건네주었고, AA은 AC에게 30억원에 대한 이자조로 미화 5,000달러를 지급한 사실, ④ 피고 보조참가인은 원고 및 위 AC를 이 사건 위조수표 범행 등에 대한 공범으로 형사고소하였으나 2005. 12. 8. 각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실이 각 인정되고, AC가 미화 5,000달러를 벌기 위해 30억원 상당의 이 사건 위조수표 범죄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AC를 소위 전주(錢主)에 불과한 원고의 사무집행에 관한 피용자로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수표금 3,0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수표들의 지급제시일인 2004. 10. 12.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04. 11. 17.까지는 수표법 소정의 연 6%,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주채광